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에 뇌를 살찌우자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에 뇌를 살찌우자
  • 박다함 기자
  • 승인 2016.10.29
  • 호수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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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으려고 해도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번 섹션면에서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한양인을 위해 교수님들이 추천해주시는 책 여섯 권을 엄선했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이 책들을 읽고 ‘뇌’를 살찌워보자!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
 

구자순<언정대 정보사회학과> 교수


「노인과 바다」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소설로, 거대한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다가 뼈만 남은 잔해를 갖고 돌아오는 늙은 어부 ‘산티아고’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입니다. 거대한 자연을 무대로 원숙한 인간관을 갖춘 노인을 통해 어려움 속에서 인간이 가져야 할 용기와 믿음, 그리고 인내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또한, 헤밍웨이가 ‘평생을 바쳐 쓴 글’이라고 언급한 만큼, 담고 있는 이야기와 서사 기법, 문체 또한 뛰어나 이미 읽었던 사람도 다시 읽으면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망망대해와 같은 현실 속에서 방향을 잡지 못해 어려움에 부딪힌 학생들에게 이 책을 읽어 볼 것을 권하고 싶네요.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고난을 비롯해 자신을 왜곡시키는 존재들과 마주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럴 때 소설의 주인공 ‘산티아고’를 보면 어려움에 대처하는 자세와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새로운 꿈을 꾸는 노인 ‘산티아고’처럼 다시금 끈기와 열정을 다져보는 건 어떨까요?

 

 

 

김승선 기자 sunsune2@hanyang.ac.kr



리더를 위한 로마인 이야기 
 

김용수<공대 기계공학부> 학장


이 책은 로마가 번성한 이유에 대해 잘 다뤄낸 책이에요. 외국 작가가 서술해서 한국의 문화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 공감되지 않는 내용이 있기도 하지만, 로마의 역사를 바라보고 있는 저자의 안목 자체는 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는 외국인들에게 시민권을 주는 것에 인색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단한 인물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도 그리스에서는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했어요. 하지만 로마는 달랐죠.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주는 것에 관대했을 뿐만 아니라, 관리로 등용하고 심지어는 원로원 의석도 배정해 주었죠. 이것이 바로 로마 발전의 원동력이었죠.
한국의 명문 대학은 순혈주의를 갖고 있고, 같은 재단을 둔 대학 내에서도 학내 구성원들 간에 서로를 향한 비아냥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출신과 소속을 따지는 것이 아닌 참된 인재를 키워내고, 그에 맞는 역할을 줄 수 있는 현명한 사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같은 개방적인 태도가 바로 성장동력이자 꾸준히 추구해야할 방향성이 돼야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학생들도 교훈을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이재하 기자 jhl647@hanyang.ac.kr


넛지(Nudge) 

 

 

 

김정수<정책대 행정학과> 교수

 


제가 추천할 책은 「넛지」입니다. 넛지(Nudge)의 사전적 정의는 ‘팔꿈치로 옆구리를 슬쩍 찌르다’인데요, 이 책에서는 ‘타인의 현명한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으로 정의하고 있어요. 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여놓음으로써 소변이 밖으로 튀지 않도록 하는 것을 넛지의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소변을 파리에 조준하다 보니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나 감소하는 결과를 낳았죠. 이처럼 넛지란 팔을 잡아끄는 것이 아니라, 팔꿈치로 툭 치면서 자연스럽게 어떤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학생들이 느끼기에 행정학이 딱딱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넛지」는 흥미로운 심리학 사례들을 함께 다루고 있어 간편하게 읽을 수 있어요. 더욱이 전공자들에게는 기존 주류 학계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참신한 발상이기 때문에 전공 학습과 연구에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을 계기로 학생들이 국가의 정책과 행정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도렬 수습기자 ehfuf1230@hanyang.ac.kr



홍성욱의 STS, 과학을 경청하다 

 

 

 

 

김호연<창의융합교육원 고전읽기융합전공> 교수

 


제가 추천할 책은 「홍성욱 STS, 과학을 경청하다」입니다. 제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인간에게 미치는 과학기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과학기술과 다양한 학문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STS는 Science, Technology, Studies의 약자로 과학기술학을 말합니다. 하지만 저자인 홍성욱 교수는 마지막 S가 Society라는 관점을 제시하며 과학기술과 사회의 상호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과학기술이 폐쇄적·고립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모종의 관계를 맺으며 발전한다는 것이죠.
STS는 사회‧역사‧철학적인 관점에서 이런 흐름을 잘 해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네트워크’와 ‘테크노사이언스’라는 두 개념을 통해 사회와 과학기술의 관계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서울시 수돗물 논쟁, 낙동강 녹조, 인공지능, 가습기 살균제, 원전, 동물실험 등 많이 들어본 것들이죠? 이 책을 통해 인문‧사회 분야의 학생들은 과학기술이 사회와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알고, 공학계열 학생들은 세상과 사회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박다함 기자 ojree@hanyang.ac.kr


Association Football and English Society

 

 

 

 

이종성<예체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저의 은사님이신 토니 메이슨 교수님의 저서입니다. 20세기 초반 영국뿐만 아니라, 대다수 유럽국가의 축구 경기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모습이 있었습니다. 바로 노동자들이 축구를 관람하는 것이었죠. 이들은 요즘 흔히들 말하는 ‘금수저’와는 거리가 먼 서민이었어요. 하지만 이런 평범한 계층의 축구팬들이 오늘날 거대한 유럽축구 문화의 근간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이런 경향이 나타나게 된 건 뜻밖에도 스포츠 외적인 요소가 작용했기 때문이에요. ‘반일근무제도’가 도입되면서 모든 노동자들이 토요일 12시에 근무가 끝나게 됐는데, 고된 노동을 마치고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은 뒤 경기장까지 가는 데 보통 약 2시간이 걸렸다고 해요. 이를 바탕으로 영국 국민들 모두가 토요일 3시에 축구를 관람하는 문화가 확산된거죠. 이런 점에서 스포츠 자체가 사회 현상의 트렌드를 굉장히 잘 담을 수 있는 ‘타임 캡슐’의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를 이 자리까지 이끌어준 책이기에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이재하 기자


로봇의 부상 

 

 

한창수<공학대 로봇공학과> 교수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사업가이자 컴퓨터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매진해 온 포드는 이 책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선점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소득 양극화, 그리고 이로 인한 중산층의 빈민화를 심각하게 우려합니다. 또 인공지능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로봇의 등장이 인간의 일자리와 근로자의 소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있기도 하죠. 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 이 문제에 대한 대안도 함께 제안합니다.
제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인간이 일자리를 로봇에게 빼앗긴다는 것에 대해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구체적으로 어떤 위험으로 다가올지, 그리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를 학생 여러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싶어서입니다. 제대로 된 대비를 하지 못한다면 세계 경제는 대혼란에 빠지게 될 테니까요. 「로봇의 부상」은 로봇공학 전공자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에게도 미래 기술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하나의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승진 기자 wsy2578@hanyang.ac.kr
이미지 출처: http://ridibooks.com/v2/Detail?id=620000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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