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사진 성적 합성’이 성범죄가 아니라고?
‘지인 사진 성적 합성’이 성범죄가 아니라고?
  • 윤혜진 기자
  • 승인 2018.04.02
  • 호수 1474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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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능욕’ 신흥 범죄로 떠올라
해외 SNS 플랫폼에서 주로 유통돼 수사에 차질
합성을 요청한 사람은 성폭력 특례법상 처벌도 어려워
새로운 법이 필요한 시점

지난달 30일 오전 8시 기준 트위터에 ‘지인 능욕’을 검색한 결과이다.
▲ 지난달 30일 오전 8시 기준 트위터에 ‘지인 능욕’을 검색한 결과이다.

이른바 ‘지인 능욕’이라 불리는 신흥 범죄 ‘지인 사진 성적 합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는 사이버상에서 지인의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해 유포하거나 합성을 의뢰하는 것을 뜻한다. 

대학가도 피하지 못한 어둠의 손길
대학가 역시 ‘지인 사진 성적 합성’ 범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6월 30일에 ‘경북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공론화된 사건이 대표적이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가해자는 제보자 친구의 프로필 사진을 음란물 배우 사진과 합성해 유포했다. 가해자는 친구의 헤어진 캠퍼스 커플이었다고 한다. 또한, 우리 학교에서도 최근 한 학생이 지인의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한 것이 드러나 학생들의 공분을 샀다.

뛰는 ‘법’ 위에 나는 ‘사이버 성폭력’
이처럼 ‘지인 사진 성적 합성’ 사건이 최근 공론화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처벌로 이어지기는 힘든 실정이다. 사진이 주로 ‘텀블러’나 ‘트위터’ 같은 해외 SNS 플랫폼에서 유통돼 가해자의 신상정보를 밝히기 힘들기 때문이다. 서랑<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 대표는 “해외 SNS 플랫폼에서는 수사 요청을 해도 가해자 정보를 쉽게 주지 않는다”며 “이로 인해 수사가 굉장히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합성을 직접 한 사람이 아닌 요청한 사람은 성폭력 특례법상 처벌이 더 쉽지 않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는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랑 대표는 “사이버 공간에서 성폭력이 계속해서 발전하다 보니 그 속도를 법이 못 따라가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법이여, 시대를 따라가라
서랑 대표는 “성폭력 특례법 제14조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의 열거 항목에 ‘지인 사진 성적 합성’ 관련 내용을 추가하는 방법이 있다”며 법 개정을 촉구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처럼 관련 법안을 개정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빠르지만, 이는 대안일 뿐”이라며 “최선은 ‘지인 사진 성적 합성’뿐 아니라 계속 생겨나고 있는 사이버 성폭력 범죄를 총망라할 수 있는 법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대에 맞는 새로운 법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여파<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 사무국장은 “사이버 성폭력을 겪은 피해자가 있다면 우리 센터로 오시길 바란다”며 “피해자를 위해 성심성의껏 도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방문, 이메일, 전화 상담 모두 가능하다.


도움: 서랑<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 대표
여파<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 사무국장
사진 출처: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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