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기자’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취재일기]‘기자’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 오현아 기자
  • 승인 2016.05.01
  • 호수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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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필자가 한대신문에 들어온 지 2학기, 또 그 안에서 정기자라는 이름을 달고 여섯 번의 신문을 발간했다. 처음에는 그저 수습기자에서 벗어나 내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떴다. 게다가 생애 처음으로 본인의 이름이 박힌 명함을 받는다는 생각에 벌써 뭐라도 된 기분이었다. 기자라는, 내가 가진 직위에 잠깐 자아도취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최근 수업시간에 어떤 교수님이 “연구하는 기자가 돼라. 들은 대로 기사만 쓰는 게으른 기자가 돼선 아무 것도 알아낼 수 없다”라는 말을 하셨는데, 이걸 들은 순간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했다. 기자가 속한 문화부의 특성상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서 연구가 필요한데, 나는 그 연구를 스스로 하기보다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내 기사에 쓰일 자료를 서면 인터뷰나 책에 의존했던 경험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지난번에 쓴 기사들을 다시 살펴봤다. 아니나 다를까, 인터뷰이들이 적어 준 서면 인터뷰의 내용을 거의 베끼듯 써내려간 기사들이 보였다. 그 동안은 게으른 기자가 되는 것에 익숙해져 내가 뭘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못했었지만, 다시 살펴보니 스스로 고민한 흔적이 적어 글에 내 이름으로 올라갈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이 의미 없이 던진 한 마디는 기자로서 내가 했던 행동들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그 동안의 나의 행동은 기자답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쓴 글에 대해 전혀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괴로웠다. 그렇지만 이 같은 경험으로 바뀔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에 필자의 반성은 큰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다. 내가 지니고 있는 ‘기자’라는 이름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조금 더 치열하게 취재를 하리라 다짐해본다. 기자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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