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살다 간 그 집엔
나의 살다 만 꿈이 있어
네가 의자를 들이고 밥을 짓고
서투른 못질하다 멋쩍어지고
나는 옆에서 그저 웃기만 하고
그저 좋아하고
이 일상이 반복되길 꿈꾸었어
어느 날 난 그 집에 못 들어갔어
네가 없으면 나도 들어가지 못하는데
어디로 갔는지 말해주지도 않아서
야속하기도 했는데
난 원래 초대받은 손님은 아니었나봐
거기 남아있는 내 꿈까지 가져가기엔 짐스러울거야
너의 의자에, 밥솥에, 못질에
네게 주려고 남긴 내 흔적까지
새로운 곳에 가져가기엔 버거울거야
혹시나 해서 집 앞에서 널 기다려보지만
무엇을 빠뜨렸는지 보러오지도 않는구나
네가 살다 간 그 집엔
나의 살다 만 꿈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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