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대신문 문예상 시부문 심사평]
[2017 한대신문 문예상 시부문 심사평]
  • 유성호<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승인 2017.12.04
  • 호수 1469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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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에는 비교적 많은 학생들이 응모해주었다. 투고된 작품들을 읽어가면서 이들 시편이 저마다 고유한경험과 언어를 자산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느꼈다. 그 가운데 스스로의 경험적 구체성에 정성을 쏟은 시편들이 매우 호의적으로 다가왔고, 결국 언어의 참신함과 완성도 그리고 앞으로 글을 써갈 미래적 가능성을 두루 보여준 시편들을 수상작으로 골라보았다. 그 결과 「음복」을 우수상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음복」은 삶의 외곽을 바라보는 짙은 페이소스가 남다르게 보였다. 오랜 시간을 삭혀온 언어를 통해 매우 안정된 시세계를 보여주었다. 구체성 있는 서사의 결을 시의 밑거름으로 삼으면서도, 그것을 짧은 호흡 속에 서정적으로 구성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여러 이미지와 사연들을 교직하면서 자신을 규정해온 시간과 불화하고 화해하는 교차점이 진정성 있게 느껴졌다. 앞으로 좋은 작품을 써갈 것이라고 기대된다.

가작으로 뽑힌 「나방」, 「태평양횡단열차」, 「이사」는 다양한 개성 속에서 삶의 잔상들을 상상하고 있는 시편들이다. 오랜 시간과 기억과 순간들을 감각적으로 생성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자신의 삶으로 비유하는 안목과 솜씨가 느껴졌다.

이 밖에도 구체성 있는 언어와 개성을 통해 자신만의 감각을 구축한 시편들도 많았음을 부기하고자 한다. 수상작들은 이 시편들보다 언어 구사의 참신함과 완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보면 옳을 것 같다. 다음 기회에 더 풍성하고도 빛나는 성과가 있을 것을 기원해본다. 당선자들에게 축하를 드리고, 응모자 여러분의 힘찬 정진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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