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비아그라
그것이 알고싶다 비아그라
  • 박다함 기자
  • 승인 2016.09.10
  • 호수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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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비아그라의 곁가지 얘기들을 준비했다. 몰라도 사는 데 크게 지장이 없지만 읽으면 재밌는 그런 내용이다. 생각하느라 지친 머리를 조금은 식혀보자.

탄생과 이름의 기원
‘비아그라’라는 이름은 화이저 사에서 개발한 남성 성기능 장애 치료제의 상표명이다. 정식명칭은 실데나필구연산염이다. 비슷한 상품으론 씨알리스, 레비트라 등이 있다. 비아그라는 원래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하지만 뜻밖에도 임상실험 과정에서 남성 발기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이 밝혀져 발기 부전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상표명에 대한 유래는 다양한 설이 있다. 첫째, ‘Viagra’라는 이름은 이 회사에 근무하는 필리핀계 미국인이 필리핀 토속어인 타갈로그어 바이그(고환)의 복수형에서 따와 지었다는 얘기가 있다. 둘째, 정력이 왕성하다는 뜻의 영단어 vigorous와 폭포 이름 Niagara의 합성어라는 설도 있다.

비아그라의 동물보호
비아그라 등장에 남성들만 환호성을 지른 건 아니었다. 동물들도 안도의 환호성을 질렀다. 그 중 바다표범과 사슴의 환호성은 더욱 컸다. 비아그라 출시 후 남성 정력에 좋다는 건강식품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다. △녹용 △사슴 피 △장어 해구신(물개의 음경과 고환) 등 남성 정력에 좋다는 보양식·정력제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사실 이런 보양식 혹은 정력제라고 생각하며 먹는 음식들이 고단백질인 것 이외엔 딱히 남성의 정력 개선에는 효능이 없다.
1998년 비아그라의 개발 연도를 기점으로 미국 알래스카 대학의 생물학자 프랭크 히펠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의 윌리엄 히펠 형제가 비아그라의 지구 생태계 보전 연구를 시작했다. 히펠 형제는 수컷 바다표범과 순록에 주목했다. 비아그라가 등장하기 전 바다표범은 생식기가, 순록은 뿔이 남성 정력에 좋다는 통설 때문에 목숨을 위협받았다. 비아그라가 발매되기 2년 전인 1996년, 캐나다산 수컷 바다표범의 생식기 세계시장 규모는 4만 개 수준이었다. 그러나 비아그라 발매 후 2만 개 수준으로 하락했고 순록의 뿔 거래량도 72% 줄어들었다. 2001년 기준으론 한해 평균 25만 마리 수준이었던 바다표범 포획량이 9만 마리 이하로 줄어들었다. 해구신의 가격도 개당 103달러에서 70달러로 하락했다. 비아그라가 남성에게 순간적인 정력을 제공하니 굳이 비싼 돈 주고 보양식품을 먹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바다표범과 순록에겐 비아그라가 한 마디로 구세주였다.

남성만을 위한 비아그라? 여성을 위한 핑크 비아그라도 있다!
비아그라가 남성을 위해 만들어졌다면 여성을 위한 비아그라도 있다. 미국 제약사 스프라우트 사는 세계 최초의 여성 성욕부전 치료제 애디(Addyi)를 만들었다. 핑크 비아그라로 불리는 이 약의 주요 타깃은 젊은 여성보다 성욕이 급속히 감퇴하는 폐경 전 여성이다. 비아그라가 말초인 음경의 혈류량을 증가시켜서 혈관을 확장시키는 반면, 애디는 뇌를 자극해 성욕을 느끼도록 만든다.
애디는 비아그라처럼 우연히 탄생했다. 이 역시 처음에는 우울증치료제로 개발됐다. 그러나 복용할수록 여성들의 성기능과 성욕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자 여성용 비아그라로 방향을 바꿨다.
한편 애디는 비아그라처럼 복용 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한 알씩 두 달을 먹어야 한다. 복용 중에는 술을 마시거나 진균제, 피임약을 함께 먹어선 안 되는 불편함이 있고 △기절 △불면증 △저혈압 △피로현상 등의 부작용 우려도 있다.
애디는 판매 시작 전부터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절차에서 두 차례의 거절을 당했다. 이에 대해 미국 여성은 성차별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결국 승인을 받아 의료보험 적용 시 20달러로 2015년부터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2019년부터 판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비아그라의 부작용
비아그라에도 부작용은 존재한다. 미국 식품의약청(FDA) 보고서에 따르면 복용자 중 2.5%가 △근골격계 △무력감 △소화계 △신경계 △심장혈관계 △안면 부종 △알레르기 △오한 등 이상 작용이 나타났다. 또한 부부의 성관계를 회복시켜준 비아그라가 역설적이게도 임신을 방해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아그라 복용 시 정자의 첨체반응*이 너무 빨라져 난자와의 수정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정자가 너무나 열심히, 그것도 빠르게 반응해서 정작 중요한 때 힘을 잃어버리는 꼴이다.

*<각주> 첨체반응이란 정자가 난자의 표피막을 뚫고 들어가 수정이 되기 위해 정자의 머리 부분인 첨체의 막이 파괴되면서 효소가 방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비아그라에 대한 오해
많은 사람들이 비아그라를 정력제로 오해한다. 그렇지만 비아그라는 정력제가 아니다. 혈관 질환에 쓰이는 약이다. 최근에는 소아 폐동맥고혈압, 임신중독증에도 비아그라가 쓰이고 있다. 또 비아그라를 복용하면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줄 안다. 그러나 비아그라는 복용 후 30~40분 후 효과가 나타나며 성적 자극이 필요하다. 사용방법에 대한 지식 없이 호기심에 불법통로로 구매 후, 복용해도 반응이 없어 계속해서 먹다가 흥분하자 심장에 충격이 가 응급실에 실려 가는 경우도 없잖아 있다. 
해피 드러그(Happy Drug)라는 개념을 아는가? 간단하게 말하면 중증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이라기보다는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약이라고 보면 된다. 비아그라를 포함해 우울증이나 탈모치료제 등이 그 대표적 예다. 해피 드러그는 사용할 때 올바른 처방과 복용방법에 대한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잘 사용하면 행복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불행해진다. 복용이 필요한 경우 복용방법과 부작용, 위험성에 대한 지식부터 알 수 있도록 하자.


참고 문헌: 『역사의 치명적 배후, 성』,
(이성주, 효형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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