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칼럼] 세기를 리드할 새내기 사자들에게 -밀림(密林)에 서서-
[교수칼럼] 세기를 리드할 새내기 사자들에게 -밀림(密林)에 서서-
  • 홍종욱<일반대학원 바이오나노학과> 교수
  • 승인 2018.04.23
  • 호수 1476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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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욱<일반대학원 바이오나노학과> 교수

찬란한 수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반도의 한 나라는 외국의 침략과 이어진 전쟁으로 말 그대로 아무 것도 없는 폐허가 되었다. 변변한 자원도 없이 다른 나라의 원조와 다시 한 번 뛰어보자는 마음으로,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덕분에 반세기를 지난 지금에는 세계 10위권의 교역 규모를 가지는 나라가 되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화려한 수치와 지표의 이면에는, 여전히 어둡고 부족한 면도 있고 누군가가 희생한 흔적도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국민들의 행복 지수가 낮고, 특히, 노인과 청소년의 자살률이 최고 수준이다. 그만큼 배려, 특히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형편없이 부족하다는 점은 대단히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출산율이 세계 최저이다. 미래가 불안하고 임신과 육아를 생각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정과 삶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는 현실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가 대단하다는 것은 다른 나라를 침략하여 약탈하지 않고, 물론 도움은 받았지만, 최빈국에서 자신들의 노력으로 국민 소득 3만 불을 달성한 세계사적으로도 유일한 나라라는 점이다. 이러한 발전의 이면에는 70%가 넘는 대학 진학률로 대변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교육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교육이, 다른 이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다양성을 추구하는, 또 개인의 독창적 능력을 개발하는 교육의 본질에서 벗어나, 획일적인 선행과 반복 학습으로 규격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약간 과장하자면 87.11점과 87.12점를 구분하여 개인을 서열화하는 기준으로 전락하지 않았나하고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이 나라는 자동차도 만들었고, 커다란 선박도 만들 수 있었고, 석유 화학 플랜트를 가동하고, 반도체를 생산하였다. 물론 창조성이 전혀 없어서는 안 되지만, 기본적으로 성실성을 바탕으로 하였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하드 산업의 시대는 지나가고, 물론 전세계적인 동향이기도 하지만, 바이오산업, 서비스산업 등의 초부가가치 산업이 이 나라가 나아갈 분명한 길이 되었다. 더 이상, 선행과 반복에 의한 획일적 교육으로는, 공감 능력의 배양은 고사하고,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시스템이나 소량 다품종의 초고부가가치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가 어렵다. 

예컨대, 운전면허 시험장에서의 운전과 같이 주어진 시간에 주어진 문제를 실수 없이 얼마나 빨리 잘 푸는가 하는 능력은 지금까지로 충분했다. 스스로 문제를 제안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 비유하자면, 햇볕조차 잘 들지 않아 동서남북도 분간할 수 없어보이는 캄캄한 밀림에서, 용감하게 나침반도 없이 나무의 북쪽 둥치 밑에 낀 이끼를 보고 방향을 탐색하고, 과감하게 동료들을 이끌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지금 요구되는 질적 도약을 위해서는, 도전 정신과 창의력의 함양을 위한 새로운 교육형태의 적극적인 실천에 대하여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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