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See 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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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민경 수습기자 外
  • 승인 2018.01.02
  • 호수 1470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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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전시회 ‘신여성 도착하다’

▲전시회 '신여성 도착하다' 1관에서 전시품을 감상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경성 거리에 짧은 치마를 입고 뾰족 구두를 신은 ‘신여성’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근대 적 잡지를 발간하고 계몽 운동을 전개하는 등 남성 지식인들에 못지않게 활발하게 사회활동에 참여했다. 하지만 남성 중심의 역사는 신여성들의 발자취를 지워버렸다. 전시회 ‘신여성 도착하다’에서 우리는 역사의 뒤 안길로 사라진 신여성의 흔적을 다시 찾아볼 수 있다.

첫번째 전시관에는 그 당시 신여성들을 조롱하던 만화가 벽에 그려져 있었다. 한켠에는 그들을 성적 대상화한 문학 작품을 비판하는 영상이 재생돼 눈길을 끈다. 과거의 사회는 여성들에게 현모양처 혹은 어머니라는 존재로만 살기를 강요했다. 하지만 신문물과 근대적 교육으로 계몽된 신여성들은 그 틀에 균열을 만들었고, 외모와 겉치장에 공을 들이는 ‘모던 걸’로 거듭났다. 하지만 당시 보수적 유교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남성 지식인들은 그들에게 욕망과 조롱을 쏟아 냈다. 신여성들은 ‘진취적인 여성상’이라는 새로운 가치 관을 세우는 동시에 그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적인 시선들에도 맞서야 했다.

전시관 끝에 다다를수록 여성들의 재능이 꽃을 피웠다. 여성 가수들의 노래가 한 시대를 풍미하고 미술을 전공한 여성들이 동양화의 또 다른 지평을 열었다. 여성작가 나상윤은 일반적인 누드화에서 느껴지는 관능미와 거리가 먼 여인의 육체를 그려냈다. 성적으로 대상화되지 않았음에도 강렬한 인상을 준 그 그림에서 있는 그대로의 고결함을 느낄 수 있었다. 즉 여성들은 남성이나 가족의 부차적 존재가 아닌 스스로의 개성을 좇는 주체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전시회에는 △사진 △인쇄미술 △조각 △회화 등 5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돼있다. 이외에도 신여성들을 주제로 한 과거의 영화와 당시 여성 가수들이 부른 대 중가요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어 다채로운 관람을 가능하게 한다. 전시회 ‘신여성 도착하다’ 는 오는 4월 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 수궁관에서 계속된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과거 신여성들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신민경 수습기자 medsom@hanyang.ac.kr 





모든 삶은 영화가 된다, 영화「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영화「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의 포스터이다.

당신의 삶에서 낭만적인 클라이맥스는 언제였는가? 인간은 누구나 한 번쯤 인생의 클라이맥스를 맞닥뜨린다. 영화「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의 주인공 모금산에게 인생의 클라이맥스는 마지막일지 모를 크리스마스다. 이 작품은 죽음의 위기 앞에서 생의 감각을 되찾은 모금산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꿈꾸며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계획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카메라는 ‘부모’라는 지위 때문에 자신이 원했던 미래를 포기하고 자식들을 응원해줘야 했던 그들의 꿈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모금산은 그런 세대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생계에 지쳐 잊고 살았던 영화배우라는 꿈을 일상으로 소환하며, 파리만 날렸던 그의 이발소처럼 무미건조했던 모금산의 삶은 꿈으로 반짝이기 시작한다. 영화감독인 아들과 함께 단편영화를 만드는 그의 모습은 낡고 감상적이지만 현실에서 외면받은 과거의 꿈에 빛을 비춰줌으로써 관객들에게 향수를 선사한다.

독특한 블루스 선율과 블랙 코미디 영화의 절제된 유머는 하모니를 이루며 영화에 담백함을 담아낸다. 평범한 인물들이지만 쓸쓸하면서도 찬란하게 빛나는 그들의 모습에서 주인공은 우리 모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모든 삶은 영화가 된다’는 것이다.

영화관을 나올 때면 우리 삶이 그리 외롭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마주할 수 있다. 현실에 지친 고독한 삶에 작은 위로와 활력을 선물 받기 때문이다. 추위가 점차 녹아드는 1월에는 부모님과 함께 따뜻한 미스터 모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정서윤 수습기자 kate0518@hanyang.ac.kr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이런 나라는 됐거든!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의 한 장면이다.

캄캄한 공연장 안에서 켜지는 손전등 두 개. 이 손전등을 들고 있는 두 명의 ‘늘근 도둑’과 함께 연극이 시작된다. 두 도둑은 출소 후 3일 만에 범죄를 계획한 배포와는 다르게 어두운 빈집이 무서워 주문을 외우고, 경비견이 짖는 소리에 놀라 의자 뒤로 숨어 버린다. 경찰에 체포돼 ‘수사관’과 만난 후에도 아이같이 장난치는 모습은 정말 열 개 이상의 전과를 가진 흉악범들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조금 엉성한 ‘늘근 도둑들’과 의심 많은 ‘수사관’과 함께하는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를 만나보자.

유치해 보이기도 하지만 순수한 두 도둑은 쉴 새 없이 만담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그들의 장난스러운 수다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4대 강 사업, 국정농단과 같은 최근 사건부터 △고위공직자 비리 △기업 갑질 △청년 실업처럼 사회에 고질적으로 만연한 문제들까지. 그들은 우리 사회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신랄하게 ‘까’주면서 관객들을 통쾌하게 만든다. 

어쩌면 그런 후련함에 빠져 도둑들의 수다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극의 풍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온전히 관객의 몫이다. 두 도둑은 관객들을 빈집에 걸린 명화로 설정함으로써 제3자의 위치에 서게 한다. 극 중간마다 관객에게 ‘됐거든!’을 외치게 하는 것도 그들의 풍자가 타당한지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듯하다. 또한 관객들이 단순히 풍자를 즐기는 수준을 넘어 직접 문제의식을 느끼도록 유도한다. 그 예로 관객들에게 노란 리본을 보여주며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장면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은 것은 아닌지 재고해보게 한다.

추워진 날씨만큼 차가운 현실로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면 ‘늘근 도둑’들의 시원하고 유쾌한 수다에 동참해보길 바란다.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는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다음달 25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한대신문
사진 출처: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411110 





찰나의 아름다움을 담다, ‘요나스 메카스’ 展

▲'요나스 메카스' 展에서 전시를 감상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다.

인생은 기억의 조각들로 이뤄져 있다. 그 기억은 인생에 있어 중요할 수도 있지만 사소한 ‘순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소한 찰나의 순간이라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친구들과의 수다, 하교할 때 봤던 노을, 흩날리던 벚꽃 잎 등 우리 삶에는 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 생각해보면 소소하게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있다. 95살의 노장 작가 요나스 메카스는 그런 순간을 포착한다. ‘요나스 메카스 – 찰나, 힐긋, 돌아보다’라는 전시회 이름처럼 우리도 무심코 지나쳐버린 찰나의 아름다움을 만나보자.

요나스 메카스는 현대 영화사에 있어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현한 감독으로 손꼽힌다. 그는 16mm 필름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거칠지만 생생하게 표현한다. 때로는 필름 조각으로, 때로는 짧은 영상으로 형상화 된 그의 작품은 모든 순간이 의미 있고 축복할 필요가 있다는 작가의 철학을 보여준다. 일상의 소리가 녹음된 ‘브로드웨이 491번가’부터 작가의 하루를 한편의 비디오로 남겨놓은 ‘365일 프로젝트’까지. 그의 모든 작품은 일상과 찰나의 순간을 담는다. 얼핏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기억같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따뜻한 그의 작품은 일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전시장 바로 옆에서는 연계 프로그램으로 그의 회고전이 진행되어 추상적이고 실험적인 ‘요나스 메카스’만의 영화를 직접 감상할 수 있다. 16mm 필름 영상과 디지털 영상의 교차로 진행되는 회고전은 영상 매체의 진화와 그의 작품세계를 더 잘 이해할 기회를 만들어준다. 그의 영화들로 기억 저편에 머물고 있는 순간의 조각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만 24세 이하이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 무료한 방학을 보내고 있다면 그의 전시를 통해 사소하지만 아름다운 일상을 돌아보는 것이 어떨까. ‘요나스 메카스’전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오는 3월 4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글·사진 조수경 수습기자 skanna@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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