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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 살고 싶습니다
늘어나는 비자발적 1인 가구...공공부문 지원 필요성 높아져
2017년 04월 08일 (토) 17:46:01 김현중 기자 dydhem3@hanyang.ac.kr

   
   

우리나라 가구 구성비가 변하고 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인 가구는 520만 가구로 전체의 27.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0년 전체의 9%보다 약 3배 증가한 수치다. 2035년에는 763만 가구로 1인 가구가 전체의 35%가량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계한다. 홀로서기가 대세로 떠오르는 사회가 온 것이다.
우리나라 1인 가구의 유형은 형성 요인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혼자가 좋아서 혼자가 된 ‘자발적 1인 가구’이다. 이들은 주로 자유롭고 주체적이며 최근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의식 구조와 가치관의 변화만이 사람들을 ‘혼자’로 만들지 않는다. 1인 가구를 구성하는 두 번째 유형은 많은 강제적 사회 요인들로 인해 홀로 사는 ‘비자발적 1인 가구’다. 비자발적 1인 가구는 △고용 불안으로 인한 취업난 등의 사회적 요인에 따른 청년층 가구 △이혼, 만혼 등에 의한 중년층 가구 △고령화, 사별로 인한 노년층 가구로 구성된다.
자발적 1인 가구는 대체로 소득이 높고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뚜렷해 삶의 질이 비교적 높다. 반면 비자발적 1인 가구는 우리 사회의 빈곤, 사회적 고립 등으로 삶의 질이 낮다. 삶의 질이 낮음에 따라 비자발적 1인 가구 집단은 △제도적 지원의 한계 △경제적 빈곤 △사회적 고립 등의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이로 인해 그들은 사회 정책의 주요 대상으로 분류된다. 

   
   

제도적 지원 체제의 사각지대
우리나라 법률 기준, 가족이 되기 위해선 2인 이상의 구성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1인 가구는 법률상 가족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때문에 1인 가구는 각종 가족 복지정책 및 4인 가구 기준의 공공정책에서 소외된다. 우선, 이들은 현 조세 정책의 세액 공제와 관련된 부분에서 제외된다. 기존의 4인 가구는 공제 혜택을 적용 받을 수 있지만 1인 가구는 여기서 제외된다. 이는 저소득자이면서 독신이거나 부양가족이 별로 없는 사람들에게는 불리한 방식이다.
기존의 주택 관련 정책 또한 문제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택 보급률은 2015년을 기준으로 102.3%이다. 하지만 1인 가구를 고려하면 주택 보급률은 80%대로 추계된다. 이는 가구 수 산정에 있어 1인 가구를 고려하지 않아 과대평가된 수치다. 1인 가구에게 적합한 소형 임대 주택이나 저렴한 공공주택은 부족한 것 역시 문제다. 기존 4인 가구 중심의 주택 구조는 현재 과잉 공급 상태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에는 주택 수요가 줄고 월세나 임대 비중이 높아지는 양상의 이상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관련해 1인 가구 지원에 대한 조례를 발의한 박용수<경기도의회 도의원> 의원은 “우리나라 가구 구조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데 법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해외 국가의 선례와 같이 1인 가구의 양상을 분류해 계층별로 적합한 지원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프랑스, 노르웨이 등의 국가에서는 법률적인 가족 개념을 재정의하거나 가족과 가구를 분리한 복지정책을 통해 1인 가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며 1인 가구 확산에 대해 오래전부터 대비해왔다. 

   
   

빈곤이라는 이름의 불치병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밝힌 1인 가구의 빈곤율은 50.5%로,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이 경제적으로 빈곤함을 알 수 있다. 비자발적 1인 가구의 경제적 빈곤은 주로 노년층과 청년층 1인 가구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이는 주로 소득 빈곤과 주거 빈곤의 양상으로 나타난다.
청년층 1인 가구의 소득 빈곤 문제의 원인은 고용률 감소로 인한 취업난과 학자금 대출, 생활비로 인한 청년 부채의 증가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청년층 1인 가구 계층 중 25~29세 빈곤율은 2014년 5.9%, 2015년 7.1%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유림<서울특별시 은평구 26> 씨는 취업 준비로 인해 가족으로부터 독립한 1인 가구다. 이 씨는 낮에는 취업 준비를 위한 학원에 다니고, 밤에는 아르바이트하면서 살고 있다. 월 80만 원 정도 소득에서 임대료, 보험비, 통신비를 비롯한 고정 지출과 식비를 제외하면 남는 것이 없다. 이 씨는 “생활비를 아무리 아끼려고 해도 항상 부족하다”고 말했다.
소득 빈곤의 더 큰 문제는 노년층에 비해 청년층은 복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오래전부터 사회적으로 문제가 돼왔던 노년층 가구에 대한 소득 보장 중심의 지원 정책은 마련돼 왔다. 하지만 청년층 지원 정책은 단순 고용 지원 정책에 그치고 있어 부족한 실정이다.
주거 빈곤 문제는 청년층 1인 가구 중 주로 대학생층에서 나타난다. 한국장학재단에서 발표한 1인 가구 대학생 *주거 빈곤율은 79.9%다. 어렵게 구한 주거지는 최소한의 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는 경우도 많다. 장종훈<서울시 성북구 25> 씨는 “서울에서 적당한 가격에 생활환경이 만족스러운 집을 찾는 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라고 말했다. 또한 “집이 좁아 불편하지만 익숙해지다 보니 그냥 받아들이게 됐다”며 열악한 주거 환경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서울시 소재 대학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 역시 2015년 기준으로 11.57%이다. 이에 따라 많은 대학생이 외부에서 주거지를 구한다. 기숙사에 입사하지 못한 대학생들은 비교적 임대료가 싼  외곽 지역에서 집을 구하거나, 좁은 집에 여러 명이 함께 살며 임대료를 분담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소외돼가는 1인 가구
2015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전국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로 생활하면서 가장 힘든 점을 ‘심리적 불안감과 외로움’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6%로 가장 높았다.(그래프 참고)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개인주의화로 인한 단절 △무연고화로 인한 고립 △사회적 관계 단절 등은 사회 고립화 경향을 악화시켰다.
이러한 경향은 고독사 문제로 직결된다. 한국1인가구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사회적 연결망이 부족한 비자발적 1인 가구의 고독사가능성은 다른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고독사 문제는 이전에는 노년층에서 주로 일어났지만, 비자발적 1인가구가 증가하는 현대 사회에서 더는 특정 연령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고독사는 중년 남성층에서 빠른 증가 추이를 보인다. 더불어 청년층 비자발적 1인 가구의 심리적 외로움, 우울증 증가 또한 고독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바뀌는 가구 구조, 바뀌어야 할 정책
최근 혼밥(혼자 밥 먹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등의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싱글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불편한 싱글들’의 그늘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비자발적 1인 가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복지 정책과 법률 체계에 대한 논의가 점차 커지고 있다. 그 예로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국민신문고를 통해 ‘1인 가구에 대한 제도적‧정책적 지원체계’에 대해 논의한 것과 정부 차원에서 청년 주택 지원 제도 마련과 공공 임대 주택 확장을 추진한 것을 들 수 있다.
1인 가구가 미래 사회에 큰 구성비를 차지하게 될 유형의 가구인 만큼 공공 부문 역시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이에 대해 1인 가구의 소비 성향과 패턴 분석을 통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1인 가구가 각종 사회 구조와 사회적 지원체계로부터 배제되지 않기 위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적 부문에서 개인과 개인을 연결할 수 있는 사회적 연결망을 구축해 비자발적 1인 가구를 지원해야 한다.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오기 위해 이와 같은 공적 분야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거 빈곤율: 소득의 30% 이상이 임대료로 지출되는 것       

김현중 기자  dydhem3@hanyang.ac.kr

참고문헌 : 이경아, 곽윤영,
1인 가구 소비행태와 소비자문제 연구, 한국소비자원, 2015.
권현정, 청년 1인가구의 주거복지 실태와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건국대학교, 2015,   
유병규, 통계에 담긴 진짜 재미있는 경제, 매일경제 신문사,2012.

인포그래픽 출처 :  국민권익위원회
한국복지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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