[창간 59주년 기념호 교내 인사 축사] 최덕균 한양대학교 교학부총장
[창간 59주년 기념호 교내 인사 축사] 최덕균 한양대학교 교학부총장
  • 최덕균<한양대학교 교학부총장>
  • 승인 2018.05.14
  • 호수 1477
  •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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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균교학부총장
▲ 최덕균<한양대학교 교학부총장>

존경하는 한양 가족 여러분

오늘 우리 한양대학교가 개교 79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지면을 빌어 한양대학교가 이 자리까지 오기까지 더없는 희생과 사랑을 실천해온 한양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특히 오늘의 한양을 만들어 주신 선배 교수님, 교직원 선생님, 32만 한양 동문의 애정어린 관심과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우리 한양대학교는 1939년 동아공과학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보다 역동적인 혁신과 도약을 통해 교육과 연구, 산학협동, 사회봉사 등 모든 분야에서 존경받는 대학, 글로벌 명문 대학으로 위상을 높여 왔습니다. 2017년 QS 세계대학 평가에서 전년 대비 16단계가 상승한 155위를 기록하였고 중앙일보 대학 평가에서는 서울캠퍼스가 3위, ERICA 캠퍼스가 9위에 올랐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세계적인 네이처 출판그룹이 발표한 “네이처 인덱스 2017 이노베이션”에서 논문당 특허 피인용 지수 부분 국내 대학 1위, 세계대학 23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이러한 탄탄한 역량을 인정받아 각종 대형 국가과제 사업에 선정되었으며 특히 교육부에서 시행한 사회 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링크+사업)에서는 선정된 전체 54개 대학 중 유일하게 한양대학교 2개의 캠퍼스가 모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2016년에 발족한 ‘한양 미래위원회’는 Smart Hanyang, Start Up Hanyang, Social Innovation Hanyang이라는 3S 전략을 바탕으로 교육과 연구, 창업 그리고 사회혁신 등 4개 부문 50개 핵심과제를 설정, 수행 중에 있습니다. 이는 우리 한양의 선배님들이 다져온 아름다운 터전에 더 풍성한 열매가 맺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우리 구성원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여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발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대학 졸업장 그 자체가 직장을 담보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학에 진학하여 양질의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년이 경제활동에서 제외되고 청년실업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 모두 대학교육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할 때 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 19세 인구 감소 등 급격한 고령사회로의 진입은 대학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정부 및 유관기관 등에서 수시로 제안하는 수많은 방안들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이 급변하는 환경 하에서 그간 대학이 오랫동안 적용해왔던 하나의 프레임 안에서 1차원적인 잣대로 학생들의 능력과 성취도를 평가하는 방법은 더 이상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은 자명한 일입니다. 

1940년대 후반 미국 공군에서는 비행기 추락사고가 빈번했는데 유일한 사실은 비행사의 조종기술이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선임된 하버드 대학교의 인류학 전공자 Gilbert S. Daniels 중위는 조종실 설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4000명 이상의 조종사 신체 치수를 고려한 10개의 “평균 조정석 수치” 항목을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10개의 평균 조종석 수치에 부합하는 신체조건을 갖는 조종사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Daniels의 연구 결과 핵심은 “평균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은 함정이며 평균을 중심으로 설계된 시스템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점입니다. 

역사는 미래를 맑혀주는 등불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우고 미래를 대비해야 합니다. 

위 교훈에서 알 수 있듯이 빠르게 발전하는 사회의 다양한 요구들에 대해 기존의 일률적 틀에 박힌 교육 방법은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정답이 존재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과거에 대학이 100만에 가까운 수험생들 중 필요한 인재를 선발하였다면, 이제는 수험생이 대학을 선택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5년 후인 2024년에는 대학이 55만 명의 수용능력을 유지하는 반면 수험생은 35만 명으로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이 소수의 인적자원이 수적으로 월등히 많은 노동력을 상실한 고령인구를 책임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위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 세계 경제 포럼 회장에 의해 처음 알려진 후, 요즘 핵심적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세 차례의 산업혁명이 그러했듯이 4차 산업혁명도 우리에게 상상할 수 없는 많은 혁신적인 변화를 주게 될 것이며 특히 실용학풍을 추구하는 우리 대학에는 도약의 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앞으로 맞이할 신산업군에 적합한 인재 양성을 위해 단일화, 평준화된 이전의 모든 선택과 평가 방식에서 탈피하여 학생 모두가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성향, 배경, 목표, 장단점 등을 고려한 창의적이고 융합적이며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체계 및 학습방법을 준비하여 변화와 혁신을 꾀하여야 할 것입니다. 

최근 대학교육개혁의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에서는 문제 중심 학습, 현장 중심 학습, 메이커 교육 등으로 학습자들이 스스로 주도해가는 학습경험을 쌓아가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양대학교도 최근 학생들 자신의 아이디어를 첨단 디지털 장비로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인 ‘휴온스 FABLAB(Fabrication + Laboratory)’ 실습공간을 오픈했습니다. 이것은 한양대학교 학생들이 디지털 도구와 기술을 갖춘 메이커로 성장하는데 동력이 될 것입니다. 또한 건축학도들의 능동적인 참여, 학습자 간의 토론이 가능한 오픈형 강의실, 설계 스튜디오도 갖춰졌습니다. 이 밖에도 후배를 사랑하는 수많은 선배동문들의 지속적인 후원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힘써주시는 교직원 선생님들, 교수님들의 열정이 모여 우리 한양은 나날이 변화하며 착실하게 미래를 준비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모두 한양대학교의 구성원으로서 건학 이념인 근면, 정직, 겸손, 봉사의 4가지 덕목을 실천하도록 노력함과 더불어 79주년 역사의 자부심에 힘입어 한양의 슬로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최고의 대학(the best for a better world)’을 실현할 수 있도록 더욱 더 힘을 모아 함께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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