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담아 가르침을 베풀다, 교사 남치열
진심을 담아 가르침을 베풀다, 교사 남치열
  • 이화랑 기자
  • 승인 2017.10.15
  • 호수 1464
  • 8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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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학창시절을 추억하면 떠오르는 선생님이 한 분씩은 있을 것이다. 기자는 본교 수학과(98) 출신의 현직 교사이자 EBS 고교 수학 강사인 남치열<파주 봉일천고> 교사(이하 남 교사)를 만났다. 남 교사는 많은 제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는 ‘공부하는 선생님’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아마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연구해 가르치는 그의 교육자 정신 때문일 것이다. 인터뷰 당일 지하철에서조차 수능 문제집을 풀면서 왔다는 그에게 교육자의 삶과 한국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보이지 않는 앞길
어린 시절, 외향적이고 활달한 성격이었던 남 교사는 홈쇼핑 호스트와 아나운서를 꿈꿨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했던 그였기에, 자연스레 방송과 관련된 직업을 희망했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 방송부에 떨어진 후, 그는 방송이 진정 자신의 길인지 고민하게 됐다. 그의 방황은 대학에 진학한 이후로도 이어졌다. 특별한 목적의식 없이 남들 따라서 온 대학이었기 때문에 적응이 힘들었고, 관심 없는 학과공부로 인해 더욱 대학 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결국 그는 1학년 첫 학기부터 0.38학점이라는 성적으로 학사경고를 받았다. “우리나라 입시 교육의 문제를 학생 입장으로써 제대로 느꼈던 것 같아요. 대학만 가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진학해보니 막연하고 공허한 느낌은 여전했죠.”

▲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남 교사의 모습이다.

돌고 돌아 만난 꿈, 수학교사
남 교사는 군 복무를 하며 ‘놀면서 흘려보낸 시간만큼, 이제는 정말 무언가에 열정을 쏟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군 제대 후 1년 동안 동대문 시장 문구점, 편의점, 은행 보안경찰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진로에 대해 숙고하기 시작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고 하잖아요. 저는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 말을 피부로 느꼈어요. 몸도 마음도 힘들다 보니 그 일들은 저에게 맞지 않는다는 걸 느꼈죠.”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 평생 웃으며 할 수 있는 일에는 뭐가 있을지 고민하던 그는 문득 ‘수학교사’라는 직업을 떠올렸다. 수학 과목을 좋아했던 그는, 수학에 재미를 붙이게 해준 중학교 시절 은사님에 대한 추억이 남달랐다. 그의 은사님은 수학경시대회를 준비하던 남 교사에게 대가 없이 개인 지도를 해 주실 정도로 교육에 대한 열정이 많은 분이었다. 남 교사가 교육자의 길을 걸어보기로 마음을 굳히는 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남 교사는 고등학교 3학년 때 풀이과정이 틀렸다고 많은 친구들 앞에서 크게 혼이 났던 경험도 함께 상기하며, ‘아이들이 답을 맞건 틀리건, 용기 내어 발표하고 다양한 문제 해결 방법을 시도한다면 칭찬하고 인정해주는 선생님이 되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남 교사는 교사의 길을 결심한 뒤 수학과로 전과해, 과 수석으로 7학기 조기 졸업을 하게 된다. 그리고 꾸준히 최선을 다한 결과는 ‘졸업 동시 임용 합격’으로 돌아왔다. “열심히 한 만큼 자신감도 생겼어요. ‘내가 이만큼이나 열심히 했는데, 내가 떨어지면 도대체 누가 붙냐!’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얻어낸 결과라서 더욱 감개무량했죠.”

교육에 대한 끝없는 열정
남 교사가 처음 발령받았던 고등학교는 사교육이 그리 발달하지 않은 지역에 위치했다. 주변에 논술 학원이 없었던 탓에 해당 지역 학생들은 논술 전형에 도전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었다. 이같은 사실을 접한 남 교사는 1년 동안 시중에 나와 있는 논술 교재들을 모두 섭렵하며 연구했고, 수리논술 선생님을 자처했다. 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직접 강의를 찍어 올리기도 했다. 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 근처 다른 학교 학생들을 위한 배려였다.

남 교사는 수학‧과학 재능기부 동아리를 운영하는 등 점심시간을 반납하면서까지 교육 연구에 몰두할 정도로 학생들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그는 EBS 강사 모집 공문을 보고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사교육을 받기 힘든 처지의 아이들을 위해서도 무언가를 하고 싶었어요. 공교육만으로도 아이들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죠.” 홀로 동영상을 찍어가며 수리논술 강의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 끝에 EBS 수리논술 강사로 발탁된 남 교사. 그는 현재 입지를 넓혀 수리논술뿐만 아니라 고교 내신 수학 및 수능 수학 영역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학교 수업은 학생들이 얼만큼 이해하고 있는지 리액션을 볼 수 있으니 수업의 흐름을 융통성 있게 조절할 수 있지만, 인터넷 강의는 제한된 시간 안에 계획한 진도를 모두 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강의 구성에 꼼꼼함이 더욱 요구된다. “물론 학교에서도 똑같이 수업 지도안을 짜서 임하지만 어떤 돌발 상황에 대해 대처는 할 수 있잖아요? 근데 인터넷 강의는 시간 내에 준비한 진도를 모두 마쳐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더 신경 쓰는 편이에요.”

한국 교육, 학력주의 풍토부터 바뀌어야 해
한국에서 수학이란 과목은 사교육 의존성이 크고, 대학은 취업의 수단으로 변질돼 버린지 오래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남 교사는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해야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아이들이 고등학교 생활을 힘들어하는 이유는 ‘대학은 당연히 가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모님들조차도 아이들에게 ‘대학 가야 취업할 수 있다, 대학가야 돈 많이 벌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세요. 저도 아이들이 있는데 아이들이 고3이 됐을 때 대학 안 가도 된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는 없거든요. 현실적으로 참 쉽지 않은 문제죠.”

한국은 입시 제도가 자주 바뀐다. 이에 대해 남 씨는 “안 그래도 입시에 지친 아이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너무 자주 바뀌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한국 교육이 당면한 문제는 제도만 바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대학을 나와야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학력주의 풍토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 내가 하고 싶은 분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인 인프라가 마련된다면 모든 학생들이 미적분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아도 될 텐데 말이에요. 아이들이 수학이란 학문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기를 바랍니다.”
남 교사의 EBS 강의 홈페이지, 인터뷰 기사 등 그와 관련된 창에는 ‘10년 전 제자임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을 잊지 않고 있다’는 등의 감사와 존경을 표하는 감동 후기들이 많다. 남 교사는 멋쩍어하며 그저 ‘진심이 통한 것 같다’고 답할 뿐이었다.

▲ 남 교사는 이름처럼 ‘치열한’ 인생을 살았다고 한다. 치열하게 살아야 나중에 보람도 많이 느낄 것 같다는 남 교사는 앞으로도 모든 걸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싶다고 말한다.

사진 노은지 기자 yoeun619@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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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2020-06-27 22:23:33
귀엽다 남다른 치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