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실에서 사라진 경비원
경비실에서 사라진 경비원
  • 김현중 대학보도부장
  • 승인 2017.09.25
  • 호수 1463
  • 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014년, 우리 학교 ERICA캠퍼스는 무인 경비 통합경비시스템을 확충했다. △교내 비상벨 추가 설치 △기존 장비 교체 작업 △CCTV 추가 설치 △출입 보안 장비 설치 등 무인 경비 시스템을 강화했다. 무인 경비가 도입된 2008년 이후, 해당 시스템의 발전된 기술 도입과 최저 임금 상승에 따른 교내 예산안 조정으로 학교는 점진적으로 경비 인력을 감축해왔다. 총무처 관재팀에 따르면 매해 평균 2명의 인력이 감축되었다고 한다. 현재 ERICA 내에 근무하고 있는 경비원은 총 42명이다. 경비 근무는 상황실 근무와 단과대 및 건물 관리 형태로 이뤄진다. 학연산 클러스터 건물에 위치한 통합 상황실은 3교대 근무로 24시간 내내 운영되며, 각 단과대는 주간 근무와 야간 근무를 나눠 경비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 

무인 경비 시스템 도입으로 과연 교내는 더욱 안전해졌을까.

 

▲ 지난 20일 밤 22시 경, ERICA 언론정보대학 경비실의 모습이다. 언론정보대학의 경비원은 주간 근무자로 19시 경 퇴근하기 때문에 야간 시간에는 경비 업무를 보는 경비원이 없다.
▲ 지난 20일 밤 22시 경, ERICA 언론정보대학 경비실의 모습이다. 언론정보대학의 경비원은 주간 근무자로 19시 경 퇴근하기 때문에 야간 시간에는 경비 업무를 보는 경비원이 없다.

안전이 의심되는 무인 경비 건물
경비 인력을 감축함에 따라 건물에 상주하는 경비원이 사라지게 됐다. 무인 경비 시스템이 확충되면서 일부 주요 건물에만 경비 인력을 배치하게 된 것이다. 현재 ERICA는 △경상대학 △제5공학관 △창의인재원 기숙사 △행복기숙사 등 일부 건물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은 야간 근무 경비원 없이 무인 경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무인 경비 시스템이 도입된 건물은 학연산 클러스터 건물에 위치한 통합 상황실에서 감시한다. 하지만 이러한 무인경비체제는 교내 보안에 있어 두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우선, 경비 업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ERICA는 무인 경비가 강화되고 경비 인력이 감축되면서 야간 근무 인력을 줄여왔다. 현재 ERICA의 야간 근무 경비원 수는 단과대 수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야간에는 경비원 한 명이 3~4개의 단과대 건물을 관리하고 있다. 한 사람이 △비상벨 신호 감지 △순찰 △전화 대기 △침입 대비 등의 여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경비 인력의 감축에 따라 교대인력이 줄면서 경비원의 식사 및 휴식 시간에는 안전 관리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두 번째로 건물에 상주하는 경비가 없는 야간이나 통합 상황실에서 거리가 있는 건물에서 비상 상황이나 도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처가 미흡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ERICA 경비 시스템은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먼저 상황실로 보고가 된 후, 이를 인지한 상황실의 경비원 1명이 차를 타고 출동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단과대 야간 근무 경비원 A씨는 “실제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건 발생 지점 확인이 지연돼 빠른 대처를 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현 비상 상황 대처 방식이 미흡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황재호<총무처 관재팀> 팀장은 “지금까진 상황 대처에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인적이 드문 시간에 도난 사건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이에 천병헌<언정대 정보사회학과 15> 군은 “단과대 안에 개방된 공간에는 노트북이나 기자재 시설도 있는데, 아무도 없는 시간에 도난당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는 것 같다”며 “경비 아저씨가 야간에도 건물에 있으면서 순찰을 자주 해야 문제 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대해 황 팀장은 “모든 상황에 대비하는 데 있어 완벽할 수는 없다”고 말하며 “사람이 지키고 있는 것과 똑같을 수는 없지만, 무인경비시스템 기술 확충과 보완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인력 감축만이 답은 아니다
새로운 시스템 도입과 확충이 항상 긍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이 아니다. 학교 측에서 도입한 무인 통합 경비 시스템은 효율성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유인 경비 인력의 감축으로 교내 보안 체계와 경비 업무에 있어 다양한 문제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단순 인력 감축만이 답이 아니다. 그 이유는 교내에는 아직 무인경비로는 대체할 수 없는 경비업무(강의실 대여, 외부방문객 안내 등)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력 감축이 더 된다면 근무 형태나 경비 업무에 있어 지장이 생긴다는 경비원들의 입장도 간과할 수 없다. 경비원 A씨는 “현재 인력으로는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만, 더 이상 인력이 줄어든다면 근무 증가, 경비력 상실 등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팀장은 “현시점에서 경비 인력 감축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비 보안 관련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인력 감축을 고려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무인 경비 기술의 발전과 확충에 따른 유인 경비 인력 감축 문제는 담당자 입장에선 매해 고려하는 주요 과제”라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