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통일?
‘우리’의 소원은 통일?
  • 김지하 기자
  • 승인 2017.10.16
  • 호수 1464
  • 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7 한양인 통일 인식 보고서-

우리는 올해로 72년째 분단된 국가에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통일’은 국가 숙원 사업처럼 반드시 이뤄야 할 목표로 여겨졌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통일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 근거로 2030세대의 통일 인식이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는 통계 자료와 언론 보도를 들 수 있다. 그렇다면 한양대학교 학생들은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본지에서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 학생 467명을 대상으로 통일 인식 조사를 시행했다. 과연 한양인들은 통일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래프 1>


20대는 통일을 ‘이렇게’ 생각합니다
먼저 남북한 통일 필요성과 통일 찬반 여론을 살펴봤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2016년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남북한 통일 필요성에 대해 ‘필요하다’ 와 ‘필요하지 않다’ 의 응답 비율은 각각 36.6%로 동일하다. 이러한 수치는 한양대 학생들에게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필요하다’와 ‘필요하지 않다’에 응답한 학우가 각각 40%, 33%였다(그래프 2). 또한 통일에 대한 찬반 의견은 ‘찬성한다’가 약 56%, ‘반대한다’가 약 21%로 찬성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 1). 
 

<그래프 2>


북한의 잦은 핵 실험과 트럼프-김정은의 언쟁이 위험 수위를 넘어가는데도 통일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이 우세한 까닭은 무엇일까? 모춘흥<한양대 평화연구소> 연구교수는 “학생들이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받아온 교육의 힘이 크다”고 말했다. 즉, 의무적인 통일 교육으로 자리 잡은 인식이 성인이 된 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통일 교육에는 문제가 있다. 통일의 필요성을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한 당위적 측면에서 설명한다는 점이다. 모 연구교수는 “학생들에게 민족 당위적 측면을 강조하는 통일 교육 때문에 ‘통일세’와 같이 현실적인 문제가 질문지에 포함되면 찬성 비율이 급격하게 감소한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는 실용적인 교육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일 찬반 여론은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는데, 56%의 찬성 여론 중 57.8%는 여성, 48.3%는 남성으로 여성이 약 9% 포인트 높았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군복무를 하며 직접 경험한 심리적 적대감이 그 원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프 3>


당신은 ‘왜’ 통일을 찬성합니까?
그렇다면 과반의 학생들은 왜 통일을 찬성할까? △국가 안보 측면 △경제적 측면 △민족적 측면 △정치적 측면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그래프 3). ‘국가 안보 측면’이 51.5%로 가장 많았는데, 모 연구교수는 “20대 학생들이 국가 안보 측면을 1순위로 선택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20대보다 주로 4050세대에서 ‘국가 안보 측면’과 ‘민족적 측면’의 응답 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20대에서 이런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노동당 당대회를 통한 인사교체, 트럼프-김정은의 폭탄 발언 등 국제사회의 불안을 야기하는 북한의 행동 때문이라고 보인다. 이러한 요소는 전쟁을 쉬고 있는 ‘휴전국’의 불안감을 증가시켰다. 따라서 정세가 안정되고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 20대의 찬성 이유에서 ‘경제적 측면’이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 측면’은 응답자 중 50.7% 인데, 그 이유는 북한의 지하자원과 분단 비용 절약 때문이다. 미국의 증권회사인 골드만삭스는 “통일 한국은 GDP(국내 총생산) 6조 520억 달러 규모의 잠재력을 가진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북한이 가지고 있는 우라늄, 석탄과 같은 지하자원 때문이다. 2006년 광물자원공사가 발표한 북한의 주요 광물 현황에 따르면 북한에는 약 306여 종의 지하자원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 잠재가치는 약 7조 달러(한화로 약 8,050조 원)의 상당한 규모이다. 모 연구교수도 “북한의 지하자원이 통일 후 미칠 경제적 영향은 무시 못 할 수준으로 ‘통일 한국’에 이득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하자원을 중국으로 넘겼다거나 매장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등의 확인 되지 않은 주장들이 많기 때문에 여전히 불분명한 점도 있다. 

분단 비용의 절감도 경제적 측면에 영향을 준다. 분단 비용은 국방비와 같은 실질적 비용뿐만 아니라 북한에 의한 사회적 혼란의 규모나 핵 실험 등의 사건에 따라 흔들리는 주식 시장의 손해도 포함한다. 모 연구교수는 “분단 비용과 같은 불필요한 지출은 통일 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쓰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통일 후엔 소모적인 분단 비용을 사회 복지, 의무 교육 개선 등 사회에 영향을 주는 정책에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민족적 측면’은 41.2%, ‘정치적 측면’은 31%의 응답률을 보였다. 민족적 측면의 응답자가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20대에게 통일의 필요성을 주장할 때 ‘한 민족이기 때문에’와 같은 당위적 측면만을 강조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래프 4>


그래도 통일을 반대합니다
반대 의견은 △경제적 비용 측면 △정치 및 이념적 측면 △언어 및 문화적 측면 △행정적 측면(법률 재정비 등)의 순이다(그래프 4). ‘경제적 비용 측면’은 응답자 중 40.3%가 선택했다. 모 연구교수는 “경제적 측면의 문제는 양측에 있어서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말했다. 통일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단기적 통일 비용보다 경제에 미칠 장기적 이익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반대 측은 사회·경제적 인프라 차이에서 비롯되는 통일 비용의 부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 연구교수 또한 “통일이 된 후 일정 기간은 통일로 인한 이익보다 부담이 더 큰 것이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38%가 선택한 ‘정치 및 이념적 측면’이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북한은 계급 독재 체재의 사회주의 국가이다. 이러한 이념적 차이가 70년 이상 굳어지면서 과연 이를 극복한 통일이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모 연구교수는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할 때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이념과 문화적 측면”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념적 차이는 교육의 목적에도 간극을 만들었다. 모 연구교수에 따르면 다양성과 인격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우리와는 달리 북한은 체제 선전과 정부에 대한 충성심을 증진하는 데 중점을 둔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가 어떻게 융화되는지가 통일 여부를 가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언어 및 문화적 측면’은 25%로 비교적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모 연구교수는 “20대들은 미디어 매체를 통해 탈북자들을 자주 접하게 됨으로써 이질감이 일정 부분 극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매체를 통해 다른 사회를 접할 기회가 적어 한국 사회에 대한 이질감이 크다. 이러한 이질성을 모두 해소할 때 비로소 단순한 물리적 통일이 아닌 진정한 통일로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20대, 통일의 미래를 바라보다
20대는 ‘통일 한국’에서 살아갈 가능성이 높은 세대이다. 그렇지만 그만큼 통일에 대한 심리적 거리도 멀다. 모 연구교수는 “이러한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 통일 정책이나 통일 교육도 20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물론 통일의 가치를 경제적 부분으로만 환산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실업난이 심각한 한국 사회에서 학생들의 관심을 키우려면 통일이 가져다 주는 일자리 창출 및 경제적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 제시와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족의 당위성 측면만으로 통일을 주장하기에 21세기의 20대는 너무 멀어져 있다. 실효성 있는 정책 설계와 교육 변화를 통해 전반적인 통일 인식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포그래픽 임지은 기자 ije9917@hanyang.ac.kr
도움: 모춘흥<한양대 평화연구소> 연구교수
참고 문헌: 정근식 외 8인. 2016 통일의식조사.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2016


*노동당 당대회: 당 사업 결산, 중앙위원 선출, 규약 개정 등의 권한을 가진 북한 최고 권력기관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 222 한양대학교 학생회관 4층 한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 2293-0866, 2220-1443
  • 명칭 : 한대신문
  • 제호 : 한대신문 :: 빛나는 예지, 힘찬 붓줄기
  • 발행인 : 이영무
  • 편집인 : 고광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광민
  • 한대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7 한대신문 :: 빛나는 예지, 힘찬 붓줄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ynews@hynews.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