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끝이 아닌 시작
대선, 끝이 아닌 시작
  • 윤성환 기자
  • 승인 2017.05.13
  • 호수 14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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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행보, 계속해서 지켜봐야…

▲ (좌) 문재인 대통령, (우) 김정숙 영부인
 지난 10일 오전 8시 9분, 공식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낮 12시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헌법정권 사상 첫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보궐 선거였기 때문에 이번 취임식은 역대 대통령과 다르게 간소하게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오늘부터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여러분도 섬기겠다”며 “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되는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차이 줄어들고 세대차이 늘어나
제19대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은 77.2%에 달했다. 이는 지난 6번의 대선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사전 투표율 또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26%를, 재외국민 투표율은 제18대 대선보다 11.5% 오른 75.3%를 기록했다. 그러나 애초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기대했던 80%대의 최종 투표율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대선 후보 지지율도 지난 대선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제18대 대선 당시에는 서울과 호남 지역에서만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대구·경북·경남 세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세 지역에서도 문 대통령은 각각 △21.8% △21.7% △36.7%의 지지율을 얻었다. 지난 3번의 대선 개표결과를 보면 대구·경북 지역은 보수 측 후보가 진보 측 후보에 비해 3배 이상의 득표율을 보였고, 부산·울산 지역은 보수 측 후보가 우세했던 것이 이번 대선을 통해 뒤집혔다. 경남 지역의 경우도 보수 측 후보와 0.5%의 차이만을 보였다. 이는 공고했던 지역주의가 어느정도 완화된 것을 방증한다.
출구조사에 따른 연령별 지지율은 20~50대에서 각각 △47.6% △56.9% △52.4% △36.9%로 문 대통령이 1위를, 60대 이상은 홍준표<자유한국당> 후보가 48.2%로 1위를 기록했다. 50대 연령층에서는 주로 보수 측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지만 이번 대선의 경우 역전됐고, 20~50대와 60대 이상의 지지율 격차가 크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의 결과가 ‘보수·진보’라는 진영 논리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주의 색채가 옅어진 이유도 국민들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으로 인해 생겨난 변화라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국민통합의 길
선거 개표 결과를 지켜본 문상지<과기대 분자생명과학과 14> 군은 “불행한 역사 속에서 분열된 국민을 통합시켜줬으면 좋겠다”라며 새 대통령에게 앞으로의 바람을 전했다. 문 대통령 역시 취임식에서 국민 대통합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강석천<조선일보> 논설고문은 대선 직후, 칼럼 ‘적폐 청산 매달리면 협치(協治)는 물거품’에서 “대통령은 정권의 첫 시험대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대미 관계 수복에 나서야 한다. 협치를 통한 정권의 안정기반 확보가 그래서 더 절실하다”라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처럼 통합과 협치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중요한 국정 과제라고 볼 수 있다.

바뀐 대통령, 청년의 삶도 바뀔 수 있을까?
지난 11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국내 청년실업률이 11.2%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김미진<한국청년유권자연맹> 사무총장 역시 청년 문제 중 가장 시급한 것으로 ‘일자리’를 꼽았다.
문 대통령은 ‘N포 세대’로 대표되는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 △대학 기숙사 수용인원 5만 명 확대 △반값등록금 추진 △병사 복무 기간 18개월 단축 △블라인드 채용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사무총장은 “청년 문제는 오랜 기간 축적돼온 것”이라며 “다른 부서가 아닌 ‘청년부’를 설치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의견을 냈다. 미봉책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직장인 오윤경<서울시 구로구 25> 씨는 “공휴일임에도 쉬지 못할 때가 많다”라며 “적절한 근로시간을 시행할 수 있는 정책을 속히 마련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투표권 행사만큼 중요한 것
이제는 새 대통령이 국민에게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지켜봐야 할 차례다. 취임을 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후보 시절 약속했던 공약들을 빠르게 지켜나가고 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벌써 △국정 교과서 폐기 △세월호 관련 재수사 △한·일 위안부 재합의에 대한 논의 등이 재검토되거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냥 긍정적인 평가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의 지난 4년 간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 기록을 보면 통과된 법안발의가 0건으로 드러났다. 국회의원직뿐만 아니라 당대표직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악조건이 있었지만 대통령으로서 공약이행에 대한 물음표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지난 국정농단의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새 대통령의 행보를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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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도 2023-07-29 16:15:49
이 글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과 대선 결과에 대한 설명이 잘 담겨있습니다. 대통령 취임식과 지역, 연령별 지지율 변화, 그리고 청년 문제에 대한 언급이 인상적입니다. 또한 국민통합과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점도 좋았습니다. 앞으로 새 대통령이 공약 이행과 국정 운영에 어떻게 나아가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메시지가 잘 전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