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되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
‘우리’가 되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
  • 이주비 기자
  • 승인 2016.05.21
  • 호수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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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학생-한국인 재학생 간 교류 미비해…
현재 ERICA캠퍼스에는 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32개국 432명의 외국인 정규 입학생이 있다. 비학위과정의 교환학생 100여 명까지 더하면 전체 500명이 넘는 외국인 학생들이 한양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 학생들은 적지 않은 수의 외국인 학생들과 수업을 들으며 함께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간의 실질적인 교류는 미비한 상황이다.
언어적 장벽으로 인한 의사소통 문제는 이런 상황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에서 온 송자맹<언정대 광고홍보학과 14> 양은 “외국인 학생들의 서툰 한국말 실력은 한국 학생과의 원활하지 않은 교류의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보경<국제처 국제팀> 대리는 “현재 ERICA캠퍼스에서는 외국인 정규 입학생 선발 시 정부에서 제시한 TOPIK(한국어능력시험) 2급 이상이라는 기준보다 더 높은 3급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며 “교환학생의 경우에는 한국어가 아닌 영어를 기준으로 선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학생들 간의 교류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국제처는 ‘한밀레’를 운영하고 있다. 한밀레는 매 학기 한양대학교로 오는 외국인 정규입학생 및 외국인 교환학생을 한국인 학생과 매칭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외국인 학생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도와주는 것을 주요 활동이자 목적으로 한다. 동시에 한국 학생과 외국인 학생 간의 언어 교환과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반면 한밀레에 대해 홍태환<경상대 경제학부 12> 군은 “한밀레는 소수 학생들 간의 교류일 뿐”이라며 “외국인 학생과의 교류가 친목보다는 ‘스펙’에 치우쳐 있어 순수하게 외국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외국인 학생들은 전체 외국인 학생의 약 10%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송 양은 “그런 교류 프로그램이 존재하는지 몰랐다”며 프로그램 홍보의 미비를 문제로 제기했다. 이 같은 문제는 외국인 학생의 한밀레 신청이 입학서류의 일환으로 단 한 번만 제시되기 때문에 발생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교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모든 외국인 학생들을 관리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김 대리는 “현장에서 학교가 할 수 있는 것은 전체를 아우르는 것뿐”이라며 “단과대 내에서 각 학과의 특성에 맞게 관리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각 학과의 특성에 맞는 운영과 좀 더 강화된 관리를 위해 학과에 유학생 관리예산으로 지급하던 금액을 기존보다 2배로 늘리는 노력도 이뤄졌다.
또 국제처에서는 기존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밀레에 참여한 한국인, 외국인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 내용을 개정했다. 따라서 기존의 만족도 조사 수준에서 벗어나 더욱 심층적인 조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김 대리는 “이번 학기가 끝난 이후부터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밀레가 서로의 이해관계에 맞게 선발된 학생들에게 철저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준비가 잘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학생들의 인식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학교가 나서도 제도적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학생만의 문제도 아니며 외국인 학생만의 문제도 아닌 양 측 모두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홍 군은 “한국 학생들이 외국인들과 친해지고 싶은 의지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한국 학생들과 친해지고 싶어하는 외국인 친구가 한국인들이 꺼려하고 기피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며 인식 차원의 개선이 필요함을 제기했다. 이에 김 대리는 “한국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 모두 서로 준비가 좀 더 필요하다”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김 대리는 “앞으로 학생 간의 교류가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활발히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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