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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의 각본 없는 드라마를 생동감 있게 담아내다
<골닷컴 코리아> 축구전문기자 서호정
2017년 06월 03일 (토) 17:07:05 김도렬 기자 ehfuf1230@hanyang.ac.kr

   
   

축구의 매력에 흠뻑 빠졌던 어린 시절
서 기자의 어린 시절 일상은 축구로 도배돼 있었다. 이른바 ‘도하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1994 미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마지막 경기는 밤잠을 설쳐가며 TV 중계를 시청하던 어린 그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추가 시간, 이라크가 극적으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며 한국의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시킨 그 경기는 그에게 한 치 앞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축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각인시켰다. “한국이 북한을 이겨도 일본이 승리한다면 월드컵 진출에 실패하는 상황이었죠. 새벽 3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가 동점 골을 작렬시키자, 너무 기쁜 나머지 옆에 자고 있던 제 동생을 깨웠던 기억이 나요.” 이후 그의 일상에 축구는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됐다. 1998 프랑스 월드컵을 학원에서 몰래 보기도 하고, 기숙사 생활을 했던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주말 내내 축구를 하며 하루를 다 보내기도 했다.

차근차근 축구전문기자의 꿈을 준비하다
2000년 우리 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한 서 기자는 사실 경영학에는 큰 뜻이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어렵고 복잡한 회계 수업에 그는 머지않아 흥미를 잃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축구는 그의 삶에 활력소가 됐다. “서울에 올라와서 정말 축구를 많이 보러 다녔어요. 부산, 울산, 서울 등 안 가본 경기장이 없을 정도였죠.” 우리 학교 상경대 신문사와 한양저널에서 활동하기도 한 서 기자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며, 축구전문기자라는 구체적인 꿈을 가지게 된다. 그는 전국으로 축구를 보러 다니며 느꼈던 점을 글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공익 근무를 하며 생기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자 했어요. 경기를 보며 느꼈던 점을 축구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하고, 해외축구 분야도 알고 싶어 영국의 유력지 ‘스카이스포츠’와 ‘BBC’ 기사를 번역하기도 했죠.”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고 했다. 축구전문기자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그는 3학년 재학 중 축구 전문 인터넷 매체 ‘스포탈코리아’에서 인턴기자로 일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의 인턴 활동에 만족한 회사는 서 기자에게 정식으로 일할 것을 제안했고, 그 역시 현장에서 일하며 축구전문기자의 장단점을 확인하고자 본격적으로 기자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 서 기자는 축구전문기자의 가장 큰 매력은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와 선수들을 현장에서 직접 자유롭고 역동적으로 접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축구를 몰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인터뷰 당일에도 조기 소집된 축구 국가대표팀 취재로 바빴던 서 기자에게 그가 글을 쓰는 목적에 관해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축구를 잘 몰라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기사를 쓰는 것”이라고 답했다. 축구에 관해 그다지 깊은 지식이 없는 독자라도, 기사를 읽음으로써 각 팀과 선수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축구에 대한 흥미를 얻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를 이루기 위해 그는 기사의 ‘흡입력’을 가장 중시한다고 한다. “날이 갈수록 미디어 환경도 변화하고 콘텐츠 경쟁 역시 심화되고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누가 읽어도 여운이 남고 몰입되는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죠. 이를 위해 제목 한 글자, 도입부 한 문장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편입니다.”
‘K리그 비하인드 씬’은 이런 서 기자의 의중을 가장 잘 보여주는 기획이다. 단순히 득점과 실점 같은 수치적인 기록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조금 더 깊게 들어가 ‘왜 이 선수는 이런 플레이를 선택했고 그 선택에는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는지’를 담아내는 기사다. “프로 3년 차 만에 치른 데뷔전을 무실점 승리로 장식하자마자 감격의 울음을 터뜨린 골키퍼 이야기와 같이, 자칫하면 놓칠 수 있는 단순한 기록에도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 말 그대로 완패한 2014 브라질 월드컵 對알제리전은 서 기자에게 가장 충격적인 기억이었다. 그를 포함한 한국의 언론들은 승리를 낙관하고 있었기에 더 충격적인 결과였고, 서 기자가 자신의 취재 자세에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K리그, 팬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서 기자의 주력 콘텐츠는 K리그와 국가대표팀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접했던 K리그를 ‘연인’로 빗대어 표현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활약하는 해외축구가 ‘TV 속 연예인’과 같은 느낌이라면, K리그는 실제 옆에서 함께하는 연인와 같이 현실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서 기자 역시 현재 흥행 부진을 겪고 있는 K리그를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봤다. “K리그는 십여 년간 200만 관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물론 축구계에서도 여러 노력을 하곤 있지만, 냉정히 봤을 때 현재 K리그는 ‘굳이 제값을 주고 관람할 만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죠.”
결국, 현재 K리그에 필요한 것은 대중의 ‘관심’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눈이 적다 보니 여러 내부적인 문제가 생겼고, 승부조작 사태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까지 발생했다. “관심이 적은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K리그가 그들만의 매력을 대중에게 발산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팍팍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판타지를 제공해야 하는데 K리그는 이 부분에서 지금까지는 많이 부족했어요.” 지금 K리그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단순히 해외의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한다고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결국, 전 세계가 주목하는 유럽 축구팀들의 근간 역시 지역민들의 사랑이었다. K리그도 이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세상에 재미없는 스포츠는 없다고 생각해요. K리그도 지역에서부터 시작해 대중의 사랑을 받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충분히 반전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는 학교생활에 충실하지 못했어요. 그런데도 한양대에서의 추억과 인연은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힘이 됐어요. 후배분들도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면 좋겠어요.” 비록 전공과 상관없는 길을 걸었던 그였지만, 그만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시절 차근차근 축구전문기자의 기반을 다졌던 서 기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실어린 조언이었다.

   
  ▲ “결국 사람들이 가장 흡입력을 가지고 바라 볼 수 있는 것은 개인과 조직의 이야기인 것 같아요.”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고자 하는 서 기자는 지금도 좋은 ‘스토리텔러’가 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사진 김지하 수습기자 jihaaa1019@hanyang.ac.kr
도움: 김지하 수습기자
안치형 수습 기자 anchjk9511@hanyang.ac.kr
사진 출처: 서호정 기자 페이스북, ES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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