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기가 어둡다
한국의 공기가 어둡다
  • 김채연 기자
  • 승인 2017.05.20
  • 호수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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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히 악화된 미세먼지, 대내외적 해결책 모색해야

봄 체육대회에서 마스크를 쓰고 계주를 하는 학생들, 지하철 너머로 뿌옇게 보이는 미세먼지 속 빌딩, 사무실 내 하루 종일 켜져 있는 공기청정기. 이 모든 상황이 불과 몇 년 사이 심각해진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했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질로, 대기 중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다가 호흡기 등으로 침투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10㎛이하의 입자상 물질이다. 이러한 미세먼지는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가 연소 될 때나 자동차 매연 등의 배출 가스로부터 나온다.

조용한 살인자 미세먼지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지만, 기관지를 통해 폐에 흡착돼 각종 폐 질환을 일으킬 정도로 심각한 대기 오염 물질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국내 역시 미세먼지가 심각해짐에 따라 크고 작은 건강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김가현<정책대 정책학과 15> 양은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자주 머리가 아프고 목이 칼칼하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김상헌<의대 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은 크게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으로 나뉜다. 먼저 호흡기 증상으론 △가래 △기침 △목 칼칼함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기존에 호흡기 질환을 앓던 사람은 증세가 더욱 악화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는 장기적으로 폐 기능을 저하시켜 천식이나 폐렴 등을 유발,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또한 미세먼지는 혈관계 질환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가 혈관까지 침투해 염증 반응을 일으켜 혈관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심혈관계 질환자가 계속해서 미세먼지에 노출될 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발병할 수 있으며 중풍이나 뇌졸중의 발생 위험도 커진다. 때문에 평소 관련 질환을 앓던 환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로 인한 문제에 대해 김상헌 교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마스크가 미세먼지로 인한 모든 문제를 예방해줄 순 없지만, 필터 기능이 갖춰진 식약처 인증 *KF80, KF94 마스크를 착용하면 어느 정도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대책, 배출 기준도 마련돼야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임기 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공약 이행의 일환으로 지난 15일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 중 8기에 대한 일시 가동 중단을 지시했다. 이에 8기의 노후 발전소는 6월 한 달간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다. 또한 그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임기 내 단계적으로 폐쇄할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미세먼지 발생의 주원인이 화석연료의 연소인 만큼 국내 발전소 관리에 힘쓸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발전소 가동을 제한하는 것만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대기 질 개선을 위해선 공장 및 차량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관리하려면 규제하는 수단인 ‘배출기준’이 필요하다. 김동술<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에 따르면, 다른 국가에선 이러한 배출기준을 설정해 대기의 질을 관리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배출기준이 없어 미세먼지의 농도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때문에 배출기준 등 미세먼지와 관련한 법률적 요건을 성립하는 것도 미세먼지의 농도를 줄이는 데  있어 필요하다.

해외발 미세먼지, 대책 시급해
국내 발전소만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문제에 중국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중국에서 국제회의가 개최돼 가동되는 공장 수가 줄어들 때마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는 낮아졌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서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오염물질 중 최대 70%가 해외에서 온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에선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한국과 일본의 조기 사망자 수가 한해 3만 명에 이른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은 다르다. 중국의 한 언론매체는 “한국의 미세먼지 원인이 중국이라는 것은 아직 확인된 바 없다”며 “중국을 탓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를 해결할  근본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중국의 일부 전문가는 “한국의 미세먼지 원인은 중국이 아닌 내부적 요인에 있다”는 발언을 해 책임을 회피하기도 했다.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해 한‧중(韓中)외교는 더욱 중요하다.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한 우리나라의 피해와 입장을 중국에 명백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김동술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규제정책은 단기적이기에, 미세먼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며 “미세먼지를 중장기적으로 측정, 분석해 국내 오염 원인을 모두 밝히고 중국발 미세먼지의 국내 영향도 학술적으로 규명한 후 양국 간 국제협약에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몇 년 사이 심각해진 미세먼지를 두고, 일각에선 ‘공기 또한 사서 마셔야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정부가 국내 미세먼지의 원인을 ‘고등어구이’로 분석하며 다소 황당한 대처를 했던 탓에, 이번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 국민의 ‘숨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정부는 대내외적으로 하루빨리 미세먼지 해결에 힘써야 할 것이다.

*KF80, KF94: 각각 평균 0.6㎛와 0.4㎛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94% 이상 차단하는 마스크

도움: 안치형 수습기자 anchjk9511@hanyang.ac.kr 
김동술<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
김상헌<의대 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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