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레포트가 왜 F죠?
제 레포트가 왜 F죠?
  • 박다함 기자
  • 승인 2016.11.05
  • 호수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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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글쓰기의 인용방법 및 표절과 참고 문헌 표기방법에 대하여

대학교 1학년인 진수 군은 외국인 교수님의 교양수업 과제로 레포트를 제출했다. 해당분야의 책과 인터넷 자료, 논문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았기 때문에 레포트 평가에서 A를 받을 수 있을 거라 확신에 가득 찼다. 그러나 F를 맞았다. F를 맞은 이유에 대해 교수님은 인용과 참고 형식을 지키지 않아 ‘표절’이라고 하셨다. 진수 군은 눈앞이 깜깜해졌다.
대학생이라면 종종 글쓰기 과제로 레포트를 제출한다. 무엇을 쓸지, 어떻게 쓸지, 어떻게 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지 고민한다. 그러나 어떻게 쓸 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표절에 관한 부분은 쉽게 놓친다. 실제로 많은 학술지에서는 인용방법 및 참고 문헌 표기방법을 제대로 지키는 대학생은 극소수라고 말한다. 참고 문헌을 기재하지만 뒤죽박죽인 경우도 많다. 무엇이 표절이고 어떻게 해야 올바른 인용, 참고 문헌 표기법을 지킬 수 있을까? 이번 호에서는 레포트 작성 시 학생들이 쉽게 범할 수 있는 인용 및 참고 문헌 표기방법의 오류를 살펴보기로 한다. 어떤 경우가 표절에 해당하는지 알아보고 올바른 방법을 배워보자.


PART 1 레포트 인용방법과 표절

제 레포트가 표절이라고요?
표절(plagiarism)이란 무엇일까? 표절이란 다른 사람이 창작한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도용해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발표하는 것을 말한다. 더 세부적으로는 시나 글을 지을 때 남의 작품에서 일부나 어구(語句), 학설을 허락 없이 몰래 끌어다 쓰는 행위를 말한다. 표절방지가 글쓰기에 있어 중요한 이유는 표절이 저작권법에 따라 처벌가능하기 때문이다. 출처 명시 규정을 위반한 자는 저작권법 138조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대학생이 보이는 표절 양상은 크게 △보고서를 해피캠퍼스 등에서 구입하는 경우 △인터넷에서 찾은 내용을 그대로 긁어온 경우 △친구의 보고서를 베끼는 경우로 나타난다. 그렇지만 △글을 인용할 때 직·간접 인용임을 나타내지 않은 경우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임을 밝히지 않은 경우 △이미 제출했던 글을 다른 과목수업에서 재사용하는 경우 △정보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경우도 표절에 해당한다.
학생들은 왜 쉽게 표절의 덫에 걸리는 걸까? 무엇이 표절에 해당하는지 잘 모르거나, 수강과목 담당교수님의 특별한 지시가 없어서, 또는 아예 출처 및 표시 인용방법을 몰라서와 같이 크게 3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실제로 한국 학부생의 경우 인용 및 참고 문헌 표기방법에 대한 인식 수준이 크게 낮은데 이는 환경적 요인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표절에 대한 처벌 기준이 엄격해 표절 시 정학 또는 퇴학처리 되지만, 한국의 경우 해당과목을 F학점으로 처리하는 데 그쳐 처벌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또한 표절 검증이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가장 일반적인 카피킬러, 학술적 프로그램인 턴잇인, 논문용 전문검사 프로그램인 아이덴티케이트가 있음에도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표절검사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것도 표절에 해당해요!
어떤 사항이 표절에 해당하는지 모르는 경우 글을 쓴 학생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다. 그래서 표절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사례 몇 가지를 정리해봤다.

① 직·간접 인용의 오류
직·간접 인용의 경우 익숙하지만 잘 지키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다. 작품이나 논문에서 1차적으로 인용하는 경우 직접인용, 간접인용을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직접인용이란 인용부호 “ ”(큰따옴표)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글쓴이의 직접적인 의견·주장 외에 수학이나 과학 공식을 인용하는 경우나 원문을 그대로 차용할 때도 사용해야 한다. 특히 직접인용에서는 문장을 통째로 혹은 일부를 인용할 경우 “ ”를 표시하고 문장의 끝에 주석을 생략하는 실수를 한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긁어오기를 했다면 출처를 밝혀야 한다. 이를 무시하면 원전(원래 자료) 이용 후 올바른 서지정보(책이나 문서의 형식이나 체제, 성립, 전래 따위에 관한 사실)를 누락하게 된다. 한 가지 예를 통해 살펴보자.

이 부분을 긁어왔다면 반드시 마지막 문장 “만들어 주지 못한다” 뒤에 출처를 달자. 즉 마지막 문장에 (유시민, 2002).를 추가한다. 그리고 레포트의 마지막에 참고 문헌 장을 만들어 유시민.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파주: 돌베개출판사. 2002.을 덧붙여야 한다. 혹시 지금 어떤 순서로 써야하는지 궁금해도 마지막에 설명하니 계속 읽어 내려가자.
간접인용이란 원문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내용을 작성자의 말로 바꿔 표현하는 방법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바꿔쓰기(paraphrase)라 생각하면 된다. 바꿔쓰는 경우 인용부호는 생략한다. 간접인용의 경우 작성자가 내용을 완전히 소화한 후 자신의 문장으로 바꿔 제시하기 때문에 그 내용이 마치 자신의 글인 것처럼 보이기 쉽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반드시 주석을 달아 출처를 밝혀야 한다. 

위와 같이 “ ” 없이 자신의 문장으로 풀어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고민했다” 뒤에 (유시민, 2002).를추가하고 마지막 장에 유시민.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파주 : 돌베개출판사. 2002을 덧붙여야 한다.

② 자료 출처의 생략 오류

위의 경우 원전에 대한 안전성 연구가 필요하다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통계자료를 사용했다. 특정기관에서 발표한 통계자료, 도표, 그래프, 그림 등의 자료를 인용할 때는 문헌 자료와 출처를 밝혀야 한다. 마찬가지로  마지막 장에 원자력 통계자료에 대한 출처 한국. 미래창조과학부. (2015) 『2015년 원자력백서』. 5-13쪽.을 표기해야 한다. 

③ 주석위치의 오류
주석의 위치 또한 중요하다. 주석이란 낱말이나 문장의 뜻을 쉽게 풀어쓴 것이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할 때 인용한 부분에 대한 주석은 인용한 문장 뒤에 붙이는 것이 원칙이다. 문장 앞이나 중간에 번호를 달면 혼동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사례는 어디서 인용했는지, 인용날짜와 인용매체는 무엇인지를 잘 표기했다. 그렇지만 주석번호의 위치를 잘못 잡았다. 인용하는 문장의 주석번호를 달 경우에는 문장 뒤에 달아줘야 한다. 여기서는 인용문장 “시도해야 한다” 다음에 와야 한다.  그리고 레포트 마지막 장에 참고 문헌을 표기한다.

참고 문헌 표기방법, 뭐가 맞는 건가요?
지금까지 놓치기 쉬운 인용 및 참고 문헌 표기방법 오류에 대해 알아봤다. 인용과 주석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쉽게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참고 문헌 표기방법은 정해진 형식을 따르기에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다. 부지런한 학생이라면 인터넷에서 레포트 출처 작성법, Reference(레퍼런스) 표기법 등을 검색해 봤을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표기방식이 얼추 비슷하지만 약간씩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때문에 어떤 형식을 따라 참고 문헌을 작성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한다. 이렇게 표기방법이 미묘하게 다른 이유는 통일된 국내 참고 문헌 작성법이 없어 미국의 여러 학회 표기방식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충훈<백남학술정보관> 부장은 “각 학문별로 선호하는 주요 학회지가 있고 학문 특성에 따라 참고 문헌 표기방법이 다르다”며 “대학원 같은 경우에는 일부 형식이 정해져있지만 학부에서는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어 보통 대학원 형식을 따른다”고 말했다.

여기서는 한국의 대학 글쓰기에서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인용·참고 문헌 표기양식인 APA(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와 MLA(Modern Language Association of America)를 다루기로 한다. 위에서 본 사례는 모두 MLA 방식으로 표기했다. 많은 표기 방법 중에서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참고할 △학술논문 △단행본(책) △인터넷기사 △웹사이트 표기방법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각 경우에 사례를 달아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잘 적어두거나 기사를 통째로 스크랩한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표기방법만 잘 지킨다면 위 사례의 진수 군과 같은 경우는 쉽게 피할 수 있다.



PART 2 참고 문헌 표기법

APA
APA 양식은 미국심리학회에서 규정한 지침으로 저자-연도의 순서로 기술하는 것이 특징이며 사회‧과학 분야에서 많이 사용하고 최근에는 공학 분야에서도 이 형식을 따르고 있다. 국내 논문의 참고 문헌 표기방식은 대부분 APA 방식을 따르기 때문에 학생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이다.
논문 표기는 저자이름. (발행연도). 논문제목. 논문이 실린 책 또는 학술지 이름, ~권,~호, 참고한 쪽수의 순서로 써준다.
예시) 최선경. (2009). 대학생 글쓰기에 나타난 오류 분석 – 인용방식의 오류를 중심으로 -. 『새교육국어』, 81호, 299-324쪽.

단행본 표기는 저자명. (발행연도). 도서명. 출판 장소: 출판사 이름의 순서로 작성한다.
예시) 이상원. (2011).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 서울: 황소자리
번역서의 경우 저자. (번역연도). 도서명(번역인, 역). 출판 장소: 출판사 이름. (원서 발행연도)의 순서로 작성한다.
예시) 장하준. (2014).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김희정, 역). 서울: 부키. (원서 2014년 발행)

인터넷 신문기사를 표기할 경우도 굉장히 많다. APA 양식으로 표기한다면 기자.(기사발행일). 기사제목. 발행부처, URL 주소의 순서로 써준다.
예시) 손영일. (2016.07.11). 여야 선심면세 경쟁 소득세 감면 연 20조. 동아닷컴, http://news.donga.com/3/all/20160710/79120940/1

웹사이트에서 인용할 경우 저자. (연도). 검색어, 검색 URL 주소의 순서로 표기한다.
예시) 전기영. (2014.08.02.). 스포츠심리학, http://insight.co.kr/content.php?Idx=4388&Code1=006
만약 저자와 날짜를 모른다면 검색어. URL 주소와 검색날짜를 입력해준다.
예시) 선사시대. 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query=%EC%84%A0%EC%82%AC%EC%8B%9C%EB%8C%80&sm=top_hty&fbm=0&ie=utf8, 2016.07.17

MLA
두 번째 방법인 MLA 양식은 미국현대언어협회에서 규정한 지침으로 인문·예술분야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가장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표기방법으로 국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참고 문헌 표기방법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발행연도가 뒤로 간 것을 제외하면 APA 방식과는 순서표기상 큰 차이가 없다.
논문 표기는 저자이름. 논문제목. 논문이 실린 책 또는 학술지 이름, 발행연도, ~권,~호, 참고한 쪽수를 써준다.
예시) 이종문. “멀티미디어도서관 설치를 위한 한가지 방안”. 도서관문화, 1996, 37호, 388-397쪽.

단행본 표기는 저자명. 도서명. 출판 장소: 출판사, 발행연도의 순서로 작성한다.
예시) 남경태. 지식 게릴라 남경태의 한눈에 읽는 현대철학. 서울: 황소걸음, 2001
번역서일 경우 저자. 도서명. 발행연도. 번역주. 출판 장소: 출판사 이름, 번역연도의 순서로 작성한다.
예시) 바버라 베이그. 하버드 글쓰기 강의. 2010. 박병화 역. 파주: 글항아리, 2011

인터넷 신문기사를 표기할 경우 기자. 기사제목. 발행부처, 기사발행일, URL 주소, 접속날짜를 써준다.
예시) 김일우. 황교안 총리 탄 차는 주민 차 밀어내며 달아나고, 경찰은 차 유리창 부숴. 한겨레, 2016.07.15,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752578.html?_fr=mt1, 2016.07.17

웹사이트에서 인용할 경우 저자(가능하다면). 검색 사이트. 사이트 관리기관, 마지막 업데이트 날짜(가능하다면), URL 주소, 검색날짜를 표기해주면 된다.
예시) 위키피디아. Wikimedia Foundation, Inc. 2016.07.10,
https://ko.wikipedia.org/wiki/%ED%85%8C%EB%A6%AC%EC%82%AC_%EB%A9%94%EC%9D%B4, 2016.07.17

끝으로 학술적 글쓰기란
레포트 혹은 보고서는 크게 보면 해당 학문의 내용과 학술적인 주장을 담는 글이다. 이는 자신을 나타내는 얼굴이며 생각이라 할 수 있다. 레포트에서의 잘못된 인용 및 참고 문헌 표기는 글의 신뢰도와 타당성을 떨어뜨려 글을 망칠 수 있다. 마치 흰 티셔츠에 검은 얼룩 한 방울이 묻은 느낌이랄까.
대학생에게 글쓰기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학교 과제뿐만 아니라 취업을 할 때도 자기소개를 위해 글쓰기를 한다. 글쓰기가 어렵지만 중요하다는 것은 필자도 독자도 모두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피할 수 없다면 제대로 써보자.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분명 경쟁력이다. 좋은 글이란 알찬 내용, 명쾌한 문장을 넘어 표절의 여지가 없는 글일 것이다. 깜빡하기 쉽지만 인용 및 참고 문헌 표기는 글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다.

* 학교 수업과 프로그램을 이용해보자
혹시 학생 스스로 이 부분을 공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학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자.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 모두 글쓰기 관련 수업 ‘말과 글’에서 인용과 표절 관련 내용을 배운다. 서울캠퍼스의 ‘전문학술영어’ 수업에서는 참고 문헌 표기방법을 배운다. 백남·ERICA 학술정보관에서는 정기교육과 특강 형식으로 학술글쓰기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창의융합교육원이 진행하는 의사소통클리닉 프로그램에서는 학생의 글쓰기에 관한 첨삭·면담 및 교육을 제공한다. 신청은 한양인 포털-신청에서 가로 스크롤바를 오른쪽으로 밀어 의사소통클리닉 메뉴를 눌러 신청하면 된다. 학교 수업과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글쓰기 실력 향상에 도움을 받아보자.


도움: 김현중 수습기자 dydhem3@hanyang.ac.kr  
           이충현<백남학술정보관> 부장
참고 문헌: 최선경 『대학생 글쓰기에 나타난 오류 분석 - 인용방식의 오류를 중심으로』 2009
                이혜영, 남태우 『대학생들의 인용 및 표절에 관한 인식연구』 2010
                도서 『주·참고 문헌 어떻게 작성할 것인가』, 김남석 외 5인, 태일사
                MLA guide. Purdue Online Writing Lab, APA guide. Purdue Online Writing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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