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들의 고전 읽기’ 초청강연자 발언 논란, 그 진실은?
‘명사들의 고전 읽기’ 초청강연자 발언 논란, 그 진실은?
  • 윤혜진 기자
  • 승인 2018.04.23
  • 호수 1476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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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교수, 해명 메일 보내
황당한 사례를 언급해 오히려 그 사례를 비판하려던 의도
강연자의 미숙함으로 전달상 문제

강연자의 미숙함으로 잘 전달되지 않아 지난 9일 이뤄진 ERICA캠퍼스의 교양 강의 ‘명사들의 고전 읽기’에 초청된 강연자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 학생 커뮤니티를 통해 드러난 논란의 발언은 △소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재해석 한다며 달걀을 정액으로 해석한 것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을 ‘빨갱이’라고 표현하고, 그룹 멤버 아이린을 반사회적이라고 이야기한 것 등이었다.

당시 수업을 들었던 장경한<예체능대 실용음악학과 17> 군은 “문학에 대한 것을 배우는 수업인데 성적 농담, 정치적 발언 등이 꼭 나와야 했던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의견을 전했다. 박소미<공학대 기계공학과 17> 양은 “이번 강연이 논란이 됐던 이유는 단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이라며 “다만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다양한 전공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인문학도가 적다는 점을 생각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또한, 이 수업을 듣는 익명을 요구한 A씨는 “강연자가 던진 농담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며 “농담은 말하는 사람뿐 아니라 듣는 사람도 농담이라고 인지할 수 있을 때 가치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명사들의 고전 읽기’를 담당하는 오영진<창의융합교육원> 교수는 10일, 수업 중 논란이 됐던 발언들에 대한 해명 메일을 보냈다. 그는 메일을 통해 강연 중 소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 등과 관련된 내용이 등장한 맥락에 대해 설명했다. 

오 교수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경우에는 박형서 작가의 「자정의 픽션」이라는 소설집에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 대한 음란성 연구’ 부분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오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박 작가의 해당 소설은 정전(正傳)을 음란한 텍스트로 바꾸는 작업을 통해, 이러한 해석에 속는 이들을 우스꽝스럽게 만든다. 오히려 음란하게 소설을 해석한 사람들을 비꼬는 것이다. 오 교수는 “강연자가 소설의 이런 맥락을 통해 사회를 비판하고자 했으나, 아직 강연에 미숙해서 본의가 잘 전달되지 않아 생긴 문제”라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이 외의 논란이 된 발언들 역시 다소 황당한 사례를 소개해주며 사회를 비판하려던 것이 의미가 잘 전달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고 바라봤다.

이번에 논란이 된 강연자는 ‘인문학적 개소리’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학생이다. 해당 학생을 강연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오 교수는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 같은 또래의 학생들에게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여겨 섭외했다”며 “이 학생의 필력이라면 충분히 좋은 강의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한, 수업 중 질의응답을 통해 수업 내용에 대해 불편을 표현한 학생이 일부 학생들에게 커뮤니티에서 *사이버 불링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오 교수는 “사이버 불링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멈추라고 말하고 싶다”며 “이로 인해 학생들이 수업 중 질문할 기회가 봉쇄당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사이버 불링: 특정인을 사이버상에서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 집요하게 괴롭히는 행위이다.

도움: 김민주 수습기자 mjeve99@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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