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토팩토리, 자취생을 보듬다
자토팩토리, 자취생을 보듬다
  • 이주비 기자
  • 승인 2016.04.12
  • 호수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봉사활동’하면 무엇을 떠올리는가? 일반적으로 보육원을 방문하고, 집을 짓는 등의 활동을 떠올릴 것이다. 여기 일반적인 생각을 뒤엎고 새로운 형태의 봉사활동을 제안하는 단체가 있다. 바로 자토팩토리다. 자토팩토리는 주로 자취생들을 위한 △벽화 그리기 활동 △심야영화 상영 △집밥 프로젝트 등의 활동을 한다. 누군가는 이것도 봉사활동이라 할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이에 자토팩토리 대표 김규식<건축학부 05> 동문은 “봉사가 꼭 열악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만을 돕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 지역만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여하는 것도 봉사 중의 하나이며, 자토팩토리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봉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 대표와 함께 자토팩토리가 자취생들을 위한 세상을 만드는 법에 대해 알아보자.

Q. 자토팩토리가 설립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자취토끼’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에요. 안산시는 도시에서 더는 보기 힘든 지역 공동체를 되찾고, 마을을 가꾸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의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에 적극적이에요. 그런 차원에서 시작된 ‘마을 만들기 학생동아리’ 활동을 하다 학생들끼리 흥미를 느낀거죠. 그래서 더욱 주도적으로 하고 싶어 2014년부터 ‘자취토끼’라는 컨셉을 잡고 학생들끼리 따로 시작하게 됐어요.

Q. ‘자취토끼’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현재 ERICA캠퍼스 앞의 ‘대학동’이라 불리는 곳에는 원래 산이 있었고 그곳에는 토끼들이 많이 살았어요. 그러니까 우리 학교 학생들이 자취하고 있는 그 자리가 과거에는 토끼들이 살던 곳이었던 거예요. 토끼들이 살던 곳에서 자취하니까 ‘자취토끼’라고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또 ‘자취토끼’의 줄임말인 ‘자토’라는 어감도 좋았고요.
Q. ‘마을 벽화 그리기’는 자토가 알려지게 된 가장 결정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기획하게 된 배경과 과정을 이야기해주세요!
처음에는 마을의 마스코트를 만들기 위해 시작했고, 벽화를 그리기보단 담장 색을 통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유명한 벽화 마을의 경우에는 그곳이 관광지로 변해 주민들이 불편해하더라고요. 하지만 대학동 주민들은 그림을 원했어요. 저희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면 무엇을 그려야 하나 고민했죠.
일단 기본적으로 바탕색은 하나로 통일하기로 했어요. 왜냐하면 그림이 다양하게 있어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을뿐더러 이 지역이 자취토끼 마을이라는 느낌을 줄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그림을 그려야 한다면, 여기 사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길 원했어요. 원칙은 단순해요. 집 이름을 바탕으로 그 집의 대문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기로 한 거죠. 예를 들어 집 이름이 ‘과학빌’이라면 과학실험을 하는 토끼를 그리는 거예요.
또 하나는 바탕색 색칠은 집주인이 하고 그림만 학생들이 그리자는 것이었어요. 페인트칠은 3~4년이 지나면 낡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관리가 되게 하려면 집주인 본인이 칠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봤어요. 다행히 집주인 분들은 페인트만 지원해주면 본인이 칠하겠다고 하셔서 안산시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받은 지원금으로 페인트를 마련해 드렸죠. 이렇게 시작한 벽화 그리기가 올해면 드디어 완성돼요.

Q. 벽화 그리기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첫해에 벽화를 그렸던 집 중 하나가 주인이 바뀌어서 이사하는데, 차가 진입할 수 없어 저희가 그려 놓은 벽화를 부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열흘 정도 지나고 나서 그곳에 가보니 벽이 원래대로 세워져 있고 그림도 처음처럼 그려져 있는 거예요. 알고 보니 새로운 집주인 분께서 사진을 찍어 놓고, 직접 그림을 다시 그리신 거더라고요. 그때 저희의 활동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러한 활동을 하며 가장 보람찬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자신이 더는 필요하지 않을 때 가장 보람차다고 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바는 최선을 다하되 주민들 스스로 그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봉사활동을 할 때 감정에 치우치기보다는 조금은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김 대표에게서 봉사활동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 자토팩토리 홈페이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