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레퍼토리 남인우 예술감독
한양레퍼토리 남인우 예술감독
  • 한대신문
  • 승인 2015.10.06
  • 호수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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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네 삶에 말을 걸어봐!
과달루페 팔로메케 주한 볼리비아 대사와 이영무 한양대 총장은 한·볼리비아 수교 50주년을 맞이해 상호 공연예술류 교를 추진하는 것에 합의했다. 한양대 출신 설경구. 유오성. 이문식 등 배우들 을 배출한 극단 ‘한양 레퍼토리’가 이번에 볼리비아 가톨릭 대학의 ‘테이크로 그리토’극단과 협약을 맺었다. 내년 1월 양국 극단이 무대에 올릴 연극은 지구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대지’를 공통 주제로 한 창작극이다. 이 창작극은 한양대 연극 영화학과 출신 남인우 예술 감독이 연출하게 되었다. 남인우 감독은 현재 극단 ‘북새통’예술 감독이자, 2005년 서울 여성 영화제 폐막식을 연출한 바 있으며, 해1외0여 개국 국제 연극제 초청 및 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달도 달도 밝 다’, ‘판소리 브레히트’ 등약 십여 개의 작품을 연출하여 예술의 전당, 두산아트센터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영국키, 오나와 등 각국을 돌며 공연했다. 판소리라는 장르는 아직 한국인들에게도 대중화되어있 지 않아있고 외국인에게는 더더욱 이해시키기 힘든 장르라고 보통 여겨진다. 그런 판소리 극이라는 장르를 가지고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바 있는 남인우 예술 감독의 예술철학을 알고 싶다. 예술극장에서 만난 남 선배의 이야기 남 감독과 만나게 된 곳은 대학로의 한 예술 극장이었다. 인터뷰 다음 날 첫 공연이었던 ‘LOVE’를 위해 여러 스태프들이 바쁘게 움직이 고 있었으며, 무대 앞에는 그곳을 진두지휘하는 감독이 있었다. 기자의 선배이기도 한 남 감독은 기자를 매우 반갑게 맞이해주며 출연자 대기실로 안내했다. 현재 연극 영화학과 학생들을 가 르치고 있는 남 감독은 한양대 출신으로써 한양 대 학생을 가르친다는 게 감회가 남다르다는 말 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지식만을 전달하는 선생을 넘어 학교생활을 했던 선배로써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고 싶어요. 그렇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갖고, 잔소리도 하게 돼 요. 또한 선배로써 내가 공부했던 학교에서 학생 들하고 만난다는 것은 큰 자극을 주는 것 같아요 . 단순히 추억을 떠나서 다시 저도 제 삶의 영역으 로 돌아갔을 때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 이런 생각도 하게 됩 니다.” 한양대 연극 영화학과 졸업생들과 여러 교수 님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한양레퍼토리 극단은 당시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문화가 많이 발달 하지 않았을 때 만들어진 극단이다. 설경구, 이문 식, 권해효, 유오성 등 굉장한 많은 배우들을 배 출했다. 극단에서는 이번에 볼리비아 대학과 협 약을 맺어 공연을 하게 됐다. 학교에서 거는 기대 가 굉장히 큰데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굉 장히 부담됐죠. 볼리비아는 가본 적도 없고 문화 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어요. 연극이라는 건 소통 이고, 소통이라는 건 어떤 식으로든 상대와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데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어요. 같은 지구 안에 우 리나라랑 볼리비아가 끝과 끝에서 마주 보고 있 어요. 반대 꼭짓점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그게 가장 큰 고민이었고 부담 이었죠. 또한 단순히 대학 간의 교류라곤 하지만 볼리비아 측에서도 한국 팀들이 와서 공연하는 경우는 제가 알기로 없었다고 해요. 그러니깐 마 치 한국을 대표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도 많이 생 겼어요.” 매우 큰 부담감이 있었지만 대사로만 의존하 는 게 아닌 융복합로써 극복했다고 하며 말을 이 어나갔다. “미디어 아트를 비롯해서 한국 원형의 ‘굿’을 미디어래핑과 접목해 만든다던가 하는 식 의 전통과 테크놀로지의 조화를 이뤄냈어요.” 판소리극의 대가가 되기까지 남 감독은 ‘대지’에도 한국의 굿과 전통 장단을 넣을 만큼 한국의 미에 대해 관심이 많아 보였다 . 판소리극의 선두자라고도 볼 수 있는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물어보았다. “시골 출신 이다 보니까 사실 저에게는 익숙했던 문화였어 요. 첫 연출한 작품은 대학원 때인데 이거는 어릴 때 많이 들었던 것으로 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전 통적 요소들을 많이 사용했어요. 그런데 그게 우 연한 기회에 외국에서 저명한 평론가가 그걸 봤 고, 파리 연극평론지에도 실리면서 주목을 받게 됐어요. 오로지 판소리적 양식을 유지한 채 현대 적 감각으로 재해석 한 작품이 유일무이했고 당 시에는 굉장히 생소한 장르였어요. 대중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고 단순히 예술계에서만 화제가 된 게 아니라. 일반인들한테도 큰 호응을 얻었어 요. 그 뒤로 만든 ‘억척가’까지도 큰 논란이 되고 여러 상을 많이 받게 됐어요.” 전통적인 예술에 조예가 깊은 것처럼 소개가 되었는데 그것은 아니라며 겸손한 웃음을 짓는 남 감독에게 판소리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 도 관심을 갖는지 물었다. “프랑스 같은 경우는 커튼콜을 8번 이상 할 정 도로 관심이 굉장히 많아요. 기자님 생각처럼 옛 날 본토 판소리 자체는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지루해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억척 가’나 ‘사천가’는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 그 안 에서 억척같이 살고 있는 우리들 모습을 그린 것 이기 때문에 이야기 자체가 외국인들에게 친숙 해요. 판소리가 전통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시대 성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보니깐 굉장히 모던한 양식을 갖게 되는 거예요.” 끝없이 질문하라 인터뷰를 하는 도중 ‘LOVE’ 포스터가 기자의 눈에 들어왔다. 궁금함을 참지 못한 기자의 질문 에 청소년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라고 남 감독은 답변했다. 판소리 극뿐 아니라 청소년 극, 어른 극,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그녀의 작 품 선택 기준이 궁금해졌다. “내가 이 이야기에 동의하는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인가, 누구한테 이 이야기를 자신 있 게 할 수 있는가. 이 이야기를 통해서 그 사람과 만나고 싶은 이야기인가. 그게 가장 큰 기준이에 요. 제가 선택하는 이야기 속에서 나의 질문이 올 바른가는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질문을 놓 치지 않는 작품을 계속하고 싶어요.” 그렇다면 남 감독을 끝없이 연극으로 이끄는 연극의 매력은 과연 무엇인 걸까. “인간의 삶에 말 걸어보는 것. 그게 전부지만 엄청난 매력이에 요. 타인에 삶에 말 걸어 보고, 내 삶에 내가 말 걸 어보는 것. 연극을 들여다보면 네 모습도 보이고 내 모습도 보이고 우리 과거도 보이고 우리 미래 도 보여요. 그런 것 들이 우리를 끊임없이 성찰하 게 해요.” 그녀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말을 이었다. “제가 예술 할 때 이것만큼은 주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질문하는 것을 멈추는 순간 나는 예 술가로써 끝나는 것이다.’이에요. 물론 예술적 감 각은 퇴보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관객들이 예 술적 미장센을 보고 감동받는다기보단 그 작가 가 어떠한 정신으로 나하고 소통하려는가가 더 중요해요. 그런데 자칫 연출들은 기술적인 완성 도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가끔 그 감 각만으로 해결하려 할 때를 주의해야 해요. 내가 가진 기술만 쓰려고 하면 이것은 기술가지 예술 가가 아니잖아요. 예술은 정신과 기술의 합성어 인데 그 두 가지 밸런스를 가장 잘 찾고 조화롭게 하는 게 저의 가장 중요한 직업정신이에요”. 마지막으로 남 감독에게 10년 후, 본인이 무엇 을 하고 있을 것 같은지를 물었다. “계속 이렇게 하고 있지 않을까요? 아니 이렇 게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후학들을 양성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더욱 좋겠지만 작업자 로써 계속 작업하는 게 좋은 후학을 만나는 길 인 것 같아요. 여러 후배들에게 자극이 되고, 좋 은 작품들이 많이 나오게 된다면 제가 할 일은 다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물론 저도 하고 싶은 얘기가 생기면 해야겠지만요. 과연 예술가 다운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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