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도 전략이다
패션도 전략이다
  • 한대신문
  • 승인 2006.05.14
  • 호수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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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복은 우리 생활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의복은 제2의 피부라고 불릴 정도로 어떤 소유물보다도 자신과 가깝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우리에게서 분리할 수 없는 우리 삶의 반려자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의복은 착용한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추상적인 것들, 즉 개인의 내면적인 특성들이 은연중에 의복행동에 반영된다. 또 한편으론, 의복행동으로서 그가 말로 표현하지 않는 감정이나 또는 그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욕구 등을 추측할 수 있다.


이처럼 의복이 사회적인 만남에서 중요성을 갖는 이유는 의복이 지닌 독특한 상징성 때문이다. 특히 모르는 사람들 사이의 첫 대면에서 의복은 하나의 중요한 단서로 사용된다. 의복은 외모와 함께 착용자에 대한 정보를 무언중에 제공함으로써 상대방에게 호감을 갖게 하거나 좋지 않은 인상을 주게 하는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만약 첫인상이 좋으면 다음의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첫 번째 만남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의복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맥락에서 하나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우리는 한 사람의 의복 상태를 살펴봄으로써, 그(혹은 그녀) 의 성격, 개성, 취미, 라이프스타일 등을 어림잡아 파악할 수가 있다. “옷 잘 입는 사람이 성공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옷은 멋의 상징이기도 하고, 일이나 건강에까지도 영향을 준다. 체형과 체질, 직업·환경에 따라 옷은 ‘날개’가 되기도 하고 ‘넝마’도 될 수 있다.


언제부턴가 “패션도 전략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의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21세기는 복잡하고 다차원적이며 새로운 감각과 창의성을 요구하는 시대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단순히 자기의 맡은 일을 충실히 하는 업무의 능력을 넘어서, 창의적이고 능동적이며 좋은 이미지까지 겸비하는 다차원적인 능력자가 되어야하는 시대이다.


사람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옷과 화장, 액세서리 등이 있는데, 이러한 요소들을 얼마나 조화롭게 하느냐에 따라 사람이 전혀 다르게 보이거나 가치가 폄하될 수도 있다. 의복은 이제 더 이상 신체보호의 용도를 넘어서서 인상이나 느낌을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과 더불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좋은 이미지를 심는 방법으로 쓰인다.


사람은 누구나 멋지고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의상을 선택하고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머리 모양과 액세서리를 갖출 수 있는 멋쟁이 감각은 쉽게 길러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패션에 관심을 가지고 패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낯간지러운 형용사로 애매한 느낌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적절한 지식과 어휘를 바탕으로 의견을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는 의복과 그 속에 담긴 사회적 의미를 어느 정도 이론적으로 학습해 둘 필요가 있다. 이제껏 그냥 무심결에 지나쳐버렸던 의복 -더 익숙한 단어로 ‘패션’- 에 담긴 사회적 의미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을 모색해봐야 할 때이다.


물론 의복을 통해 한 사람의 개인적 취향을, 그리고 살아있는 증거로서 의복이 지금 이 순간의 우리에게 각인하고 있는 의미까지 살펴보는 것을 조금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땅에 멋쟁이들이 많았으면 한다. 단순히 겉치장에만 신경쓰는 것이 아닌 내면의 멋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김형효 <생과대·의류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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