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한양인 행동의 날, 그 이전과 이후
10·6 한양인 행동의 날, 그 이전과 이후
  • 이재하 기자
  • 승인 2016.10.08
  • 호수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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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P 강의에 대한 대대적인 논의 진행될 것
서울캠퍼스 신본관 앞에 학생들이 모여 HELP 필수과목 지정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6일, 서울캠퍼스 신본관 앞에서 열린 ‘10‧6 한양인 행동의 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본 행사는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주도로 약 500여 명의 학생이 결집해 학교 본부에 HELP 강의에 대해 항의하고자 준비된 것이었다. 학교와의 소통이 원활하기를 기원하는 풍물패의 공연에 이어 총학생회 간부들의 선언이 있었고, 이후 총학생회장이 총장실에 HELP개정 요구안과 학생들의 서명을 전달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총학생회장 오규민<인문대 사학과 12> 군은 “아쉽게도 총장님과 대면하지는 못했지만 대신 요구안을 전달하고 학교 본부 간부들과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총학 측은 학교 측과 협의를 진행했고, 이번주부터 HELP 관계자들과 내용 수정 및 필수과목 해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오 군은 “관계자들 역시 HELP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다”며 “학교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전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HELP는 2009년부터는 ‘리더십 인증제’라는 명분을 가지고 필수과목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이후 △기업 편향성 논란 △상대평가 재적용 논란 △여성혐오 강의자료 논란 △채점 형평성 논란 등 크고 작은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HELP에는 크게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HELP의 내용이 비교육적이라는 점에서 문제다. 현재는 삭제됐지만 지난 학기에 HELP의 강의 내용 중 ‘반지를 주면 여성이 다리를 벌린다’는 듯한 암시가 등장해 대내외적으로 큰 논란에 휩싸인 바가 있듯이 HELP 수업에는 외모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기업가적 리더십’을 지나치게 모든 사안에 적용하는 점 역시 문제다. 이 문제는 경제적 이윤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 다른 사회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또한 HELP는 학과의 특성을 무시한 채 학생들을 획일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총학은 이에 대해 “모든 학생이 반드시 경영 논리를 배울 이유가 없으며, 다른 관점들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인프라가 불안정하고 수업의 질이 낮다는 점도 문제다. HELP가 운영되는 동안 서버다운 등을 이유로 출석 기한 내에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해왔으며, 2009년에는 온라인 시험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오프라인으로 대체되는 웃지 못 할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본질적으로 수업의 내용 자체도 심도 있는 내용이 아닌 단순한 에티켓, 또는상식 수준의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도 많았다. 
이와 같이 논란의 여지가 많은 HELP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된 이후 학생들의 수업권은 침해를 받아 왔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총학은 HELP 필수과목 폐지를 위해 5,000인 서명 캠페인을 시작했고, 결국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A 군은 “총학이 학생들의 입장을 반영해 잘 대응한 것 같다”며 “HELP 과목에 대한 이런 총학의 행보는 정당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HELP에는 대대적인 변화가 찾아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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