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풍물패 소음 민원
반복되는 풍물패 소음 민원
  • 윤성환 기자
  • 승인 2016.12.03
  • 호수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모적인 갈등,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매학기 ERICA캠퍼스는 풍물패 동아리의 연습으로 인해 학생들의 불만이 반복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근 아파트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발생했다. 학생들의 불만은 △다른 학우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마땅히 연습할 만한 공간이 없는 것인가 △매일 연습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시험 기간마다 소음이 반복되는 것 같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에 대해 6개의 풍물패 동아리가 속해있는 ‘문예패연합(이하 문연)’ 회장 김지연<언정대 광고홍보학부 12> 양은 “공연 기간 외에는 각 동아리가 일주일에 한 번씩 연습하는데 학우들 입장에선 매일 연습한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며 “학우들의 불만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학교의 적극적인 조치 필요
문연은 풍물패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알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 중이다. 지난 10월에도 두 차례 회의를 통해 학생지원팀(이하 지원팀)과 그 방안을 논의한 상태다. 당시 지원팀이 요구한 방안은 △오후 9시 이후 연습 자제 △소극장 적극 활용 △학교 외 장소 모색 등이다.
그러나 문연 측은 그 방안들이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우선 오후 9시 이후 연습 자제는 잘 지켜지고 있으나 △대운동장 무용실 △본관 뒤편의 귀곡산장 △소극장 등의 공간은 소음방지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연습하기에 공간이 협소하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 외의 공간 사용은 비용 및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지난 10월 19일 지원팀과 문연 간 회의에서 문연은 지원팀에 연습 공간 신설의 예산과 장소에 대한 검토를 요청했다. 그러나 지원팀에서는 ‘학내에 있는 연습공간을 이용하는 것 외에는 긍정적인 답변이 어렵다’고 답할 뿐이었다. 그래서 결국 다음 회의는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 김 양은 “‘긍정적인 답변이 어렵다’는 답변으로는 어느 정도 검토가 이뤄졌는지 명확히 알 수 없었다”며 “구체적인 수치와 예산 등 학교 측의 입장을 이해할 만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공간 신설이 어렵다면 새로운 공간 모색에 함께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기존 공간 활용과 형평성 문제
한편, 지원팀은 문연과는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지원팀 측은 “문연이 원하는 정도의 장소는 아니지만 △대운동장 무용실 △본관 뒤편 귀곡산장 △소극장 등을 이용할 수 있다”며 “공간 신설보다는 현재 존재하는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좁은 장소에서도 역할을 나눠 연습하거나 고정된 연습계획표를 짜라는 것이다. 또한, 지원팀 측은 연습 공간 대여 문제의 경우 문연에 한해서 대여 횟수를 늘려주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학교 측은 문연에서 원하는 방음 공간 신설과 관련해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만만치 않은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공간에 대한 보완을 요구한다면 충분히 수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지원팀 측은 “풍물패 동아리만 해도 6개에 이르고 공연 준비 기간에는 매일 연습하고 있는데 건물 하나로 해결이 될지 의문”이라며 공간 신설에 회의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타 동아리의 경우 소극장, 체육관 등 기존 공간을 대여해 사용하고 있는데, 문연만을 위한 공간을 신설하는 것은 많은 검토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특정 동아리를 위한 공간 신설은 형평성의 문제로 연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차기 총학생회의 역할
2017학년도 ERICA캠퍼스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된 김태윤<국문대 중국학과 11> 군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 군은 “학생처에 어떤 민원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김 군은 문연과의 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 해결하고자 했다. 하나는 이 문제와 관련해 학교 측이 지원해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논의다. 다른 하나는 풍물패 자체적으로 소음문제를 줄일 방안에 대한 것이다. 한편 김 군은 “우선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문연 측에서 저희에게 전달해줘야 한다”며 “타당성을 검토하고 학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차후 총학은 문연과 함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자리걸음 중인 갈등
풍물패 소음 문제는 2012년 11월에 발간된 본지 제1376호에서도 다뤘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당시 기사의 내용은 현재 상황과 거의 일치한다. 문연 측은 연습장 마련을 요구하지만 학교 측은 이에 대해 예산 문제로 곤란하다고 하는 것이다. 4년이 지난 지금에도 같은 상황이지만 제대로 된 해결책 없이 ‘서로 노력하겠다’라는 말만 되풀이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정황을 봤을 때 문연과 학생지원팀 간의 의견 차이가 커 그 간격이 좁혀지기란 어려워 보인다. 우선 연습 공간 문제에서부터 의견이 갈린다. 일례로 지원팀은 대운동장 무용실 정도의 크기면 큰 편이라고 하지만, 문연은 상모를 돌리기엔 천장이 낮고 그 외 연습을 위한 공간도 좁다고 주장하는 식이다. 이미 지원팀과 문연이 지난 10월 두 차례나 소음 문제에 대해 논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팀과 문연은 서로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문연 측은 주로 10월과 11월 공연 시기에 거의 매일 연습한다. 6개의 풍물패 동아리가 동시다발적으로 연습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불만이 더 커지는 시기인 것이다. 그러므로 연습 시간이나 장소 등에 대해 미리 공지하는 것과 같은 자체적인 해결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 또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측도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연습장 신설이 어렵다면 왜 어려운지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학생들을 납득시켜야 한다. 동시에 문연의 연습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보고 연습 공간을 함께 모색해 나가는 동반자적인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이러한 수고가 없다면 앞으로도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소모적인 갈등만 반복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