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사로] 나만의 IP를 만들자
[진사로] 나만의 IP를 만들자
  • 송요셉<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팀> 과장
  • 승인 2016.11.05
  • 호수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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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요셉<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팀> 과장
IP는 최근 콘텐츠산업에서 유행하고 있는 용어로,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을 축약한 것이다. 법률적 용어로서의 지식재산권은 정해진 형태가 없으면서도 재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을 가리킨다. 그리고 그 대상은 인간의 지적인 활동에 의해 도출된 제반 창작물이다. 최근 콘텐츠산업에서는 “(유망한, 강력한) ~~의 IP를 활용한다”라는 표현이 아주 흔하다. 이렇게 언급되는 IP는 기존에 창작되어 생산과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거나 이루어졌었던 콘텐츠를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리메이크(리부트)를 하거나 프리퀄 혹은 시퀄을 이어붙일 수 있는 있는 원천이 되는 콘텐츠이다. 일례로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디씨(DC)나 마블(Marvel) 코믹스를 영화화하는 작업이 활발한데, 여기에 대해서 “디씨 코믹스 혹은 마블 코믹스의 IP를 활용한 영화”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처럼, 기본적으로 IP는 기존에 있던 것을 재활용한다는 개념에 뿌리를 둔다. 콘텐츠산업에서 IP가 각광받는다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조금 서글픈 이야기일 수도 있다. 통상 새로운 기획과 시도에 의해 기존에는 없었던 신선한 결과물들이 들끓는 시장이 활력있고 발전하며 확장되는 시장이다. 반면 새로운 것들을 수급하지 못하고 기존에 있는 것들을 재활용하는 시장은 안정성 추구가 강하고 성숙한 시장이라 할 수 있다. 상 위에 새로운 반찬을 만들어 올리는 것, 그리고 이미 상 위에 놓인 반찬들의 자리를 바꾸는 것, 이런 차이라고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IP의 활용도를 모색하는 경향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 세계의 콘텐츠산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업 내부로 자리를 옮기면 나름의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콘텐츠산업은 의식주와 직접 연계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영역은 아니다. 따라서 언제든 우선순위가 뒤로 밀릴 수 있다. 또한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개인들의 선호, 취향, 기호 등에 부합해야 하므로 어떻게 관심을 모으고 수요를 발생시킬지에 대해 참고할 수 있는 지침이 없다. 결론적으로 그 콘텐츠가 성공할지 실패할지를 아무도 알 수 없는, 모험과도 같은 산업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명한 IP는 일정 정도의 실적에 도달한 바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그리고 이 실적을 참고하여 해당 콘텐츠가 성공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소설에서의 성공을 참고로 하여 <해리 포터> 시리즈의 영화화가 기획되었음을 잘 알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IP는 어느 곳에서든 드러낼 수 있는 자신의 강점, 주무기, 결정적 한 방과도 같은 것일 수 있다.
대학에서 해야 하는 일들, 하게 되는 일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과정 또한 대학에서 거쳐야 하는 작업인 만큼, 어떤 곳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나 자신과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일지에 대해서도 방향을 잡고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첫 발자국은 좁고 얕을 수 있지만, 언제나 큰 성과는 소소한 시작에서 비롯된다. <슈퍼맨>이라는 IP는 1938년에 처음 등장했으나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며 히어로에 대한 미국인들의 갈증이 커질 때까지 기다려야 했고, 첫 판권은 겨우 500달러에 팔렸다. 하지만 이후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았다. 향후에 <슈퍼맨>이나 <해리 포터>가 될 수 있는 나만의 IP를 기획하는 것, 지금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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