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사설] 세계대학랭킹에 대한 단상
[교수사설] 세계대학랭킹에 대한 단상
  • 한대신문
  • 승인 2016.09.25
  • 호수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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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초 새 학기의 시작과 함께 2016년 ‘QS 세계대학랭킹’이 언론을 통해 국내에도 보도되었다. 국내 대학 가운데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고려대가 100위 안에 들었고, 한양대는 성균관대, 연세대와 함께 200위 이내 대학에 포함되었다.
한양대(171위)는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172위)와 순위를 나란히 했다. 버지니아 대학교는 미국 독립선언서의 저자이자 미국 제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에 의해 1819년에 설립된 역사적 명문대학으로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대학이기도 하다.
또한 한양대는 영국 서섹스 대학교 (187위), 일본 와세다 대학교(201위), 프랑스 소르본(파리IV) 대학교(221위),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교(264위) 등 세계적 명성의 대학들보다 앞선 순위에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흔히 미국 ‘남부의 하버드’로 불리는 명문 사립대학인 밴더빌트 대학교(203위)도 한양대보다 낮은 순위에 위치해 있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다트머스 대학(158위)은 한양대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국내 명문대학들이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자랑스럽고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한양대의 경우 지난 수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앞날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랭킹이 결코 대학의 전부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랭킹은 몇 가지의 기준에 따른 대학별 점수에 기초하여 산출되는데, 그 기준을 구체적으로 무엇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어떤 기준에 어느 정도의 가중치를 부여하느냐 등에 따라 서로 다른 랭킹 산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예컨대 ‘타임즈 고등교육 세계대학랭킹’ 자료를 ‘QS 세계대학랭킹’ 자료와 비교해 보아도 (둘 다 영국 자료라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차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대학의 랭킹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많은 사람들이 큰 관심을 가지는 주제이다. 랭킹 자료는 그 해석과 사용의 맥락에 따라 유용한 참고자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특정 외부기관이 특정 기준에 따라 제한된 자료를 특정 방식으로 수집·가공하여 산출한 수치들에 우리는, 특히 대학사회는, 얼마만큼의 관심 을 가지는 것이 합리적인 것일까?
외부인보다 내부의 재학생들과 동문들이 스스로 인정하는 좋은 대학, 내부의 교수와 직원들이 진정성 있는 소속감과 책임의식을 스스로 키워가는 대학,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지역사회가 자랑스러워하는 대학, 각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졸업 후에 더 큰 만족감을 가지게 되는 대학, 다양성과 차이에 대한 유연한 개방성이 중시되는 대학, 고유한 전통과 색깔을 꾸준히 발전시켜가는 대학. 랭킹에 대한 관심만큼 이러한 것들에 대한 관심도 더욱 깊어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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