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사설] CJ E&M은 故 이한빛 씨의 죽음에 진실로 응답하라
[기자사설] CJ E&M은 故 이한빛 씨의 죽음에 진실로 응답하라
  • 한대신문
  • 승인 2017.04.30
  • 호수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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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 故 이한빛 씨가 종영 다음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이 재조명 되고 있다. 경찰은 그의 죽음을 ‘단순 자살’로 단정 지었지만 세상에 단순한 자살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명백하게 대기업이 개인에게 자행한 ‘사회적 살인’이다. 고인이 남긴 녹취록과 휴대폰 통화 내역은 누가 범인인지 말해준다.
대책위 발표 이전, 유가족은 CJ E&M에 진상 규명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학대나 모욕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됨”이라는 서면 조사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조사 결과는 금세 거짓으로 드러났다. 고인이 남긴 녹취록에 선임 PD가 고인에게 한 모욕적인 언사가 고스란히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CJ E&M의 거짓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들은 고인에 대해 “근무강도가 특별히 높지 않았다”며 역으로 그의 근무태만을 주장했다. 그러나 고인의 통화내역과 카드 사용내역을 통해 조사한 결과, 55일의 촬영기간 중 고인에게 주어진 휴일은 단 2일, 수면시간은 평균 4.5시간에 불과했다. 근무태만이라는 사측의 주장은 오히려 노동 착취를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논란이 일자 CJ E&M은 “이례적인 수준의 따돌림, 인권침해는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앞선 그들의 주장이 하나하나 거짓말로 들통 났음에도 여전히 같은 내용의 거짓말을 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책임회피를 위해 부단히 거짓말을 늘어놓는 CJ E&M의 태도는 대기업의 무책임하고 뻔뻔한 민낯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익숙한 레퍼토리다. 삼성이 백혈병으로 고통 받은 故 황유미 씨를 대하던 태도와 전혀 다르지 않다. 이처럼 대기업이 힘 없는 개인을 착취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그렇기 때문이라도 이번 사건은 더더욱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부디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또 제2의 ‘이한빛’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 규명이 이뤄지길 바란다. CJ E&M도 대책위와의 논의에 정식으로 참여해 사원의 죽음에 대한 사회적, 도덕적 책임을 다하고   故 이한빛 씨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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