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ERICA캠퍼스
피곤한 ERICA캠퍼스
  • 윤성환 기자
  • 승인 2016.09.10
  • 호수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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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의 학생이 휴게 공간 필요성 느껴…

미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에 따르면 낮잠을 40분 즐긴 비행사는 휴식하지 못한 동료에 비해 각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수면학회에서는 ‘20~30분 가량의 낮잠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의 수준만큼 집중력을 회복시켜준다’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참고해 볼 때, 적절히 피로를 푸는 것은 학생들의 학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수준 높은 수업도 중요하지만, 학업 효율을 더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현재 서울캠퍼스 여학생 휴게실은 대부분의 단과대에 있을 만큼 활성화돼 있다. 여학생 휴게실은 몸이 아픈 여학우들이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마련돼 있으며 △소파 △수면실 △책상 △PC룸 등 복합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 때는 안전 문제와 관리 소홀 등으로 폐지되기도 했었지만, 현재는 학교 측의 지원과 각 단과대의 협조로 인해 잘 운영되고 있다.

한편, ERICA캠퍼스의 경우 학교 측과 각 단과대의 노력으로 단과대 내 라운지 및 복지관 환경 개선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학업 중 피로를 느끼거나 몸이 아플 경우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편이다. 라운지는 개방된 공간으로서 소음으로 인해 사실상 휴식이 힘들다. 여학우의 경우 보건진료실 옆의 회복실을 이용할 수 있지만 장소가 한정적이고 수용 인원도 적을 뿐만 아니라 이용횟수에도 제한이 있다는 문제가 있다.

본지는 설문조사에서 휴게 공간을 ‘학생들이 잠을 청하는 등 방해받지 않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정의한 뒤 ERICA캠퍼스 학생들의 휴게 공간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총 230명 중 약 84%(159명)에 이르는 학생이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 공간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고 있었다.(표1 참조) 그 이유에 대해 ‘학업 중 피곤할 때 쉬기 위해’, ‘마땅히 쉴 곳이 없어서’라는 의견에 각각 136명, 78명의 학생이 답했다.



또한 응답자 중 116명의 학생이 접근이 쉬운 단과대 내부에 휴게 공간이 설치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로부터 학교 측에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구체적인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표2 참조). 단과대 내부 다음으로, 학교의 중심지인 복지관에 휴게 공간이 설치되길 원하는 학우들은 94명이었으며 이는 단과대에 설치할 때에 비해 계획 수립이 수월하다. 총학생회장 전용기<예체능대 생활스포츠학부 10> 군은 “복지관 리모델링을 하는 곳 근처에 휴게실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학교 측에 논의해보겠다”라며 “학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휴게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시도해왔지만, 범죄와 관련된 안전 문제에 줄곧 부딪혀왔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학우들이 잠깐 피로를 풀 수 있는 곳을 만들기 위해서는 라운지 같은 열린 공간이 아닌 밀폐된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섣불리 휴게 공간을 확보하기에는 여러 문제점이 존재한다. 휴게 공간에 대해 확실한 관리체계가 잡혀 있지 않다면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 그 중 하나다. 또한, 휴게 공간 확보 문제는 학교 본부에서 임의로 정하기 힘든 점이기도 하다. 단과대마다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돼 있고,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지지 않는 이상 임의로 강의실 혹은 연구실 등을 휴게실로 전환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그 상황을 잘 아는 곳은 각 단과대 내의 RC(Responsibility Center) 행정팀이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일괄적으로 휴게실 설치를 요구하는 것이 어렵다.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원하는 휴게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공간의 용도 변경을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라며 “다만, 각 단과대 내의 유휴 공간이 있는지를 비롯해서 RC 행정팀의 협조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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