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추석이 달라졌어요
우리 추석이 달라졌어요
  • 한지연 기자, 조민아 기자
  • 승인 2015.10.05
  • 호수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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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살아가는 20대, 청춘들에게 추석이란?
추석(秋夕)은 음력 8월 15일을 일컫는 말로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며 팔월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연중 으뜸 명절이다. △가배 △중추 △한가위라고도 일컫는다. 추석을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으로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추석은 조상의 넋을 기리고 가족과 친척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명절이다. 또한 추석이 되면 조상의 무덤에 가서 벌초를 하고 성묘를 가는 것과 추석 당일에 차례를 지내는 것을 효성의 표시와 도리로 여겼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러한 추석의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몇 시간, 고향에 도착해 차례를 지내고 친척들과 시간을 보내는데 몇 시간, 또 다시 정체되는 고속도로로 몇 시간을 귀경길에 오르던 추석도 이제 옛말이다. 추석이 ‘명절’이 아닌 ‘연휴’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2030세대 청년들의 추석이란?’이라는 주제로 2?30대 네티즌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답자 중 68.3%는 추석을 기다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추석이 ‘부담된다’고 응답한 사람이 20.5%, ‘별 생각이 없다’고 답한 사람이 47.8%였으며, 반면에 ‘추석이 기다려진다’고 답한 사람은 31.7%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한양인들에게 추석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9월 22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본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한양인에게 추석이란?’이라는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답한 학생들 중 34.5%만이 곧 다가올 추석이 기다려진다고 대답했다. 김학렬<국문대 한국언어문학과 14> 군은 “일가친척이 많이 모이지는 않는 작은 규모의 추석이지만 사람이 적은만큼 오순도순 모여서 더 화목하게 놀 수 있어서 좋다”라며 추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설문 참여 인원의 과반수가 넘는 65.5%의 학생들은 추석이 기다려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중 37.5%가 학업, 취업 상의 이유를 기피 원인으로 꼽았으며, 25%가 친척들과의 관계 불편을 그 이유라고 답했다. 조원석<경상대 경영학과 13> 군은 “물론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는 것은 좋지만 해야 할 과제도 많고 슬슬 취업 준비도 해야 하다 보니 추석이 마냥 달갑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라며 “오히려 추석은 ‘오랜만에 쉬는 날’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라고 추석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한편 설문 참여 학생들의 76.5%는 ‘고향이 현재 거주하는 곳이 아니라면, 귀성을 꼭 해야 할 필요는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역시 47.9%는 ‘학업’을 이유로, 14.3%는 ‘취업 준비’를 이유로 추석 귀성을 기피한다고 답했다. 설사 귀성 계획이 있다 해도 ‘하루 정도 머무를 계획이다‘라는 답변이 45.7%로 가장 많았다. 
설문 조사를 통해 보면, 더 이상 용돈을 받는 어린 아이가 아닌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는 어른이 된 20대 청춘들에게 추석은 더 이상 ‘마냥’ 기다려지는 명절만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이 한 데 모여 담소를 나누고 식사를 하는 추석도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학업, 취업 준비 등을 이유로 귀성을 기피하는 20대들에게 있어 ‘민족 대명절’ 추석의 의미는 점점 연휴의 개념으로 변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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