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사로]생존‘본능’이 아니라 생존‘본질’에 충실하라
[진사로]생존‘본능’이 아니라 생존‘본질’에 충실하라
  • 한대신문
  • 승인 2016.05.24
  • 호수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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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생존’이 문제인 시대다. 사회적 환경은 예측불가의 다양한 변수들로 가득 차있으며, 이를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각자 나름대로의 생존 방법을 찾아 고뇌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의 생존을 위해 우선 발동되는 것은 본능이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생존의 기본요건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본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동물의 경우, 대표적인 생존본능은 어미를 따라하는 것이다. 자기를 낳은 어미 옆에서 그의 행태를 그대로 모방하며 생존의 방법들을 익힌다. 동물과 상황은 다르지만 인간에게도 이러한 본능적 모방행위는 어렵지 않게 관찰된다. 삶의 과정 중에서 우수한 생존 모델을 찾아내 본능적으로 모방한다. 이를 경영학 용어를 빌려 표현하면 ‘벤치마킹’이다. 절박한 생존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벤치마킹은 학습이라기보다는 본능에서 나오는 행위다.
  문제는 이러한 인간의 모방 본능이 생존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오히려 우왕좌왕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원래 자신이 갖고 있던 장점마저 잃게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단순한 흉내 내기 과정에는 생존의 핵심인 ‘본질’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사례를 찾아 연구하고 그것을 타산지석으로 삼기 보다는 잘된 사례, 즉 베스트 프랙티스를 가져다가 있는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복잡한 삶의 환경을 돌파할 수 있는 적절한 생존의 방법이 될 수 없다.
  본질이 사라진 본능적 모방의 사례는 가까이에도 존재한다. 맥도날드는 모든 매장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스타벅스의 성공사례에서 착안한 것으로, 스타벅스가 와이파이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점에 주목한 것이다. 그러나 맥도날드는 스타벅스와 같은 긍정적 효과를 얻지 못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맥도날드에 가면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아니,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그러한 사실에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 여부가 중요할 만큼 오랜 시간 매장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맥도날드 고객들은 햄버거를 먹자마자 매장을 떠난다. 커피를 마실 때처럼 매장에서 긴 시간을 보내야 할 이유가 없다. 즉, 맥도날드 비즈니스의 본질은 고객이 최대한 빨리 음식을 먹고 떠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에 있다. 스타벅스와는 비즈니스의 본질적 특성이 아예 달랐다. 따라서 스타벅스의 베스트 프랙티스가 맥도날드에게도 ‘베스트’가 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 파악이다. 지피지기 백전불태란 말도 결국 나와 상대방의 본질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천하에 둘도 없는 베스트 프랙티스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상황과 환경, 그리고 맥락에 맞지 않는다면 한낱 떠다니는 아이디어 파편에 불과하다. 정보 홍수의 시대가 되다보니 효과가 ‘검증’되었다는 온갖 사례들이 넘쳐난다. 무언가 잘 해보려고 의욕이 넘치는 사람일수록 이런 정보에 예민해진다. 특히 본격적인 사회 진출을 앞둔 대학생들에게는 이러한 내용들이 더 쉽게 눈에 띌 수 있다. ‘누가 이렇게 했다고 하니 나도 한 번 따라 해볼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러나 단순히 성공요인만을 찾아 베껴서는 원하는 성과를 거둘 수 없다. 성공사례 안에 담긴 본질을 파악하고 자신의 그것과 비교하여 맞춰볼 수 있는 학습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만 다른 사람의 프랙티스가 나의 프랙티스로 온전히 전환될 수 있다. 눈앞에서 작동하는 생존‘본능’에 휩쓸리지 말고, 그 너머를 바라는 생존‘본질’에 충실한 삶의 전략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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