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지기 동료, KIMDC를 정복하다
11년 지기 동료, KIMDC를 정복하다
  • 이영재 기자
  • 승인 2015.10.31
  • 호수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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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찬, 최재혁 무용수를 만나다

코리아국제무용콩쿠르(KIMDC)’가 지난 7월 18일부터 22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그랑프리(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자 권민찬<예체능대 무용학과 07> 군(이하 권)은 제2회 KIMDC에서 그랑프리를 수상, 올해 2관왕과 더불어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다. 시니어 부문 은상 수상자 최재혁<예체능대 무용학과 06> 군(이하 최) 또한 병역특례 수혜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KIMDC는 총 10개국에서 100여 명 이상의 참가자가 함께 했다. 지난 대회보다 규모도 명성도 더 커졌고 경쟁도 한층 치열했다. 특히 올해는 대상자를 위한 병역특례 혜택도 새롭게 추가돼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군 입대를 앞둔 무용수 권 군과 최 군에게는 여러모로 남다른 무대일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도약을 앞둔 무용수 권 군, 최 군과 함께 대화를 나눠봤다.

이번 KIMDC에서 선보인 작품에 관해서 설명해주세요.
권: 작품 <Gravity>는 제 자신이 하나의 뇌파라고 가정하여, 중력과 무중력 상태를 넘나드는 것을 추상적인 의미를 담아 움직임으로써 표현했어요. 중간에 뇌파가 보내는 신호들을 여러 가지 손 모양으로 표현했어요. 또한, 떠다니는 먼지들이 가라앉듯이 결국에는 중력이 잡아당기는 힘으로 뇌파가 멈추는 컨셉으로 구상해 표현했어요.
최: 작품<My heart’s in the highlands>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미묘한 관계로 엉켜있는 힘든 현실 속에서 순수했던 예전의 내 모습과 따뜻하게 느껴졌던 그리운 곳을 표현했어요. 음악을 계속 듣고 새롭게 해석해보니 이를 주제로 하면 괜찮을 것 같아 이 작품을 선정했어요.

이번 작품의 주제는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요?
권: 여러 음악을 계속 들으면서 컨셉을 정하고, 어떻게 춤을 춰야 음악과 어울리는 움직임들이 나오는지, 많은 고민과 시도 끝에 만들어졌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움직임을 바탕으로 움직여보고, 제 움직임과 맞는 컨셉과 작품의 밸런스를 토대로 안무를 만들었어요.
최: 좋아하는 음악을 조금 다르게 해석해 안무를 만들어봤어요. 제가 음악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을 잘하는데 새롭게 해석한 음악들과 제 움직임이 잘 맞을 것 같은 안무를 많이 섞었어요.

안무를 기획하실 때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권: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콩쿠르에 사용한 음악을 200번 가까이 들었어요. 음악을 계속 음미하면서 듣다 보면 컨셉 같은 것들이 떠올라요. 또 어떻게 춤을 춰야 음악과 어울리는 움직임들이 나오는지도 생각나요.
최: 일단 저는 즉흥적으로 움직여봐요. 노래에 따라 안무성향이 다르지만, 음악을 듣고 즉흥적으로 움직여보고 몸에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나오는 안무를 많이 넣어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특히 어려웠던 점이 있나요?
최: 대학을 졸업하고 입영연기를 할 수 있는 기한을 모두 사용해서 더는 입영연기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 올해 콩쿠르가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경연에 임했어요.
권: 저도 입영문제와 신경성 장염으로 급격한 체중 감량이 오면서 근력이 현저히 줄어들고, 에너지를 나타내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어요. 그래서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했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수상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권: 일단 저는 독특하게 튀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일부러 녹색 의상을 입었어요. 아무래도 심사위원들이 보기에 의상도 튀었고 움직임도 최대한 주제에 근접한 안무를 했기 때문에 수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 파이널 때 컨디션이 좋았어요. 예선 때는 긴장도 하고 부담이 커서 제대로 못 했는데 파이널에서는 편안하게 안무를 했어요.
그리고 저와 민찬이의 작품을 무용과 손관중 교수님께서 지도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무용인에게 KIMDC란 무엇인가요?
최: 우리나라 남자 무용수가 가장 꿈꾸는 대회와 병역특례가 주어지는 대회는 한국에 두 가지가 있는데 서울국제무용콩쿠르랑 KIMDC에요. 이 두 개의 대회가 제일 크고 모든 남자무용수들이 수상을 목표로 이 대회를 준비하죠. 무용수를 꿈꾸는 어린아이들도 이 대회를 보고 많이 배우고 꿈을 키워나가요.


평소에 생각하시던 라이벌이 있나요?
권: 저는 재혁선배가 평소에 생각한 라이벌이에요.
최: 딱히 라이벌은 없는데 민찬이가 같이 연습하고 공부하는 선의의 경쟁자에요.

언제부터 무용을 하셨어요?
권: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시작했어요. 고모가 중학교에서 무용선생님을 하고 계시는데 무용시켜 보는 게 어떻겠냐고 부모님께 추천하셔서 시작하게 됐어요.
최: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무용을 시작했어요. 중학교 때 성악이나 무용 둘 중 하나를 하려고 했는데 제가 몸으로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무용을 시작하게 됐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컨셉의 안무가 있다면?
권: 이번에 한 <Gravity>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어요. 왜냐하면 이번 콩쿠르에서 수상을 못하면 바로 군대에 가야 했기에 저에게는 제일 중요한 안무였어요.
최: 2012년도 콩쿠르 때, 현대무용에 한국적인 움직임을 많이 섞어서 국악으로 <Call the soul>이라는 안무를 만든 적이 있어요. 지금까지 했던 것 중에 그것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두 분이 생각하시기에 좋은 무용수의 조건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최: 안무를 100퍼센트 소화하지 못하더라도 안무를 내 것으로 만들어서 자신만의 무용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그래서 무대 위에서 완벽하게 보여줄 수 있는 무용수가 좋은 무용수라고 생각해요.
 권: 오래전 대학교 1학년 전공시간에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베스트(Best)가 될래? 온리(Only)가 될래?’ 그때의 저는 ‘베스트’라고 대답했어요. 하지만 이번 콩쿠르를 통해 대상이라는 베스트가 돼봤으니, 8년이 지난 지금은 ‘온리’로 저만의 색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본인의 예술철학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권: 저는 ‘강한 자가 오래 버티는 게 아니라 오래 버티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힘든 상황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 ‘나 자신을 이겨야 한다’라고 생각해요. 나 자신만 이겨내면 주위의 모든 어렵고 힘든 것들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려움에 부딪혀도 ‘나는 이겨낼 수 있다’라는 철학으로 극복하는 거죠.

향후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권: 곧 결혼을 앞두고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해외 무대에 진출하고 싶어요. 그리고 향후 몇 년 동안은 댄서로서 다양한 색깔의 안무가의 작품에 참여해 보고 싶어요.
최: 일단은 좋은 안무가를 만나서 좋은 작품에도 출연하고 무용수로서 더 성장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 안무가가 돼서 좋은 작품으로 해외에서 투어를 돌고 싶네요. 지금은 무용으로 제가 올라갈 수 있을 때까지 가보고 싶어요.

무용수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해라. 죽을 듯이 하면 돼요.
권: 노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10년 후에 본인이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최: 한 집안의 가장이 되어있겠죠? 가장이 되어서 가족을 책임지는 것. 이것이 저한테는 무용하는 것보다도 가장 중요해요.
권: 저는 아빠가 돼 있겠죠. 그리고 무용과 관련된 직업을 계속해서 해나갈 거에요.

글·사진 이영재 기자
 edtack123@hanyang.ac.kr
도움: 정예림 수습기자
flxmf741@hanyang.ac.kr                              

사진제공 권민찬,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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