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꾸민다, 셀프 인테리어
나 혼자 꾸민다, 셀프 인테리어
  • 오현아 기자
  • 승인 2016.02.27
  • 호수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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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트렌드로 꾸준히 자리매김,‘집’이라는 공간 재조명

최근 인터넷 상에서는 자신이 꾸민 집을 소개하거나 그 방법을 공유하는 블로그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또한 방송업계에서도 인테리어를 콘텐츠로 한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이 전문 시공업체나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JTBC의 ‘헌집 줄게 새집 다오’는 연예인들이 방을 꾸미고 tvN의 ‘내방의 품격’은 혼자서 꾸민 집으로 유명해진 블로거를 섭외해 방송을 진행한다. 이를 보면 셀프인테리어가 2016년 초반의 트렌드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존의 인테리어가 시공업체에 맡겨서 진행하는 방식이었다면, 셀프인테리어는 말 그대로 쉽게 스스로 인테리어를 하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셀프인테리어라고 부를 수 있는 범위는 굉장히 넓으며 혼자 원목을 사서 가구를 만들고, 시공업체와 비슷하게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 또한 셀프인테리어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가구배치의 변화, 작은 소품의 배치 등 쉽고 간단하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번 기사에서도 대학생의 신분으로 엄두내기 힘든 방식이 아닌, 기존 집의 인테리어에 덧대어 꾸미는 간단한 수준의 셀프인테리어를 다뤄보고자 한다.

트렌드로 떠오른 이유는?
셀프인테리어의 인기비결은 소비 패턴의 변화와 직결돼 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개인당 소득은 2만 8천 338달러이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소비시장이 되면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기 보다는 좋은 경험을 소비하려는 경향이 높아진다고 한다. 좋은 집에서 안락함을 즐기는 것 또한 ‘경험’에 포함되므로 인테리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다. 일례로 일본도 개인당 소득이 3만 달러 대에 진입한 1992년부터 인테리어에 대한 상품 및 사업이 지속적으로 두 자리 수의 성장률을 보였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국내 리모델링 시장도 2000년대 9.1조 원 정도였던 것에 비해 2015년 기준 28.4조 원의 규모로 성장해 국내에서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졌음을 실증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셀프’로 하는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아진 가장 큰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이다. 현대 경제 연구원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15년 506만 가구(전체 가구 대비 26.5%)로 15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셀프인테리어는 전문 업체에 맡길 때 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즐기며 고칠 수 있다. 때문에 전월세의 비율이 높은 1인 가구의 경우 굳이 비싼 인테리어를 하지 않고 셀프인테리어를 선호하는 것이다. 황연숙<생활대 실내건축학과> 교수는 “특히 싱글 족이 많은 20대들의 경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디자인을 추구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황 교수는 “1인 가구의 증가뿐만 아니라 방송, SNS, 인터넷 블로그 등 정보교류가 대중화되면서 인테리어에 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셀프인테리어의 인기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셀프인테리어가 인기를 끌면서 스스로 집을 꾸밀 수 있는 가구나 소품들을 파는 홈퍼니싱 시장도 함께 활기를 띠고 있다. 홈퍼니싱 브랜드 중 하나인 모던하우스는 2015년 매출액이 전년도 대비 천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복 브랜드 샤트렌은 여성복에서 리빙 브랜드로의 전환을 선언했고 문구업체 모닝글로리도 문구류 외에 생활용품의 비중을 높여 홈퍼니싱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외에도 최근 외국 홈퍼니싱 브랜드인 자라 홈, H&M 홈, 이케아 등이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했다. 황 교수는 “인테리어 관련 전문 매장이 늘어남에 따라 페인트, 타일, 벽지와 같은 재료 및 다양한 소품 등을 구매하기가 쉬워져 셀프인테리어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방’과 ‘소품’으로 힐링을
아무리 셀프인테리어가 간단하다고 해도 생소한 사람들에게는 ‘인테리어’라는 단어로 인해 거창하고 힘든 활동이라는 느낌을 주기 십상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간단한 소품과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간단하게 느낌만 바꿔도 공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황 교수는 20대들이 간단하게 셀프인테리어를 시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모방하기’를 추천한다. 방송이나 블로그를 이용해 이미 검증된 방법을 따라하는 것으로, 의류잡지의 모델 의상을 흉내 내어 입다 보면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또한 범위를 ‘집 전체’와 같이 너무 크게 잡지 않고 ‘내 방’에서부터 디자인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방일 경우 그 특성을 잘 알고 있어 실패할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벽이나 가구의 일부분을 변화시키거나 소품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방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가구를 새로 사거나, 방의 배치를 완전히 바꿀 필요는 없다. 커튼, 테이블 커버나 조명 갓 커버의 교체 그리고 쿠션이나 러그를 활용하면 큰 무리 없이 방의 분위기를 원하는 대로 꾸며 나갈 수 있다. 황 교수는 “마트나 문구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시트지를 이용해 벽에 포인트를 주거나 오래된 가구의 색을 바꾼다면 효과적인 인테리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황 교수는 “2016년 인테리어 트렌드는 집에 머물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디자인”이라며 “침실의 특징을 잘 고려하고 다양한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셀프인테리어는 단순히 방을 꾸미는 활동을 넘어 공간의 분위기를 변화시켜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 또한 환기시킬 수 있다. 꽃이나 화분 같은 친환경 소품의 활용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포스터의 배치 등을 통해 일종의 힐링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황 교수는 “셀프인테리어를 하는 동안 자기 공간에 대한 애착이 커지고, 그 공간에 자신의 정체성을 부여함으로써 자신감이 고취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새해, 봄 그리고 새 학기를 맞이해 위에 소개된 간단한 방법들로 내 방을 꾸며 새로운 기분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도움·이미지 출처: 황연숙<생활대 실내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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