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열정으로 희망을 던지다, 프로야구선수 최채흥
뜨거운 열정으로 희망을 던지다, 프로야구선수 최채흥
  • 이화랑 기자
  • 승인 2017.11.13
  • 호수 1467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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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경기가 끝나기 전까진 누구도 승패를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최채흥<예체능대 생활스포츠학부 14> 군(이하 최 군)의 삶 역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야구 경기와 같았다. 고교 시절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한 채 대학에 진학했던 그.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생각으로 고군분투한 최 군은 현재 삼성 라이온즈의 차세대 좌완 선발 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쉽지 않은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꿈꾸던 고향 팀의 지명을 받은 최 군의 야구 이야기를 들어보자.

▲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최 군의 모습이다.


“좋아하는 걸 해야 잘 할 수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수업시간이었다. 최 군은 선수 모집을 위해 반에 들어오신 야구부 감독님을 통해 ‘야구’라는 스포츠를 인지했다. 야구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했지만, 필연적으로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야구부 가입을 신청했다. 최 군은 야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부모님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 그의 부모님은 선수의 길을 걷고 싶어 하는 그에게 “할 거면 끝까지 잘 해보라” 격려했고, 최 군은 이내 선수로서의 삶을 결심했다. 그는 “뭐든 내가 좋아하는 걸 해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처음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야구가 좋았고, 그래서 선수가 하고 싶었죠”라고 말했다. 

최 군은 고등학생 때 바로 프로팀에 지명받지는 못했지만, 뛰어난 성장 가능성을 알아본 여러 대학들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 최종적으로 본교 생활스포츠학부로 진학을 결정한 최 군. 그는 대학 진학에 대한 욕심 또한 있었기 때문에 지명 실패로 인한 아쉬운 마음을 빨리 다잡을 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 프로팀으로부터 지명받지 못했을 때는 아쉬웠죠. 그래도 대학에서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운동에 열중했던 것 같아요.”
 
한국 야구계는 고등학생 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면 프로로 나설 수 있는 기회의 폭이 현저히 좁아진다. 이번 한국야구위원회(KBO)의 2018년 신인 1차 지명 선수 10명 중 최 군을 제외한 나머지 지명 선수들이 모두 고교생일 정도로, 대학 선수의 신분으로서는 프로구단의 부름을 받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지명에서 유일한 대학 선수인 최 군은 오히려 대학에 온 것이 큰 기회였다고 말한다. “저는 신체 성장이 더딘 편이어서, 대학에 진학해 4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철저히 준비한다면 분명히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로 그 생각이 옳았죠”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가득해보였다.

과감한 도전, 나의 터닝포인트
최 군은 대학에 들어와 야구선수로서 일생일대의 선택을 하게 된다. 고등학교 때 4번 타자를 할 정도로 타격에 재능이 있던 그가 타자의 포지션을 내려놓고 투수로 완전히 전향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타자와 투수를 겸하던 최 군은 사실 투수 쪽에 더 큰 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타자로서의 비중이 더 커, 투수로 나설 기회가 거의 없었다. 결국 최 군은 대학에 진학하면서 코치진들에게 투수에 대한 열정을 호소하기에 이르렀고, 감독이 이를 인정하면서 최 군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두 포지션 모두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한가지에 전념하는 것이 저를 위해서나 팀을 위해서나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주셔서 풀타임 투수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습니다.”
 
최 군은 투수로 전향하는 과정에서 “헬스나 웨이트트레이닝 등 근력 보강 운동 위주의 훈련 방식의 변화가 힘들었다”며 “구속을 늘리기 위해 공을 세게 던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노력은 고등학교 때 130km/h대였던 직구가 145km/h로 늘어나는, 눈에 띄는 결과로 나타났고 오늘날의 촉망받는 좌완 최채흥을 만든 밑거름이 됐다.

최 군은 대학 시절을 통틀어 올해 초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한다. 대학에 와서 탄탄대로를 달리다가 올 초 지명을 앞두고 급격히 컨디션이 안 좋아졌다던 그는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인드 컨트롤에 신경을 많이 썼다. “올해 지명도 있고 중요한 시기인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지명에 대한 압박감이 크다 보니 더 실력이 안 나오는 것 같아서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최 군이 포기하지 않고 달린 이유는 ‘가족’ 때문이라고 한다. 부모님과 동생이 자신 때문에 갖은 고생을 했다면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한 최 군은 특히 자신의 핸드폰 요금을 대면서까지 헌신한 동생에게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형편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동생도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대학도 안 가고 일을 시작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더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할 수 있던 원동력이 됐죠.” 그에게 가족이란, 삶의 동기를 부여해주는 소중한 존재였다.

최 군의 야구 철학은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다. 최 군은 열심히 노력해서 팀의 순위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
▲ 최 군의 야구 철학은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다. 최 군은 열심히 노력해서 팀의 순위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


삼성 라이온즈의 새싹, 혁신의 주역을 희망하다
최 군은 삼성 라이온즈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이다. 삼성은 최 군을 즉시 전력으로 쓸 수 있는 선수로 평가하며 깊게 고민할 것 없이 그를 삼성의 신인 선수로 지명했다. 최 군이 대학리그에서 4년 동안 가파른 성장세와 곧장 투입할 수 있는 선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는 “실력을 인정받아 기쁘지만 어느 정도 부담도 된다”고 말하는 동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어릴 때 야구를 시작하면서 아버지와 고향 팀 삼성에 1차 지명받는 것을 약속했어요. 멀리 돌아오긴 했지만 꿈꾸던 구단에 들어오게 돼서 행복합니다.”

내년에 프로야구 신인으로 데뷔하는 최 군의 다음 시즌 목표는 ‘신인왕’이다. 지금까지 꾸준히 쌓아온 실력으로 승부해보겠다는 그는 데뷔 후 바로 투수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싶다고 말한다. 더불어 후배들에게 “대학은 지명받지 못해서 오는 게 아니라, 더 좋은 지명 순번을 받기 위해 준비하러 오는 것”이라며 “나중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전했다. 

연습은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임하지만, 경기는 ‘내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출장하는 최 군. 그런 그의 겸손과 자신감은 야구선수로서 그가 가진 가장 큰 무기처럼 보였다.

최 군은 경기장에 들어서면 항상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 그는 “야구 경기는 심리적인 영향을 무시하지 못한다”며 “자신감을 충만히 가지려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 최 군은 경기장에 들어서면 항상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 그는 “야구 경기는 심리적인 영향을 무시하지 못한다”며 “자신감을 충만히 가지려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한대신문
사진 제공: 최채흥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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