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하지 않은 행복기숙사
모두가 행복하지 않은 행복기숙사
  • 김현중 기자
  • 승인 2017.03.04
  • 호수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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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A캠퍼스 행복기숙사 증축과 개관, 술렁이는 학생들

 

▲ 동계 방학 기간 인재 2관이 철거되고 있는 모습이다.

ERICA캠퍼스 행복기숙사가 올해 개관해 신입생 및 재학생들이 입주할 수 있게 됐다. 행복기숙사는 정부의 대학 주거비 부담 경감 정책에 따라 낮은 이자의 공공기금을 지원받아 건립된 기숙사다. 많은 학생이 저렴한 가격에 좋은 기숙사 시설을 이용하게 하자는 취지로 준설됐지만, 공사 과정과 입주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가 생겼다.

 

여학생들의 기숙사 선택권 침해
행복기숙사가 증축되면서 학교 측은 비교적 낙후된 기숙사인 인재 1관과 인재 2관을 방학 중에 철거했다. 철거에 대한 결정은 행복기숙사 준공 단계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기숙사 홈페이지에 다수의 민원이 올라왔다. 민원은 인재 2관 철거에 대한 공지가 부족했고, 학교 측이 학생과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인재 2관에 거주했던 정민혜<언정대 광고홍보학과 14> 양은 “많은 여학생이 저렴한 기숙사를 선택할 권리를 잃었다”며 “인재 2관에서 지내면서 시설에 큰 불편함이 없었는데 학생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철거가 진행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숙사 측은 “노후화된 건물을 계속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한데, 증축으로 인한 경제적 효율성과 캠퍼스의 지속적인 발전을 고려해 철거를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행정팀 관계자는 “인재 2관에 있던 지반이 침수로 인한 위험성이 있었다”며 철거 이유를 덧붙여 설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들과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제대로 된 공지 역시 없었다.

입주 과정에서의 미흡한 준비 상태
지난달 23일 학생들이 행복기숙사에 입주하면서 또 한 번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행복기숙사에 학생을 입주시킨 것 아니냐는 것이 민원의 내용이었다. 민원을 게시한 학생들은 “천장이나 벽에 구멍이 뚫려있고, 제대로 청소도 돼있지 않아 시멘트와 페인트 냄새가 나며, 심지어 방에 백색 가루가 날려 생활하기가 힘들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해당 문제는 기숙사 공사가 예상보다 지연되며 발생했다. 기숙사 측은 “입학식과 학교 행사로 인해 입주 일정을 연기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행정팀 관계자는 “좀 더 정돈된 모습으로 학생들을 맞이했어야 했는데 준비가 미흡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또한 “불편에 대해서는 관리 인력을 배치하는 등 즉시 조치를 하고 있다”며 추후 대책을 약속했다.

모두에게 행복한 기숙사가 되려면
인재 2관 철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당장 해당 기숙사에 거주하던 학생들의 알 권리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행정팀 관계자는 “철거는 학생의 편의성과 경제적 효용을 늘리기 위해 결정한 일이었지만 이에 대한 관련 공지와 소통은 부족했다”며 “주요 사안에 대한 제대로 공지하고,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행복기숙사 입주 과정에서 생긴 문제점은 기숙사 측의 입주준비가 미흡했다는 점과 담당 시공사와의 일정 조율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사건의 피해 학생에 대해 배동현<창의인재원 기숙사 자치회장> 군은 “학생권익위원회와 기숙사 자치회 간 소통을 통해서 사과문을 게시하고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 또한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밝혔다.  
신축된 행복기숙사가 그 취지에 맞게 운용되기 위해서 학생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불편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 그와 동시에 학교 측도 원활한 소통을 위한 창구를 마련해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행복기숙사가 ‘행복’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기숙사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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