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A캠퍼스 총학생회 선거, 또 다시 파행으로
ERICA캠퍼스 총학생회 선거, 또 다시 파행으로
  • 오현지 기자, 한지연 기자
  • 승인 2015.11.23
  • 호수 14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 일정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ERICA캠퍼스에 또 한 번의 대자보가 붙었다. 작년 선거 파행 이후 딱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총학 선거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 해 선거 논란 시 학생들의 실망이 컸던 만큼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선거가 다시 파행으로 흐름에 따라 떨어졌던 총학 신뢰도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선거를 앞두고 있
는 현재 탈락 선본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 간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본지에서는 논란과 관련해 이성호·허지웅 선본과 중선관위 간의 주요 사건을 시간 순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해당 논란을  중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세칙 문제, 그리고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하 중선관위원장) 이상근 군의 발언 문제로 나눠 정리했다.

지난 20일 오전, 탈락 선본이 중선관위는 중립성을 잃었다며 동아리연합회 회장 임연교 군과 이성호 군 간의 녹취문을 공개했다. 하지만 중선관위와 해당 학생의 입장 표명이 아직 없었기에 본 기사에서는 이를 다루지 않았다.

논란의 중심에는 중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세칙과 지난 19일 사퇴한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이상근<공학대 기계공학과 10> 군의 발언이 있다.

우선 ERICA캠퍼스 선거시행 세칙은 중선관위에서 지난 해 세칙을 바탕으로 새로 추가할 내용을 덧붙이고 필요없는 부분을 수정?보완해 제정된다. 하지만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선거시행 세칙 제4조  피선거권 5항 ‘모든 직, 간선 간부는 입후보할 시 선거 공고 기간 내에 소속 학생회장(회장이 사퇴 시 부회장)의 승인을 받아 사퇴하여야 한다’라는 조항은 현 중선관위에서 개정한 것이 아니다. 이는 작년 ERICA캠퍼스 선거 논란 당시 나현덕 씨가 대외협력국장 변철민 씨의 출마를 막기 위해 개정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있었던 조항이기도 하다. 하지만 몇몇 학우들은 이 조항을 현 중선관위에서 개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왜 이를 해명하지 않냐는 질문에 중선관위는 “세칙 수정?보완 시 과거의 의도와 목적보다는 세칙 그 자체에만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이성호?허지웅 선본의 후보자 자격 심사 탈락 이유는 해당 세칙을 중의적으로 해석했음에 있다. 이성호?허지웅 선본에 따르면 해당 세칙의 ‘회장이 사퇴 시’라는 문구는 ①회장이 사퇴해서 부재할 때와 ②회장이 사퇴할 때라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이성호?허지웅 선본은 ①로 세칙을 해석해 이성호 군의 사퇴의 변 작성 당시 과기대 부학생회장의 서명을 받지 않았다. 이에 중선관위는 후보자 자격 심사 당시 이 조항에 중의성이 없음을 이유로 이성호 군의 피선거권을 박탈했다.

이후 이성호?허지웅 선본의 재심의 요청에 중선관위는 해당 세칙이 논의됐던 지난달 27일 4차 중선관위 회의에 당시 과기대 학생회장이었던 이성호 군 또한 참석했다는 이유로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중선관위 측은 27일 회의에서 현재 논란과 같은 사례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이에 ‘사퇴 시’를 사퇴할 때라고 결론 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군은 “당시 회의에서 논의가 오간 것은 맞으나 절대 확정된 것은 없었다”라며 “만약 결론이 제대로 지어졌다면 후보자 자격 심사에서 의견이 7:2로 갈린 것을 설명할 수 없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부총학생회장 김성근<국문대 영미언어문화학과 10> 군은 “당시 이성호?허지웅 선본의 탈락을 반대했던 이유는 전년도 선거에서 등록 서류 미비에도 불구하고 주의 조치만을 받고 입후보한 선례가 있었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한 후보를 떨어뜨린다면 금년도 총학생회 선거가 다시 한 번 홍역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중선관위는 왜 세칙을 ‘사퇴할 때’라고 정정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당시에는 세칙에 대해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정정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중선관위는 세 번째 입장문을 통해 10일 이성호?허지웅 선본이 제출한 파기환송 심의 요청서를 반려함과 동시에 해당 문구에 대한 중의성을 인정하며 사전적 의미로만 해석해 판단한 점을 사과했다. 그러나 여러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중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사퇴할 때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이성호 군이 전 중선관위원장 이상근 군에게 해당 세칙에 대해 질문했으나 이상근 군이 ‘부회장에게 서명을 받지 않아도 문제될 것이 없다’라고 답변한 것이 문제시됐다. 이성호?허지웅 선본은 선거일정 공고문에 문의사항은 중선관위원장에게 하라는 글이 명시돼 있어 적합한 절차를 밟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선관위 측은 “이성호 군은 처음부터 중선관위에 문의한 것이 아닌 당시 중선관위원장에게 자문을 구한 것일 뿐”이라며 “중선관위원장은 그저 한 명의 위원이며 그 내용은 중선관위 전체의 입장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중선관위는 의결기구임을 강조하며 “기본적으로 중선관위 전체의 의결 내용이 개인의 의견보다 더 상위에 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상근 군은 지난 19일 자신이 상반될 수 있는 내용을 잘못 전달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중선관위원장 자리에서 사퇴했다. 이에 선거시행 세칙에 따라 부총학생회장 김성근 군이 중선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ERICA캠퍼스 총학생회 선거는 오는 24일과 25일로 예정돼 있으나 아직 해당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중선관위 측은 “우리가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남은 선거기간동안 학생회칙을 따라 선거를 마무리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