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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군기도, 차별도 똑같은 폭력이다
2017년 03월 19일 (일) 23:33:26 오현아 부편집국장 dhgusdk94@hanyang.ac.kr

 
   
  ▲ 오현아 <부편집국장>  

지난달 27일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특정 과의 새로배움터에서 군기 사건이 터졌고, 이는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를 통해 큰 논란이 됐다. 하지만 인터넷 매체의 특성상 제대로 된 정보만 퍼진 것은 아니었다. 몇몇 누리꾼은 해당 사건이 서울캠퍼스에서 벌어진 일이라 생각했고, 학생들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억울함을 느낀 서울캠퍼스 학생은 해당 게시글에 반박하는 댓글을 달았다. 대부분이 서울캠퍼스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댓글이었다. 그러나 억울한 감정으로 인해 과격해져서일까? 댓글 중, 도를 넘은 비난도 눈에 띄었다. 그 비난들은 분명히 논리적으로 여러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좋아요’가 눌리며 많은 사람의 공감을 받았다. 
그 중 하나는 학교 이름이 같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ERICA캠퍼스 취급을 받기 싫다며, 서울캠퍼스와 구분 짓기 위해 명칭을 따로 달아야한다는 주장이었다.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가 별도의 커리큘럼, 입학 방식을 지니고 있고 분리된 학교로 운영되고는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특정 캠퍼스에게만 ‘한양대학교’의 명칭이 허락된 것은 아니다. 더 나아가 입학성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두 캠퍼스가 차별된 대우를 받아야 할 필요성도 당연히 없다.
두 번째는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의 인성에도 큰 차이가 있다는 류의 의견이었다. 이 댓글은 기합을 준 소수 학생의 책임을 ERICA캠퍼스 학생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 한다는 문제점도 있지만, 양 캠퍼스의 인성을 이런 방식으로 비교한다는 측면에서도 틀렸다고 할 수 있다. 서울캠퍼스 학생이 ERICA캠퍼스 학생들보다 단순히 입학성적, 수능성적이 조금 높은 것이지 인격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또 서울캠퍼스 안에서도 다양한 군기사태가 있었다. 그러므로 이번 사건을 통해 두 캠퍼스의 인성을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렇듯 논리에 문제가 있는 비난이 왜 많은 공감을 받은 것일까. 바로 우리 안에 공고히 내재화된 학벌주의 때문이다. 대학을 들어가는 순간 학교의 이름이 내 신분이 되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물론 지금의 대학생들도 평생 받아온 교육으로 인해 ‘학벌주의’가 하나의 당연한 이데올로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우리가 내려놓지 않으면 평생 우리는 ‘신분사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단순히 신체적으로 위압을 가하는 ‘군기’ 사건만이 폭력은 아니다. 생각 없이 내뱉은 말도 어떤 이에겐 언어폭력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우리 안에 내재된 이런 차별의 시선도 일종의 폭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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