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불편함 제기’가 되기 위해선
바람직한 ‘불편함 제기’가 되기 위해선
  • 김현중 대학보도부장
  • 승인 2017.09.02
  • 호수 1461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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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에 성역은 없다. 누구에게나 불편할 자유, 불편함을 외치는 이에게 너무 쉽게 ‘프로불편러’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어떤 사람들을 ‘프로불편러’라고 부르고 있을까? 다음 두 사례를 살펴보자.

다음은 이정규<언정대 정보사회학과 14> 군이 군대에서 겪은 일화다.

“같은 부대 안에 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입대한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는 항상 자기 관점에서만 생각했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성격이었어요. 집합 시간을 지킨다거나 청소를 제대로 한 적은 거의 보질 못했죠. 그리고 언제나 불평, 불만만 가득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제 19대 조기 대선이 있을 때였어요. 몇몇 부대원들이 각 후보의 공약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군인의 정치적 중립’을 이야기하며 후임병들의 이야기가 듣기 불편하다고 얼차려를 주는 거예요. 분명한건, 누가 봐도 그 후임병들의 행동은 ‘군인복무규율’에서 말하는 ‘정치적 중립’에 어긋나는 행동이 아니었거든요. 그 친구가 주장하는 ‘불편’은 제겐 전혀 와 닿지 않았어요.”

이 군은 “이 친구의 경우에는 늘 ‘불편하다’고 말하지만, 그 근거는 항상 이해할 수 없어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 군의 사연 속에 등장하는 인물처럼, 가끔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불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왜 공감받지 못할까? 우리가 그들의 주장에 공감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의 주장이 사회 구성원 대다수의 동의를 얻기 힘든 경우이기 때문이다. 가령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이거나 문제 제기 자체에 논리가 빠져있는 경우가 그렇다. 따라서 이 군이 부대 동료를 ‘프로불편러’로 생각한 것은 일리있다.

두 번째 일화를 들어보자. 익명을 요구한 A군이 겪은 다음의 이야기는 앞선 등장인물의 그것과는 다르다.

A군은 평소 인터넷을 즐겨 사용한다. 그는 포털 사이트 뉴스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의 글을 자주 확인하고, 댓글까지 읽는 편이다. 얼마 전, 그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보다 불편함을 느꼈다.

“얼마 전 SNS를 하면서 한 네티즌의 댓글을 보게 됐어요. 걸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아이린의 커피 광고를 두고 누군가가 올린 댓글이었어요. 커피 광고를 두고 누군가가 올린 댓글이었어요. 커피 광고에서 아이린은 남자 사람 친구에게 커피를 사 준다는 컨셉으로 광고에 출연해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단순히 일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거든요. 그런데 댓글은 ‘왜 맨날 *남사친, 남사친만 하나요? 여사친은 취급 안 해주나요? 지겨우니 바꿔주세요’라는 내용이었어요. 댓글을 쓴 사람은 ‘왜 아이린은 남사친만 찾고 여사친은 찾지 않느냐’라며 불편을 제기한 거예요. 저는 이 댓글을 보고 광고는 별로 이상할 것이 없는데 괜히 사회적으로 민감한 젠더 문제로 몰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A군의 의견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불편을 제기한 사람을 ‘쓸데없는 문제를 제기하는 프로불편러’라고 규정하는 것은 곤란하다. 젠더 문제는 다양한 생각이 존재하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와 서로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사회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주제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을 ‘프로불편러’라고 규정해선 안 된다. 다각적인 의견들의 교환과 논의가 필요한 소재들은 쉽게 가치 판단을 하면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불편을 느낀다는 것은 문제 의식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런 불편을 제기하고 불편을 수용하는 데 있어 필요한 것은 공감이다. 제기하는 측은 불편을 공감받기만을 바라거나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뜻만 고집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불편을 수용하는 측 또한 불편 의견을 개인 문제로 치부하거나, 성급히 판단하는 자세를 버려야 할 것이다.


*남사친: 인터넷 용어, 남자 사람 친구의 준말. ‘여자 사람 친구’▶ 여사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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