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P가 정말 우리 삶에 도움이 되나요?
HELP가 정말 우리 삶에 도움이 되나요?
  • 조민아 기자
  • 승인 2016.04.30
  • 호수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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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P강의의 실효성에 문제 제기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학생이라면 모두 듣는 강의가 있다. 바로 한양리더십프로그램(Hanyang Entrepreneurial Leadership Plus, 이하 HELP)이다. 이는 1학년 때 HELP1을 시작으로 4학년까지 매년 듣게 되는 기초필수 과목이다. HELP 강의는 현재 인터넷 강의로 진행되며 총 4단계로 이뤄져 있다. 먼저 1학년을 위한 HELP1(휴먼 리더십)에서는 인문학적 소양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을 배우게 된다. 2학년을 위한 HELP2(글로벌 리더십)에서는 글로벌 역학관계와 문화에 대한 이해 등을 배운다. 3학년을 위한 HELP3(비즈니스 리더십)에서는 시장경제 원리와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각종 경제 금융상식과 경영 마인드에 대한 수업이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4학년을 위한 HELP4(셀프 리더십)에서는 시간관리, 사회실무 등 보다 실질적인 리더십을 함양하게 된다.
그런데 주변 학생들을 보면 HELP 강의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강의를 그냥 틀어놓기만 하고 듣지 않으며, 퀴즈 답만 알아내서 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한양대학교 대나무숲에는 ‘헬프 과제에 그냥 내 일기를 썼는데도 불구하고 A학점을 받았다’, ‘헬프 토론에 팝송 가사를 적었는데도 A학점이었다’는 제보들도 등장했다. 이런 이유로 이를 일명 ‘꿀 강의’라고 부르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도움도 안 되는데 왜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HELP 강의를 폐지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상당수였다.
실제로 본지에서 서울캠퍼스 학생 3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HELP 강의를 의무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42명(11.6%)의 학생들만이 그렇다고 답했고, 319명(88.4%)의 학생들은 의무일 필요까지는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 “HELP 강의에 제대로 참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237명(65.6%)에 달하는 학생들이 강의에 제대로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답해 HELP 강의에 대한 실효성 논의가 필요함이 드러났다.
한편, HELP 강의를 제대로 듣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묻자 △유익하지 않아서(97명) △흥미롭지 않아서(96명) △성적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42명) △콘텐츠가 부실해서(28명)라고 답했다.
학교 측에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우선 성적 평가시스템에 대한 지적에 대해 한양리더십센터 관계자는 “HELP가 기초필수 과목이라 한양대학교의 모든 학생들이 수강하는 만큼 몇천 명의 답안을 사람이 하나하나 다 확인해야 한다”라며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를 하고 있지만 사람이 하다 보니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HELP강의의 주제가 흥미롭지 않고 유익하지 않은데도 필수로 수강해야 하냐는 지적에 대해 HELP의 개발에서부터 강의까지 직접 담당하고 있는 송영수<사범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교과목의 취지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HELP 강의에서 배우는 내용들은 지금 당장 현실과 접목시킬 수는 없지만 앞으로 10년 뒤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양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송 교수는 “융·복합적인 인재를 요구하고 있는 현 시대에 자신의 전문분야를 깊게 파고 싶다면 주변 분야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라며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효과가 없어도 결국 이 방식이 학생들의 전문분야를 개발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경운<경영대 경영학과 13> 군은 “HELP의 취지가 좋은 것에는 동의하나 이를 기초필수 과목으로 설정해 학생들로 하여금 강제로 강의를 듣게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라며 “학생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자유롭게 강의를 선택할 권리는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조민아 기자 jomina213@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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