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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내 삶의 원동력
웹툰 작가 천경준
2017년 04월 08일 (토) 17:29:35 김도엽 기자 j52590@hanyang.ac.kr

   
 

스낵 컬처의 대표주자인 ‘웹툰’. 웹툰 시장에 뛰어드는 작가 지망생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쉽지만은 않은 것처럼 그 또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웹툰 작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천경준<사범대 응용미술교육과 11> 군 (이하 천 군). 휴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본지와의 인터뷰에 흔쾌히 학교까지 찾아온 그를 만나 꿈을 향해 걸어왔던 길과 웹툰 작가로서 웹툰 시장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만화를 사랑한 사범대생
천 군은 어렸을 때부터 만화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어렸을 때 종일 만화를 봤었어요. 만화 대여점을 가서 책꽂이에 있는 만화를 다 볼 정도였죠.” 자연스레 초등학생 시절부터 그의 꿈은 만화가가 됐다. 그림을 혼자서 그려보며 만화가의 꿈을 키워나갔던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미대 입시를 준비했고, 우리 학교 응용미술교육과에 입학하게 된다.
천 군은 학생회장을 맡을 정도로 학교생활에 충실하면서도 만화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았다. 그 열정으로 숱한 공모전에 도전하기도 했다. “공모전을 통해서 만화 작가에 데뷔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많이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모전에서 떨어졌죠.” 그런 그에게 큰 기회가 생겼다. ‘네이버’에서 신인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주최한 ‘지옥캠프’라는 공모전에 선발된 것이다. “만화가 지망생들을 불러 합숙을 하며 만화를 완성하는 공모전이에요. 우수작은 실제로 연재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죠.”

웹툰 작가, 마침내 이룬 그의 꿈
천 군은 2014년 ‘피키캐스트’라는 사이트에 단편 만화를 연재하게 된다. “피키캐스트에서 요리만화 단편선이라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신인작가들이 요리에 관련된 만화를 그리는 형식이었죠. 그곳에서 기회를 얻어 웹툰 작가로 본격적으로 데뷔하게 됐습니다.”
이후 그는 인터넷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다 결국 작년, 한 웹툰 플랫폼에서 「보더라인」이라는 SF 장르의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SF 장르가 웹툰에 별로 없다고 생각해 SF 만화를 그려보자는 생각으로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와중, 제게 정식으로 연재를 원한다는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정식 연재를 시작하게 됐죠.”
인간과 로봇의 이야기를 다룬 SF 만화 「보더라인」을 통해 어엿한 웹툰 작가로 성장하게 된 그는 자신만이 가진 특색으로 연출력을 꼽았다. “저는 작품에서 그림이 컷 안에 갇혀있기만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때로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한층 더 역동적인 그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죠.” 자신만의 특색을 키우기 위해 때로는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만화나 매체를 접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천 군은 컷의 크기를 제한하지 않고 다양하게 조절하며, 전투 장면을 현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연출에 차별성을 뒀다.


천 군의 이야기를 듣던 중, 그의 독특한 필명에 눈길이 갔다. 글을 담당하는 ‘샤소’와 그림을 담당하는 ‘빠타쿠’가 그의 필명이었는데, 가상의 인물을 창조해 독자들에게 마치 별개의 두 인물인 것 같은 느낌을 줬다. 필명의 의미와 그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천 군은 웃으며 대답했다. “둘로 나눴던 이유는 제 글과 그림을 따로 평가받고 싶었어요. 웹툰 작가들은 스토리 작가와 그림 작가를 따로 두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스토리를 직접 짜는 것을 좋아해요”라며 “그림에 가려져서 스토리가 저평가 받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렇게 가상의 인물을 통해 활동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이중인격 콘셉트로 인해 웃지 못할 해프닝을 겪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가 연재하는 플랫폼에서는 소속 작가에게 후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다. 문제는 독자들이 작가가 2명이 존재하는 줄 착각해, 2명분의 후원금을 주기도 했던 것이다. “제가 안일하게 생각한 부분이었죠. 연재 도중 해명할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웹툰을 완결하고 나서야 독자들에게 사과를 구했습니다. 다행히 그럴 수도 있다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했지만, 여전히 죄송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천 군은 연재를 하게 되면서 작가라는 이름이 결코 가벼운 게 아님을 느꼈다고 한다. “작가가 독자의 입장을 이해하지 않는다면, 독자를 무시하는 행동으로 비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자들이 믿음을 주는 만큼, 그 믿음이 헛되지 않게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는 힘든 연재 생활을 버틸 수 있게 해준 것 역시 독자들이라고 했다. “독자들의 댓글을 읽을 때면 연재를 가볍게 생각했던 제 자신을 반성하게 돼요. 물론 제가 좋아서 연재하는 부분도 있지만, 결국 그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도 독자들이잖아요. 힘든 연재 생활을 이겨낼 수 있게 해 준 독자들에게 감사해요.”

   
▲ 천 군의 첫 연재 작품 「보더라인」. 로봇으로 전신을 개조당한 인간이 기억을 되찾기 위한 사투를 그린 내용으로, 인간과 로봇의 경계선이라는 뜻에서 「보더라인」이라는 이름을 탄생시켰다.

성장한 웹툰 시장, 이제는 뒤돌아봐야 할 때
천 군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웹툰.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았다. 웹툰 시장이 크게 성장하게 된 배경으로 천 군은 ‘사람들의 바쁨’을 그 이유로 꼽았다. “저는 사람들이 바쁘면 바쁠수록 웹툰 시장이 커지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짧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찾는데, 웹툰이 거기에 딱 들어맞은 것이죠.”
하지만 빠른 성장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다. “작품의 질이나, 작가들의 정신은 시장이 성장한 만큼 성장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림의 질이 떨어지는 작품이 늘어나기도 했죠.” 얼마 전 SNS를 통해 독자를 무시한 일부 작가들의 태도 논란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독자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며 “작가는 결코 독자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독자를 무시하는 순간 스스로가 작가의 자격을 버리는 것이라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물음에 그는 “청소년의 숨겨진 인터넷 성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그는 작품활동 뿐만 아니라 진로강의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는 절대 제가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많은 노력을 통해 데뷔할 수 있었죠. 이런 제 경험을 많은 학생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천 군은 아직 막 첫발을 뗀 신인의 위치이지만, 그가 생각하는 웹툰에 대한 생각은 결코 신인 같지 않았다. 자신의 실력 또한 아직 부족하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기자는 웹툰 작가로서 그가 보여준 열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 천 군은 자신이 만화가를 할 수 있게 된 이유로, ‘일단 해보자’를 말했다. 자신이 그림을 결코 잘 그려서 된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만화를 일단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뛰어들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사진 김희연 기자 kimhy108@hanyang.ac.kr
사진 제공: 천경준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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