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 학생처, 미투 운동 관련 메일이 학생들의 반발 받자 정정 메일 보내
서울캠 학생처, 미투 운동 관련 메일이 학생들의 반발 받자 정정 메일 보내
  • 윤혜진 기자
  • 승인 2018.03.12
  • 호수 1472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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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지역 대학 연합 페미니즘 소모임 '보통의 경험'에서 애지문에 학생처 메일 내용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게재했다.
▲ 지난 9일, 서울지역 대학 연합 페미니즘 소모임 '보통의 경험'에서 애지문에 학생처 메일 내용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게재했다.

지난 8일, 서울캠퍼스에서 학생처장의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미투(Me Too) 운동 관련 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이 메일의 내용은 학생 사회에서 논란이 일었다. 미투 운동의 의미를 퇴색시킬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단어들이 사용됐기 때문이다. 메일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은 거셌고, 9일 하루 동안 이 메일의 잘못을 꼬집기 위한 대자보들이 캠퍼스 내에 게재됐다.

먼저, 한 익명의 대자보는 학생처에 사과와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학생처는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사건들에 대해 ‘의도치 않은’, ‘돌이키기 어려운’, ‘불상사’ 등의 단어를 사용해 설명했다. 대자보에 따르면 이는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표현으로, 성폭력 피해에 노출되게 만드는 사회 구조에 대해 비판하는 미투 운동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 더해서 대자보 작성자는 학생처에 문의했을 때 메일 내용을 인권센터에 검수받았다고 얘기했지만, 인권센터 측에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서울지역 대학 연합 페미니즘 소모임 ‘보통의 경험’ 한양대 지부가 게재한 대자보 역시 학생처에서 보낸 메일의 표현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이 대자보들을 본 김영범<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17> 군은 우선 학생처 메일에 자신 또한 의아했다고 밝히며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걱정하는 듯한 학생처의 메일은 분명한 잘못이고, 학생처가 마땅히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비판들로 인해 학생처는 잘못을 인정하고, 학생처가 보낸 메일로 상처를 받았을 학생들에게 사과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정정 메일을 지난 9일에 보냈다. 학생처는 메일 내용 중 논란이 된 부분들을 “가해자의 곤란함을 먼저 생각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인정했다. 한편 대자보들은 오는 16일에 작성자가 자진 철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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