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위해 한 발 다가서면, 두 발 물러서는 우리 사이
공감 위해 한 발 다가서면, 두 발 물러서는 우리 사이
  • 한지연 기자
  • 승인 2015.11.01
  • 호수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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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교수님과 소통하고 있나요?

대학교는 학문을 생산하고 전수하는 곳이다. 그리고 대학의 주체인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와 배우는 ‘학생’ 간의 관계는 중요하다. 많은 연구 결과에서 수업 안팎에서 이뤄지는 교수와 학생간의 소통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신뢰감을 높이는데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수업의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나타났다. 하지만 2012년 성균관대 배상훈 교수의 ‘ACE 성과평가 연구’ 결과, 한국 대학생들은 미국 대학생들보다 교수와의 학문적 소통 기회가 현저히 적고, 수업 참여도나 대학소속감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대학은 ‘대학 교육의 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항목인 ‘교수와 학생 관계’에서 취약함을 보였다.

본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142명 중 139명이 대학에서 교수와 학생간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교수와 학생이 소통하는 방법에는 크게 수업 내에서의 소통과 수업 외의 소통이 있다. 전자는 수업 시간에 교수에게 학생이 질문을 하는 것과 학생이 제출한 과제에 대한 교수의 피드백 등이 있다. 후자는 주로 수업이 끝난 후, 학생이 진로 상담과 학업 상담 등을 이유로 교수 연구실을 방문하거나 학과 행사가 있을 때 교수와 학생이 소통하는 것을 일컫는다.

실제 수업 시간에 과제를 제출하고 그에 대한 직접적인 교수의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학생은 대다수였지만 실제 피드백을 받은 학생은 142명 중 67명으로 46%였다. 그리고 수업 시간 외에 수업 외적인 이유로 교수님과 소통한 적이 있다고 한 학생은 51명으로 36%에 불과했다.

교수와 학생간의 소통이 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냐는 질문에 ‘교수님이 어려워서’라는 이유가 7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에 한동섭<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이 는 서로가 노력해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며 “진리의 상아탑인 대학이라는 공간에서는 교수를 어렵게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그 뒤로 ‘소통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비해서’라는 이유가 55%의 비율로 두 번째로 높았다. 현재 소통 증진을 위한 수업 도입 외에 서울캠퍼스는 수업 시간 외에 교수가 항상 연구실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교수들에게 Office Hour제도를 권유하고 있고 ERICA캠퍼스는 학생이 튜터로서 다른 학생을 지도하고, 지도교수와 상담이 필수 조건인 한양 또래튜터링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각 단과대학별로 실정에 맞게 교수와의 상담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전동표<교무입학처 교수학습지원팀> 책임연구원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제도가 있음에도 계속해서 소통의 부재가 제기된다는 것은 단순히 제도적 장치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전 책임연구원은 “제도를 만들어서 교수와 학생이 강제적으로 소통을 하도록 강요하는 것 자체가 올바른 대학의 문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제도를 넘어선 학생과 교수의 인식변화를 강조했다.

교수와 학생간의 소통 향상을 위한 수업으로 서울에는 <커리어개발 Ⅰ,Ⅱ>가 ERICA에는 <대학생활과 비전설계>가 있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54%의 학생이 이 수업들이 소통 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커리어개발 Ⅰ>을 수강했던 익명을 요구한 A양은 “교수님과 개인적인 소통이나 서로 알아갈 기회는 별로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A양은 “수업이 자율적으로 운영돼 불규칙한 수업시간과 교수님의 태도 등 미흡한 부분도 많았다”라고 덧붙였다. <대학생활과 비전설계>를 수강했던 익명을 요구한 B양은 “본래 수업의 목적과는 달리 홈페이지에 있는 영상을 보고 소감문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운영됐다”라며 “실질적으로 교수님과 소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라고 수업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진창하<경상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학 차원에서 수업을 위해 준비해주는 동영상과 같은 학습 프로그램이 많아질 경우 학생과 소통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직접적으로 만나는 시간이 늘어날 경우 물리적인 비용이 증가한다”라며 “학교 측에서 학생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수업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항상 열려있다. 필요한 것은 학생들이 교수들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은 교수와 학생간의 소통 증진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67%의 학생들이‘교수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변화’, 55%의 학생들이 ‘학생에 대한 교수의 인식변화’를 꼽았다. 이에 한 교수는 “우리는 학생이 언제든지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라며 “어색하더라도 한 번 시도해보고 또 그것이 반복되다보면 교수와 학생 사이가 가까워지고 많은 도움을 얻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 또한 “우리학교 교수님들은 모두 학생들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다가왔으면 좋겠다”라며 함께 노력하자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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