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취재, 퍼즐 조각을 맞추는 일
[취재일기] 취재, 퍼즐 조각을 맞추는 일
  • 이태성 기자
  • 승인 2016.10.29
  • 호수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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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 문화면에 보도된 스낵컬처에 관한 자료를 취재하며 있었던 일이다. 다른 대부분의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기자는 현장취재를 나가기에 앞서 항상 사전조사를 한다. 그래서 필자 또한 책상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은 이미 거의 정리해놓은 상태였다. 얼추 기사의 모양새는 갖춘 셈이었다. 그런데 ‘스낵컬처의 전망’이 발목을 잡았다. 정부가 스낵컬처 페스티벌을 개최했다는 소식이나 한 기업이 스낵컬처에 150억 원을 투자하기로 밝혔다는 소식 모두 겉은 거창해 보였지만 기사로써 담고 있는 의미가 부족했다. 기사란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것은 죽어있는 정보였다.
하지만 책상 밖에서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 문화콘텐츠 비즈니스를 전공하신 우리 학교 교수님을 찾아가 인터뷰했는데, 지금까지의 스낵콘텐츠는 수익구조가 불안하다고 분석하셨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기존의 자료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개최한 페스티벌의 목표가 문화콘텐츠 수익구조 형성이었다는 것과 기업이 밝힌 투자 이유가 창작자와 이용자 사이의 생태계 구축이라는 것의 두 가지 사실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있던 정보들에 새 숨을 불어넣은 당시의 인터뷰는 기사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었다.
퍼즐이 가장 빛날 때는 각각의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완성했을 때다. 기사도 퍼즐과 마찬가지다. 조각난 사실들이 모여 유의미한 정보를 만들어냈을 때 비로소 기사라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순전히 취재원을 잘 만나 퍼즐을 쉽게 맞출 수 있었지만, 사실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실력 있는 기자라면 퍼즐 맞추는 일을 독자에게 떠넘기지는 않을 것이다. 맞추다 만 퍼즐을 그대로 내놓는 기자는 되고 싶지 않기에 더 많이, 더 부지런히 뛰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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