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건강 24시
대학생 건강 24시
  • 이태성 기자, 손채영 수습기자
  • 승인 2016.12.29
  • 호수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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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두 명의 학생이 있다. 신입생 A양과 취업준비생 B군이다. A양은 오늘도 지각이다. 어제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수다를 떨다가 늦잠을 잤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는 수업 시간에 쫓겨 먹지 못했고, 수업이 끝난 뒤에 아침 겸 점심 식사를 했다. 수업을 모두 마친 뒤에는 새로 가입한 동아리의 회식 장소로 향했다. 다이어트를 위해 저녁은 안주로 대신했다. 신나는 분위기에 3차까지 과음을 했고 집에 돌아가 스마트폰을 하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반면 취준생 B군은 어젯밤 과제를 하느라 밤을 새웠다. 조금이라도 더 자기 위해 아침 식사는 걸렀고 너무 피곤한 나머지 편의점에 들러 고카페인 에너지음료를 마셨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취업 준비를 위해 관련 사이트를 확인하느라 오랜 시간 컴퓨터 앞을 지켰다. 취업 준비에 운동할 시간마저 줄어만 가는데, 요새는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가 늘었다.
짧은 글을 읽었을 뿐인데 벌써 그들의 건강이 걱정된다. 하지만 두 학생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흔한 대학생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건강을 위해 대학생이 주의해야 하는 것과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알아보자.

과음 및 폭음
술은 대학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선후배 간의 회식 자리에서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도 술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하지만 술이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은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과도한 음주는 각종 암과 간질환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우울증 등 정신 질환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생에게 술이 치명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술의 알코올 성분이 뇌 기능을 저하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치매는 한번 악화가 되면 원상태로의 복구가 불가능한 질병이기 때문에 젊은 대학생들에게 치명적이다. 특히 과도한 음주 뒤에 필름이 끊기는 것이 잦아지거나 반복된다면 알코올성 치매의 전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각종 행사나 회식 때문에 술을 피하는 것이 어렵다면, 음주 습관을 고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선 먼저 공복에 술을 마시는 것을 피해야 하며 주량도 소주 기준 반병을 넘지 말아야 한다. 술자리는 1주일에 2회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안주 없는 술자리는 삼가고 만일 과음을 하게 됐다면 적어도 3일간은 금주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규칙한 식생활과 수면장애
매일 시간표가 다른 대학생들에게 제시간에 맞춰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너무 바빠 식사를 아예 거르는 것도, 시험공부나 과제를 위해 밤늦게까지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이러한 생활습관은 신체의 호르몬 분비에 비정상적인 변화를 주게 돼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불규칙한 식생활과 수면장애가 지속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증가한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갈 경우에 분비된다. 혈압과 포도당 수치를 높여 에너지를 공급해주기 위해서다. 한편 식욕을 억제하고 신체의 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주는 호르몬인 ‘렙틴’은 감소한다. 에너지가 과다 공급되고 대사는 방해받게 되는 이러한 호르몬 변화는 고혈압과 비만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특히 렙틴이 감소하게 되면 신체는 지방의 축적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게 된다. 이 때문에 밤에도 계속해서 음식을 먹게 되는 야식증후군1)이 유발될 수 있다. 밤에 먹는 야식은 소화도 잘 안 될 뿐만 아니라 수면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악순환이 반복된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야식을 피하는 것이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줄이면 분비량 또한 정상적인 수치로 회복될 수 있다. 렙틴의 분비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6시 이후엔 금식하고 10시엔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생들에게 이것은 현실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하므로 적어도 야식만큼은 반드시 삼가야 한다.

1) 야식증후군: 저녁 7시 이후의 식사량이 하루 전체의 50%를 넘는 증상이다.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하는 발생할 수 있고 불면증 등의 수면장애를 동반한다.

장시간 앉아있는 습관
도서관에 가면 한자리에 오랜 시간 앉아 있거나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바르지 않은 자세로 오랜 시간 있을 경우 골반이 뒤틀릴 수 있어 위험하다. 골반의 뒤틀림은 척추와 목뼈의 뒤틀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척추옆굽음증(척추측만증), 척추추간판탈출증(디스크), 일자목 등의 증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심한 경우에는 얼굴의 좌우가 비대칭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리를 꼬고 앉아선 안 되며 뒷주머니에 지갑이나 휴대전화를 넣은 상태로 앉는 것 또한 치명적이다. 어쩔 수 없이 앉아서 작업해야 한다면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 긴장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또한 허리 강화 운동을 통해 척추를 지탱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도 좋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척추 부근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할 만큼 척추가 틀어져 있다면 즉시 정형외과에 내원해 증상의 악화를 막아야 한다.

에너지 음료
밤늦게까지 과제나 공부를 하는 날이면 에너지 음료를 찾는 대학생들이 많다. 에너지 음료에는 카페인이 다량 함유돼있어 피로 감소와 각성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도한 섭취 시 현기증, 수면장애, 카페인 중독 등 여러 부작용이 있어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에너지 음료를 평소에 즐겨 마신다면 카페인 중독을 의심해 봐야 한다. 에너지 음료의 주성분인 카페인은 중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중독된 이후에는 이전만큼의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으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는 결국 더 많은 카페인 섭취를 유발해 위궤양이나 고혈압, 우울증 신체에 등 더 치명적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피로감 때문에 에너지 음료를 섭취해야 한다면 여러 번에 나눠 마시고, 습관적인 섭취는 지양해야 한다. 에너지 음료 한 캔에 적게는 30mg에서 많게는 200mg까지 카페인이 함유돼있는데 성인의 일일 카페인 권장량이 400mg인 점을 고려해 섭취해야 한다. 또한 카페인의 이뇨 작용으로 빠져나가는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운동부족
운동이 부족한 현대인의 생활습관은 ‘운동부족병’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걷지 않아도 되고, 공부하거나 일하는 시간이 많아 운동할 시간 또한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생의 경우, 오랜 시간 책상 앞에 앉아있어야 하며 여가시간에 운동보다는 TV를 시청하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운동부족이 더욱 심각하다.
운동부족은 체력 저하, 빠른 노화, 비만 등 여러 질병을 유발한다. 그중에서도 체력 저하는 공부와 여러 활동으로 바쁜 대학생들에게 치명적이다. 체력이 부족하면 같은 시간을 자도 쉽게 피로해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아 집중력과 학습능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은 체력을 향상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등 긍정적 효과를 준다. 하루에 30분씩 걷기 등 간단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운동할 시간을 따로 낼 수 없다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자리에 앉지 않고 서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차이점 중 하나는 대학교에서는 학생의 자율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학생이 직접 수업을 선택해 자신의 시간표를 구성하는 시스템도 그 예다. 그래서 밤새 술을 마시느라 수업에 빠져도, 시험지를 백지로 제출해도 누구에게도 혼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면 끝이다. 이것은 건강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명심해야 하는 것은 시험을 망쳤을 땐 재수강이 가능하지만, 건강을 망쳤을 땐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더 나은 대학생활을 위해 지금 당장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
만약 전문적인 검진을 원한다면 전국에 16개 의원을 보유한 한국건강관리협회(www.kahp.or.kr)나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한양대학교 국제병원(ih.hyumc.com)의 검진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자신이 원하는 검진 항목을 선택해 검진 받을 수 있으며 한양대학교 국제병원의 경우 재학생들에게 검진 비용의 20%를 할인해준다고 하니 참고하자.

도움: 정승준<의대 의학과> 교수
참고: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칼럼, 「하루 한두 잔의 음주는 치매 진행에 나쁜 영향을 미치나요?」
박정숙·이은주·이채영·정현선, 「대학생의 고카페인 에너지음료 섭취실태, 위험 인식 및 부작용 경험」, 2015
김주영, 「젊을을 주고 삶을 활력 있게 만드는 “운동”」,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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