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매] 언론의 사명에 대하여
[장산곶매] 언론의 사명에 대하여
  • 정진영 편집국장
  • 승인 2016.11.05
  • 호수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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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영<편집국장>
최근 JTBC가 국민들에게 많은 지지와 성원을 받고 있다. 지상파 방송의 메인 뉴스들보다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으니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JTBC를 믿고 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이런 현상은 국민들이 얼마나 ‘진실된 보도’에 목말라 있었는가에 대한 방증이다. 긍정적이라면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언론학을 전공하면서 학보사의 편집국장으로도 일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이런 상황이 안타깝게만 느껴졌다. 그동안 얼마나 언론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었으면 국민들이 이토록 한 방송사에 열광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모든 언론은 지난 JTBC의 세월호 보도나 이번 비선 실세 보도를 보고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언론은 정보를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 보도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언론은 정보를 팔면서 그저 ‘살아남기 위해’ 자본과 권력의 입맛에 맞춰왔을 뿐이다.
정보가 범람하는 정보화 사회 속에서 무엇이 사실인지, 믿을 만한 정보가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만 꼬리를 문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민들은 더욱 ‘언론의 진실된 보도’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언론은 그들의 존재 이유를 잊고 목숨을 ‘연명’하기에 급급했다. 존재의 이유를 잊은 존재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언론은 기억해야 한다.
한대신문을 비롯한 많은 대학 언론사들도 어떻게 하면 학생들로부터 외면받지 않을까, 어떻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치열하게 고민한다. 그래서 학생들로부터 오는 기사 제보도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하며, 우리가 발견해내지 못한 문제들이 한양대학교 커뮤니티 ‘대나무숲’과 같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면 놓치지 않고 취재하기 위해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것이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것이고 대학 언론에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학 언론보다도 훨씬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기성 언론사들은 왜 가장 중요한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하려고 하지 않는 것일까.
국민은 正論直筆(정론직필)을 원한다. 특히나 지금과 같은 시국에서는 더더욱 진실된 보도를 원하고 있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정론직필에 대한 요구는 끊임없이 있어왔다. 언론의 자유가 탄압을 받았을 때도 그랬고, 지금보다 더한 변화의 현장 속에서도 그랬다. 그때마다 언론인들은 정론직필을 하지 못한다면 펜을 놓겠다는 결심을 하고 스스로 신문사를 떠나기도 했고, ‘자유언론실천선언’과 같은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길 원했다. 그러나 정작 자유가 보장된 지금의 언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토록 준엄했던 의지는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정직하면 세상 살기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들 한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정직한 보도를 주장했던 기자를 비롯한 무수한 언론인들은 그들의 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국민들만은 그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행보를 지지하며 응원을 보냈다. 이는 더 나은 민주주의로의 발전에 커다란 밑거름이 됐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과거의 이런 모습들이 현재 JTBC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이다. 국민의 요구는 변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를 대하는 언론만이 변했을 뿐이다. 결국 이 이후의 방향은 언론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국민의 요구를 얼마만큼 수용하고 변화하느냐가 앞으로 언론의 존립을 결정할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발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언론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 해야 한다. 스스로가 짊어진 ‘역사의 기록’이라는 무거운 짐에 대해 인지하고 현명하고 용기 있게 대처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언론에 정론직필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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