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단백질, 대체를 넘어 대세로
대체 단백질, 대체를 넘어 대세로
  • 손채영 문화부장
  • 승인 2017.11.27
  • 호수 1468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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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50년 세계 인구는 96억 명에 달하고, 단백질 소비량은 약 70% 정도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인간이 소비할 육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금의 육류 생산량으로는 이를 충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세계의 여러 기업들은 대체 단백질 기술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체 단백질 연구는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 벤처기업인 ‘임파서블 푸드’는 콩과 식물 뿌리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만든 패티로 ‘베지 버거’를 출시해 각광받았다. 또 다른 식품기업 ‘멤피스 미트’는 가축을 사육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연구실에서 세포증식을 통해 얻게 되는 식용고기인 배양육으로 치킨을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미국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대체 단백질 연구는 활성화되지 않은 편이다. 대체 단백질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부정적이라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노봉수<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그 이유를 “소비자들이 대체 단백질을 그저 곤충으로만 생각하거나 조작된 ‘유사제품’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곤충으로 대표되는 대체 단백질의 이미지에 거부감을 가질 뿐만 아니라 영양성분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다는 것이다. 또한 노 교수는 “대체 단백질로 만든 음식의 맛이 육류 단백질로 만든 음식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도 그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대체 단백질이 실패했다고 속단하긴 이르다. 정부와 대기업에서 제품의 질을 높여 수요를 늘리기 위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농촌진흥청의 주최로 열린 ‘2017 곤충식품 페스티벌·심포지움’에는 국내 30개 곤충식품 생산업체가 60여 종의 상품을 들고 참가했으며 농심과 대상, CJ 등 여러 대기업들은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낮추기 위해 곤충 분말을 이용한 제품을 연구 및 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곤충이 대체 단백질의 주요 원료로 연구되고 있다. *조단백질 함량이 50~60% 정도로 소고기(20.8%)와 돼지고기(18.5%)에 비해 높고 섬유소, 철분 등 무기질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에는 귀뚜라미, 누에, 밀웜 등을 이용한 식품을 파는 식용곤충 전문 카페와 레스토랑도 생겨났다. 곤충뿐만 아니라 콩으로 만든 고기, 어묵, 장조림도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우리의 식탁 위에 콩으로 만든 ‘가짜’ 고기와 곤충 요리가 올라올 날이 머지않았다. 

▲ 양재동의 한 식용곤충 전문 카페에서 판매하는 밀웜 스낵(왼쪽)과 쿠키(오른쪽)이다.
▲ 양재동의 한 식용곤충 전문 카페에서 판매하는 밀웜 스낵(왼쪽)과 쿠키(오른쪽)이다.

노 교수도 “대체 단백질의 수요가 증가하며, 대세가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육류에 비해 인체에 무해하며 친환경적일뿐만 아니라 식이 장애가 있는 사람도 섭취할 수 있다는 큰 장점 때문이다. 다만 노 교수는 “대체 단백질이 주류로 자리 잡으려면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대체 단백질 음식이 기존의 육류나 달걀 등의 단백질 음식에 비해 질이 낮지 않다는 것을 홍보해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이고, 식용곤충 같은 경우 거부감이 느껴지는 생김새를 변형해 사용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는 이와 같은 노력으로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갈 때이다.

도움: 이율립 수습기자 dbfflq1225@hanyang.ac.kr
노봉수<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이율립 수습기자 dbfflq1225@hanyang.ac.kr
참고 문헌: 강원국 외, “식용곤충의 인식과 선호도 조사”,
한국동물매개심리치료학회지, 2017,  제6권 제1호, 47-56쪽.


*조단백질: 가공하지 않은 순수한 단백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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