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천안함과 세월호 추모, 정부 대처가 만든 차이
[아고라] 천안함과 세월호 추모, 정부 대처가 만든 차이
  • 오현아 부편집국장
  • 승인 2017.03.26
  • 호수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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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현아 <부편집국장>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해상에서 대한민국 해군의 ‘천안함’이 침몰했다. 탑승해있던 104명 중 46명이 사망 및 실종자 처리가 됐다. 국가의 부름을 받아 국방의 의무를 다 하던 청년들이 북한의 어뢰에 의해 아까운 목숨을 잃은 사건이었다.
2014년 4월 16일, 탑승객 476명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했다. 처음에는 전원 구조를 했다던 오보가 있었지만, 결국 304명의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 거기에 탑승객의 대부분이 안산 단원고등학교의 학생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안타까움을 샀다.
두 사건은 ‘거대선박’에서 일어난 사고라는 점,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일까? 자꾸 두 사건은 비교선상에 놓인다. 특히 이번에 천안함 7주기와 세월호 인양 소식이 겹쳤지만 후자에 더 이목이 집중되면서 일각에선 ‘왜 세월호만 추모를 하고 천안함은 추모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다시 흘러나왔다.
그러나 일단 두 사건은 사후처리가 매우 달랐다. 천안함 피격 사건도 물론 모든 의혹이 깔끔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정부와 민간합동으로 원인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고 공식적으로 북한의 어뢰에 의한 사건이라고도 발표도 있었다. 원인규명을 위해 선박을 인양한 것도 사건 발생 후 약 20여 일 후였다. 정부 측에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을 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반면 세월호 참사는 아직까지도  모든 것이 오리무중인 상태다. 사건 당시 우리는 세월호가 가라앉는 와중에도 사건을 해결해야할 정부의 컨트롤 타워 부재, 해경이 구조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상황 등을 모두 지켜봤다. 또 정부는 여전히 사고의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고, 선박의 인양도 3년이 지난 지금에야 이뤄졌다. 적극 원인규명을 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분노, 그리고 이에 대한 항의가 국민들이 세월호 사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더 적극적인 추모를 하게 만드는 것이다.
두 사건 모두 안타까운 일임에는 이견이 없다. 앞서 말했듯 추모의 정도의 차이는 그저 그 성격이 다름에 기인한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깊은 논의 없이 ‘순국’한 군인, 그리고 사고 당한 ‘학생’의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것은 이 문제를 소모적인 논쟁으로 이끌어갈 뿐, 지양해야 할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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