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매] 한대신문, 부족한 만큼 기본을 지키자
[장산곶매] 한대신문, 부족한 만큼 기본을 지키자
  • 김도렬 편집국장
  • 승인 2018.01.02
  • 호수 1470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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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렬<사진·미디어부> 부장
▲ 김도렬<편집국장>

여러모로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었다.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등으로 정국이 혼란했고, 여러 자연재해와 인재(人災)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사회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했다. 우리 학교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울캠퍼스의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선본은 선거 기간 여러 논란을 일으켰고, 결국 투표율 미달로 당선에 실패했다. 각 단과대 학생회 선거 과정에서도 몇몇 선본이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켜 물의를 빚었다. ERICA캠퍼스의 경우에도 1학기 초, 새내기 배움터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군기 사태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한대신문은 그에 비해 비교적 평온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신문사 내부적으로는 치열하고 바빴다. 신문 발간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며 노력했지만, 정작 결과물에 우리의 그런 노력이 많이 묻어 나오진 않았다. 현실적으로 한대신문은 독자들을 사로잡지 못했다. 서울캠퍼스 애지문 가판대, 사회대 1층 로비, 올림픽체육관까지. 한대신문은 다음 발간까지 누군가 읽어주기를 기대하며 그 자리에 계속 놓여 있었다. ERICA캠퍼스 상황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편인 셔틀콕의 가판대에도 우리의 신문은 너무나도 깨끗한 모습으로 가지런히 놓여 있을 뿐이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나 그 누구의 탓을 할 수 없다. 필자를 비롯해 한대신문이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주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대신문에 오래 몸담았던 구성원으로서, 그리고 앞으로 한대신문과 함께 나아가야 할 편집국장으로서 한대신문이 왜 과거에 비해 한양인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는지 많은 고민을 해봤다. 물론 학내 언론의 위기, 종이 매체의 한계 등 여러 가지 외부적인 요인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겠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우리 스스로가 독자들로부터 멀어졌기 때문이다. 소재 선정에 있어서도 언제부터인가 ‘독자들이 무엇을 원할까?’ 보다 ‘기자가 무엇을 쓰고 싶은가?’에 치우쳤다. 우리는 한양인을 독자로 대상으로 하는 언론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기자의 개인 취향보다는 독자에 취향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가장 기본이지만, 잠시 우리의 역할을 잊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한대신문을 찾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지금이라도 우리의 정체성을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 ‘한대신문이 왜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그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긴 어렵다. 기둥이 튼튼하지 않으면, 집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접근성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한대신문 가판대가 애지문에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그것이 한대신문의 가판대인지 모른다. 수습기자 모집 시기 외에는 한대신문을 홍보하지 않는다. 필자 역시도 과 동기의 추천으로 한대신문에 입사하고 존재를 알게 됐지, 그 전에는 학보사의 존재 자체도 몰랐다. 당장 신문 제작에 너무 많은 힘을 소진한 나머지, 우리가 어떤 집단인지 알리고자 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신문 제작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인데 말이다.

결국 급한 사람이 먼저 움직이는 법이다. 단순히 제자리에 앉아 학생들에게 관심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학보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한대신문이 먼저 변해야 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기본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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