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경험’했고 그 속에서 땀에 젖은 ‘사람’을 얻었다
청춘은 ‘경험’했고 그 속에서 땀에 젖은 ‘사람’을 얻었다
  • 한대신문
  • 승인 2015.11.08
  • 호수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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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국토 순례단의 16일간의 여정

경상북도 울진군 입성하자마자 보였던 어느 공원에서
강원도 고성군 통일 전망대에서 SKY국토 순례단 답사팀과 함께

 

 

 

 

 

 

경상북도 축산항에서 한양대 관광학부 국토순례단과 SKY국토순례단과의 조우
경상북도 울진군에서 한양대 관광학부 국토 순례단이 해안도로를 걸어가고 있다.

 

 

 

 

 

 

 

마침내 한양대 관광학부 학생들이 부산 해운대구에 도착했다.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학생들이 매년 여름학기에 시행하는 국토순례가 올해로 14회를 맞았다. 이번 국토순례는 한양대학교 관광학부의 위상 제고 및 국내 관광발전과 선진 국내 관광문화 확산에 초점을 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또한 기존의 일반적인 서울~부산 코스가 아닌 동해안의 관광코스를 따라 강원도 고성군부터 부산광역시 해운대구까지 걸어가는 것으로 변화가 있었다. 해외 배낭여행을 가는 것을 로망으로 꼽는 대학생이 많아진 오늘날, 국내 관광자원의 현황 및 한계와 잠재성을 파악해 그 가치를 몸소 체험하는데 있어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국토순례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지난 7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 15박 16일 간 관광학부 국토 순례단은 하루 평균 25km을 걷고 태풍 속에서 비를 맞는 등 강행군의 일정을 소화했다고 한다. 선후배 동기와 함께 국토순례를 진행하며 무엇을 느끼고 경험했는지, 정철<사회대 관광학부>(이하 정) 교수와 제14회 국토 순례단 단장 추교현<사회대 관광학부 12> (이하 정) 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관광학부 국토순례가 언제부터, 왜 시작된 것인가요?

추: 관광학부 국토순례는 관광학부 선배가 방학 때 뜻깊은 일을 하고자 친한 사람들끼리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서 간 게 시초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오다가 최근에는 제주도나 DMZ 등 테마를 잡고 가는 것으로 변화됐어요.

정: 한 학과 내에서 전통이 이어지는 것이 신기해서 언제까지 갈까 했는데 10년이나 가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요즘 고생하지 않으려는 청년들 답지 않아요.

 

요즘은 해외여행을 많이 가는 추세인데 왜 우리나라 국토순례를 하나요?

추: 대학생들이 해외 배낭여행 가는 것을 관광학도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너무 안타까워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예쁜 팔경이 어딘 지 아느냐고 질문하면 대답 못하는 학생이 대부분 일거예요. 그런데 유럽 어디가 좋으냐고 물으면 영국 프랑스 등 자신 있게 말하곤 해요. 자국보다 해외를 더 아는 것은 자기 자신도 모르는데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외국에 나가기 전에 우리나라부터 잘 돌아보자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요. 국토순례와 해외여행이 뭐가 좋고 뭐가 나쁘다고 하기보다는 우선순위의 차이이고 각각 얻을 수 있는 것이 다른 것 같아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비용적인 부분은 어떻게 부담하나요?

추: 전적으로 사비로 가는 거예요. 매년 다르긴 하지만 올해는 테마를 잡다 보니까 여러 체험도 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학교에서 지원받는 금액 외에 기부해주시는 선배들도 계시고 가는 길에 펜션을 하는 선배 덕분에 숙식도 무료로 해결할 수 있었어요. 7명의 총 경비는 약 300만 원가량 들었어요.

 

관광학도로서 국토대장정은 국토를 탐험한다는 의미 이외에 어떠한 것들을 얻을 수 있나요?

정: 해외여행객들이 대부분 서울에서만 머무는데 서울은 2~3일 정도면 여행을 다 할 수 있고 재방문 의사가 적어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구석구석 좋은 곳을 소개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서울에 질린 관광객들을 부산으로 유치하는 상품’처럼 국내여행을 다니면서 한국을 판매할 여행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언제 어디서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주의하며 상황 대처 능력도 길러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추: 실제로 전공을 이해하는데 국토순례가 굉장한 도움이 됐어요. 특히 도시 관광 측에서 배울 것이 많아요. 경관이나 관광지를 가끔 들려 체험해 보기도 하는데, 어떤 형식으로 민간 합작을 했는지, 추진 사업의 목표와 개발 방식이 맞는지, 지속 가능한 개발인지,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걷다 보면 ‘이 지역에 이 사업은 괜찮다’ 아니면 ‘이 사업은 기대에 비해 빈 수레가 요란하다’라는 것을 알게 돼요. 한 예로 저번에 ‘한국의 나폴리 항’이라고 불리는 곳을 간적이 있어요. 에메랄드빛 바다가 아름답고 좋긴 했는데 급 부상한 관광지다 보니까 숙소 비용도 터무니없이 높고 관광 인프라나 규제가 없어서 체계가 안 잡힌 것이 보였어요. 그런 면에서 분석하고 평가하는 면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저는 이 국토순례를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것이 있어요. 바로 동기, 후배들 즉 사람이에요. 처음엔 단순히 복학생이어서 아는 후배를 만들어야겠다는 의도였지만 이제 후배가 아닌 소중한 동생이 됐고 동기가 아닌 특별한 친구가 됐어요.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효과들이 쉽게 얻어낸 것은 아닐 것이며 분명히 16일간의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텐데, 그중 국토순례를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추: 군대를 다녀와서인지 무더운 날씨와 오래 걸어서 힘든 것들은 견딜 수 있었어요. 그런데 여성분들은 저와 같지 않기 때문에 계속 신경 써야 했어요. 내 몸이 피곤한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해야 한다는 점. 즉 단장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힘들었어요.

 

마지막으로 관광학부 국토순례의 미래, 관광학부의 미래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 우리나라는 외국을 가려면 비행기를 꼭 타야 하는 것 치곤 상당히 외국과의 왕래가 많은 국가에요. 그렇지만 대륙까지 이어져 러시아나 유럽도 갈 수 있다면 국제 관광으로서는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한양대 관광학부가 국제 관광의 영역에서 선두주자이기 때문에 국토 순례한 인재들이 모여서 관광 상품들을 개발해 내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요. 더불어 국토순례 이후 ‘학생들이 과연 국토순례를 통해 얻은 것이 무엇일까’에 관한 논문을 구상 중이에요.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의 기록을 잘 남겼으면 좋겠어요. 국토 순례단이 매일 하루가 끝나면 모여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와 느낀 점을 공유해서 16일 동안의 일정을 일지에 기록하고 있다고 하는데 나중에 ‘우리들의 국토순례기’ 같은 책을 출판하면 좋겠어요.

 

추: 관광학부는 정말 미래지향적인 학과에요. 그리고 국토순례 관점에서는 얻는 것이 굉장히 많아요. 사람도 많이 얻고 개인 역량도 많이 커져요. 더 나아가 내가 성숙해지는 시간인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매년 좋은 테마를 정해서 잘 인계해 학교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전통적인 사업으로 이어져나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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