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과 현실을 이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 변호사 강정민
허상과 현실을 이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 변호사 강정민
  • 노은지 기자
  • 승인 2018.01.02
  • 호수 1470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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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은 누구나 하지만 그것을 현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여기 한 명 있다. 바로 본교 법학과(91) 출신 강정민 변호사(이하 강 변호사)이다. 그는 변호사로서 의뢰인을 변호해 한 사람의 세상을 변화시키고, 소설을 통해 여러 사람의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오늘도 다양한 분야에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문장을 써 내려가고 있을 그를 따라가 보자.

▲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강 변호사의 모습이다.

꿈을 위해 달리던 대학생, 변호사가 되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대통령이 꿈이었어요. 법대에 진학한 것도 그 때문이었죠.” 대통령이 돼 좋은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강 변호사. 그는 당시 많은 변호사가 정계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고 무작정 법대 진학을 목표로 삼아 노력했다. 그 결과, 본교 법학과에 수석 입학하게 된 강 변호사는 고향인 전북 고창에서 배낭 2개만을 갖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선배들의 자취방을 전전하며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내 삶의 주인은 나다’라는 좌우명을 가진 그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으로 학교생활 중 수많은 도전을 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당시 많은 학생이 참여했던 ‘학생 운동’이었다. 법대생이라면 모두가 들어가던 고시반에 들어가지 않고, 1학년 때부터 학생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키워갔다. 그 때문에 비교적 낮은 학점으로 가까스로 졸업한 그는 ‘쌓아 놓은 것이 없다’는 생각에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처음에는 석사 과정을 끝내고 박사 과정을 준비하려 했어요. 하지만 믿고 따르던 지도 교수님의 제안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게 됐죠.” 목표가 생긴 강 변호사는 하루의 3분의 2 이상을 공부에 매진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고, 마침내 2004년에 변호사 개업을 해 당당히 변호사가 됐다.

강 변호사는 현재 한 법무법인에서 재건축·재개발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전문 변호사로 일한 것은 아니다. 변호사 개업 초기에 활발히 활동하던 그는 우연히 재개발 관련 사업가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강 변호사는 점차 재건축·재개발 분야와 관련된 일을 많이 맡게됐고 자연스럽게 해당 분야의 전문 변호사가 된 것이다. 자신이 원해서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는 이 일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 지금도 현장에서 발로 뛰고, 불공정한 부분이 보이면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 한다는 강 변호사는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는 전문 변호사’로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

▲ 강 변호사가 자신의 첫 소설인 「독도반환 청구소송」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상상에 현실을 담는 소설가
독도 문제가 국제사법재판소로 넘어가면 어떤 판결이 나올까? 우리 한민족이 살았던 간도를 지금 되찾을 수 있을까? 북한 땅이 중국으로 넘어간다면 우리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 이는 모두 ‘만약’이라는 가정 아래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을 이야기이다. 강 변호사는 이러한 상상을 「독도반환 청구소송」, 「간도반환 청구소송」, 「북한반환 청구소송」이라는 소설책으로 풀어냈다. 이 소설들이 의미 있는 이유는 그가 변호사라는 자신의 직업적 특징을 살려 ‘재판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상상에 현실을 녹여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법정소설은 재판 형식만 가져온 법정 추리물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제 재판소설은 실제 재판이 이뤄지는 과정을 모두 담았어요. 설정된 상황은 허구지만 그 내용은 현실적인 겁니다.” 강 변호사의 소설은 소장부터 답변서까지 모든 재판 과정을 담고 있으며, 그 안에 등장하는 사료는 대부분 실존하는 것이다. 그의 소설 속에서 강 변호사는 양쪽의 입장과 근거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독자는 이를 판단하는 판사가 된다.

강 변호사는 소설 속에서 변호사, 사학과 교수, 국제법 전문가, 외교부 사무관이다. 동시에 상대측인 일본, 혹은 중국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처럼 재판소설은 그들의 논리를 타당하게 전개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공부가 필요하다. 그는 한 권의 책을 준비할 때 매일 15시간씩 6개월, 약 2,700시간을 온전히 썼다고 말한다. “자료 수집과 정리, 그리고 소설 구상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요. 본업인 변호사 일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시간을 소설 준비에 쏟습니다.”

이처럼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서까지 그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딱 하나, 바로 ‘국민들이 어떠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봤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다. 사람들은 종종 어떤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말에 의존하곤 한다. 강 변호사는 자신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저도 예전에는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직접 공부해보지 않고, 모두가 ‘우리 땅’이라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했어요. 하지만 소설 「독도반환 청구소송」을 위해 연구를 하다 보니 사회적인 문제에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올바르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이렇게 그는 독도와 간도, 그리고 통일 문제를 다루며 국민들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길 바라고 있다.

강 변호사에게 소설이란 그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다. 어렸을 땐 대통령이란 꿈으로, 그리고 대학 시절 학생 운동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던 그. 하지만 변호사로 일하며 먹고 사는 문제로 바빠 그 포부를 잠시 잊고 있었다고 한다. “저는 소설로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이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소설로 자신의 꿈에 다가가고 있는 그였다.

▲ 지난 2014년 1월 31일, TV조선 저녁뉴스7에 출연해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강 변호사의 모습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 세상을 말하는 목소리
강 변호사는 현재 한 주간지의 <강정민의 인류의 스승> 코너를 연재하고 있다. 이 코너에서 그는 성인(聖人)들의 공통된 가르침을 찾아 그 내용을 바탕으로 칼럼을 쓰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사람들이 독도 분쟁과 같은 사회적 문제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 역시 스스로 깊이 있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대학생들에게 자신의 인생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생관에 따라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지가 결정돼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할까’에 대한 답으로 돈이나 명예와 같이 주어진 답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죠.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대학 시절에 자신만의 새로운 답을 갖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는 직관적이지만 때로는 애정 있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나아가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변호사와 소설가의 목소리로 크게 외치고 있기도 했다. 이러한 강 변호사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문제에 대한 의식을 갖게 하고, 나아가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소설을 쓰기 위해 2천 시간이 넘는 노력을 쏟는 강 변호사. 기자는 그가 자신의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강 변호사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자신을 ‘죄인 중 괴수’라고 표현했다. 이는 죄인 중 가장 못난 죄인이란 뜻으로, 그의 겸허한 태도를 보여준다.


사진 임해은 수습기자 gofms0328@hanyang.ac.kr
사진 출처: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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