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교수, 공학과 철학의 주례자
김영호 교수, 공학과 철학의 주례자
  • 이영선기자,전예목기자
  • 승인 2015.10.12
  • 호수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호 대표,
공학과 철학의 주례자
공학과 철학’ 두 단어를 같이 묶어 주는 것만으로도 어색함이 느껴질지 모른다
‘공학철학’ 두 단어를 아예 섞어버린 이 단어는 말 그대로 상상하기도 힘들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공학과 실용의 가치보다는 삶의 가치를 긍정하는 철학이 만났다
공학과 철학은 서로 극단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최근 이공계 신입 사원을 뽑을 때도 인문학적 소양을 보기도 하고 반대로 인문학도들이 공대 과목을 수강하기도 한다. 우리만 분리된 교육과정 탓에 몰랐었지 알고 보면 이 둘은 따로 생각하면 안 되는 것들이었다.
일찌감치 이 둘의 만남을 주선한 이가 있으니 바로 김영호<Y.H.KIM Eng. & Mfg. Int. Consultant> 교수이다. 현재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에서 강의도 하고 계시는 김 교수는 ‘공학철학’이란 과목으로 카이스트에서 이미 강의도 하셨다. 잇따른 카이스트 대학생들의 자살로 사회적 문제가 되던 시기에 행복론과 공학철학 두 교과목을 주제로 강의를 하셨고 많은 학생들이 찬사를 보냈었다. 우리에게 생소한 공학철학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삶의 지혜를 배워보자.
김영호 대표는…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미합작사인 진해화학(제4비료공장)에 장학생 선발로 입사했으며, 줄곧 한미합작사인 남해화학(제7비료공장)에서 사업추진 이사를 역임하고,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했다. 은퇴한 후에는 대만, 인도의 대단위 화학공장과 DuPont (Korea)에서 컨설턴트로, 그리고 이후 학계에서는 POSTECH, KAIST 등 각 대학에서 강의와 국제 컨설턴트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Y.H.KIM Eng. & Mfg. International Consultant, Representative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에서 “화학플랜트 설계특론” 교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은퇴는 또 다른 시작이다
컨설턴트로서의 새로운 삶
은퇴 후에도 김 교수는 기업 컨설턴트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컨설턴트는 머릿속의 고급 지식을 상대방에게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직업이라 할 수 있다. 그 대가는 컨설턴트가 제안하고 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보통 컨설턴트에 대한 예우가 극진하며, 컨설팅 시에 발생되는 모든 비용, 즉 세금, 왕복항공료, 숙식비 등을 상대방 회사에서 지급한다. 김 교수는 컨설턴트의 조건으로 누적된 경험을 강조하면서 “컨설턴트는 경험이 굉장히 많아야 한다. 최소 20년 이상의 자기 분야에 종사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컨설턴트 고용 목적이 경험이 부족해 발생하는 시행착오로 인한 손실발생을 줄이기 위함이다”라고 컨설턴트를 설명했다.
그렇지만 컨설턴트의 일이 평탄한 것만은 아니다. 김 교수는 “컨설턴트는 상대방 회사가 직면한 문제점을 지체 없이 해결해 줘야 하는데, 며칠간씩 밤을 새워 연구를 해도 해결점을 찾지 못할 때 위기를 느끼게 된다”라고 해 컨설턴팅의 어려움을 표했다.
컨설턴트를 꿈꾸는 한양대 학생을 위해서 컨설턴트가 되는 방법을 물어봤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졸업 후 입사하자마자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다”라면서 “본인은 그 당시 코치해줄 사람은 없었지만 혼자 회사를 그만두고 나가면 뭐할까 싶어 생각하고 자료를 모으고 수시로 해외 교육도 나가 외국 동향도 파악하고 자료도 수집했다. 평소 문제 상황에 대해 브레인스토밍도 쉬지 않았다. 후배들에게도 혹여 컨설턴트를 꿈꾼다면 유비무환이라고 미리 준비하고 기술을 쌓고 강의도 많이 듣고 자료도 수집해 공부하는 것과 더불어 모의 문제 상황을 만들어 해결방안도 찾아보기를 추천 한다”라고 설명했다.

공학철학의 필요성
휴먼 에러부터의 보호
공학철학은 김 교수의 주된 강의 주제다. 공학인은 공학만 잘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는데 이는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의 붕괴 사고와 같은 휴먼 에러(Human Error)를 가져 온다. 이런 안타까운 사고를 막기 위해 공학철학은 필수적이다.
공학철학은 공학과정의 활동을 철학적, 윤리적 바탕에서 의사 결정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공학적 재해를 최소화 할 수 있게 할뿐만 아니라 공학 과정의 활동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휴먼에러를 최소화하고 부정적 요소들을 제거할 수 있는지 논증하고 설득하는 학문이다. 궁극적인 목표로는 공학철학/윤리를 바탕으로 한 공학활동으로 인류사회에 공헌을 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공학철학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과학자·기술자·공학자 모두의 순수성과 가치관을 확립하고 부정행위와 정치적 비리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시점에는 공학철학이 중요 비리나 건전한 기업의 타락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공학철학이 없으면 위력을 잃는다. 인간의 실수에서 나오는 인명손실 방지 등 세월호 사건도 인간의 부정부패로 일어났다”라고 말했다.

행복론
생명을 구해준 강의
김 교수의 다른 강의 주제로는 공학철학에서 이어지는 행복론이다. 공학철학의 공학자의 외부 세계와 관련된 철학이었다면 행복론은 공학자의 내면을 위한 철학이다. 김 교수가 행복론을 강의하게 된 계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카이스트 대학생의 잇따른 자살 사건과 관련 있었다. 김 교수는 자살 사건의 배경에 대해 “카이스트의 자살자에는 학생은 물론 교수도 있었다. 자살 원인은 자존감 상실과 우울증이 대부분이었다. 자살의 원인은 우리나라의 최고 엘리트들을 등수대로 줄 세웠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친인척과 주변 사람들의 기대가 엄청나다. 그래서 장학금을 성적 미달로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부모님께 말씀드리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주변 친구들에게 말하려 해도 다들 공부하느라 바빠 들어 줄 여유가 없다. 누구에게 말도 못하는 상황에서 우울증이 심해지면 자살하게 된다. 이때가 바로 2011년 4월, 학생 다수가 자살한 경우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키스트와 카이스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외국에 거주하는 박사들을 초청해서 국내 발전과 경쟁력 신장을 이루려고 어마어마한 세금을 투자해 설립한 기관이다. 따라서 그 곳 학생의 사망은 국가적 손실이기도 하다. 자살하는 학생들을 막으려면 학생들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이때 김 교수는 전 직장에 있으면서 직원들과 그들 가정의 고민거리들을 돌본 경험들을 대학생에게 접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 교수는 “4조 3교대 회사 근무 시스템 속에 어느 직원의 부인이 바람난 경우가 있었다”라며 “3교대로 근무가 이루어지니 인간이라면 마음이 허전할 때 그럴 가능성도 있겠다”라고 했다. 이런 배경에서 김 교수는 남편과 부인이 서로 신뢰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상담하고 교육한 적이 있었다. 김 교수는 전 직장생활과 컨설팅을 통해 배워 익힌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카이스트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다. 마침 김 교수는 강의 기회가 주어지기 전 11월 쯤 카이스트 교수에게서 행복론과 공학철학 두 교과목을 강의해 줄 수 있겠느냐는 제의를 받은 바 있었다. 그는 대학생들을 행복하게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과 공학인의 부정부패도 막고 인간에 의한 실수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사명감에서 강의를 맡았다.
김 교수가 강의를 맡게 된 후 가장 먼저 학생들의 자살 원인을 분석했다. 원인은 역시 자존심의 하락이었다. 자존심과 자긍심이 무너지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가 핵심이었다. 이때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현실을 받아들이도록 도와주었다. 장학금 반납 등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부모님께도 솔직하게 말하도록 조언했다고 한다. 덧붙여 “졸업만 하면 학생들의 우수한 두뇌와 실력, 그리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어 학생들 앞길에는 확실히 성공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가치관을 심어 주었다”라고 한다.
김 교수는 일반적인 카이스트 교수들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는 평소 학생들이 이메일을 보내면 바로 답을 써 준다고 했는데, 카이스트 교수들 중에는 ‘이메일에 일일이 답 써주는 교수들이 많지 않다’고 학생들이 전해주었다고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메일의 회신을 받은 학생들이 감동해서 김 교수의 성의에 감동해 한두 명씩 이메일을 보내오기 시작했다”라고 한다. 그 내용들 중에는 ‘저의 비밀을 김 교수님께서 지켜주신다면 우울증에 시달리는 제 속마음을 모두 털어 놓겠다’고 한 학생들이 많았다고 그는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한양대학교 학생들에게 두 가지를 강조하였다. 그것은 바로 철학과 창의성이다. 김 교수는 “철학이 있어야 정도(正道)를 걸으며 학문추구와 전문성 있는 사회생활을 할 수 있으며, 창의성이 발휘돼야 도약이 있고, 차원적 궤도를 밟아 나갈 수 있어 성공의 길로 접근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영선 기자 fatlittlepig@hanyang.ac.kr
전예목 기자 1xioix1@hanyang.ac.kr

김영호 대표가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 
01  후배들에게 진로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할 것
?첫째, 회사, 최고경영자, 경영진이 사훈으로 제시하는 문서화된 세부 경영철학을 살펴보고, 철학관이 구체적으로 투철하고 Humanity를 근본으로 하는 회사를 선택한다.
?둘째, 전공분야와 연관하여, 경영관이 창의성을 중시하며, 도전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목표가 뚜렷한 회사를 선택한다.
?셋째, 가장 좋아하는 전공분야의 업종 회사를 선택한다.
?넷째, 회사 및 최고경영자가 철학부재로 부정행위를 하여 국민과 사회에 물의를 일으켰던 회사는 대상에서 반드시 제외한다.
?다섯째, 퇴직할 때 궁극적으로 전문적 Consultant가 될 수 있는 영역에서 전문성을 배울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한다.
?여섯째, 퇴직 후 재취업이나 창업할 수 있는 고도의 전문성과 차별성, 그리고 미래지향적으로 성장발전 해 나가는 비전이 있는 회사를 선택한다.
?일곱 번째, 입사 후 실질적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가 있는 회사를 선택한다.
?여덟 번째, 철학과 창의성을 총체적 경영에 최 우선순위를 두는 회사를 선택한다.
 02 대학 생활을 하면서 이것만은 꼭 해봐야 한다
?Vision과 Target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기 (6개월 마다 꿈과 목표 수정하기)
?철학관, 인생관, 삶의 좌우명, 신념이 무엇인지 설정하기
?국제적 언어: 영어(English) 회화와 영작문 작성의 최고 수준 경지에 도달하기
?일주일에 양서와 철학서적 2권 이상 읽기(창의력 개발의 잠재성을 높이기 위해)
?“진인사대천명”하는 영역에 돌입할 때까지 노력하며 꿈과 목표를 추구하기
?Globalization에 눈을 돌리며 학문추구에 열정을 쏟기
?철학 강의 필수적으로 이수하기
?새벽 2시까지 자기 계발을 위해 공부하기
?중앙지 신문 매일 사설읽기
03 공학철학의 필요성
?과학자, 기술자, 공학자들의 순수성과 가치관을 확립
?부정행위, 정신적 부패 예방
?건전한 기업의 세력(influence) 약화와 몰락 예방
?인재(人災, human error) 예방
?공학철학/공학윤리에 바탕한 인간적 공학활동으로 인류사회에 공헌 등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